아들의 빈 방 앞에서, 나는 비로소 울었다

아들을 해병대로 보낸 날

by 얼웨즈 Always
KakaoTalk_20260126_175526942_10.jpg 해병대 교육사령부


아들을 해병대로 보내는 하루는 생각보다 길고 조용했다. 끝까지 울지 않으려 애썼지만, 빈 방 앞에서 결국 무너졌다. 보내는 연습은 끝내 완벽해지지 않았다.


아들의 빈 방 앞에서, 나는 비로소 울었다


보내는 일은 언제나 준비했다고 생각한 순간에 시작된다. 이미 마음으로 수없이 연습했고 담담해질 거라 믿었지만, 막상 그날이 오자 나는 여전히 서툰 부모였다. 오늘은 아들을 해병대로 보낸 날의 기록이다.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빈자리’라는 감정을 온전히 마주한 하루다.


오늘 아들은 해병대에 입대했다. 대전에서 출발해야 했기에 아침부터 서둘러 길을 나섰다. 차 안은 조용했고, 그 조용함 속에서 각자의 생각은 제각각이었을 것이다. 말은 줄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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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휴게소 타코야끼를 먹고 싶다며 예전부터 이야기해왔다. 그래서 보이는 휴게소마다 들렀다. 하지만 이른 시간이어서가 아니라 메뉴 자체가 없었다. 몇 번의 헛걸음 끝에 아들은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다는 그 표정이 오히려 마음에 남았다. 미리 근처에서라도 배달을 시켜줄 걸. 이미 지나간 뒤에야 후회는 또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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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 도착해 점심을 먹었다. 갈치조림과 오삼불고기, 평소라면 잘 먹던 음식들이었지만 아들은 별로 맛이 없다고 했다. 긴장 때문인지 입맛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화장실 신호는 있는데 나오질 않는다며 조심스레 말을 꺼내던 얼굴에는 말하지 않은 걱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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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 후 간단하게 근처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입소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해병대 신병훈련소로 향했다. 이미 연병장에는 많은 예비 해병들과 가족들이 모여 있었다. 짧은 머리와 검은색 파카 차림의 청년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천 명에 가까운 그들 사이에서 나는 오직 아들의 모습만을 눈으로 따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잠깐, 눈을 떼지 않았음에도 아들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순간 느껴진 허무함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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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식이 마무리되고 마지막으로 부모를 향해 큰절을 하는 순간, 그동안 꼭 눌러두었던 감정이 조용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참았다. 끝까지 태연한 얼굴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러다 동생을 배웅하고 돌아서던 딸아이의 흐느낌에 나 역시 더는 버틸 수 없었다. 그래도 들키지 않으려고 앞서 걸으며 고개를 들고 속으로만 눈물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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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 싶어 근처에 위치한 송도 해수욕장에 잠시 들렀다. 바다를 바라보며 숨을 깊게 들이쉬고 또 내쉬었다. 하지만 허전함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아들의 공백이 이렇게 컸다는 사실을 나는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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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했을 땐 이제 좀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들의 빈 방을 보는 순간,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말없이, 오래도록 울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리려 한다. 그래도 기록한다. 적어두지 않으면 이 하루가 마음속에서 더 크게 흔들릴 것 같아서다. 한동안 빈자리는 허전할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라면 담담히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아들의 빈 자리가 언젠가는 단단함으로 채워지기를, 군 생활 동안 몸 건강히 잘 지내다 무사히 돌아오기를 오늘도 조용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