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승원 Jun 22. 2022

치킨에 권태기가 온 당신에게

치킨에 대한 설렘이 다시 필요해




  사실 제목대로 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치킨을 아주 좋아하여 자주 먹지만 질렸던 적은 없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좀 익숙한 치킨에게서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본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치킨에게서 혹여나 좀 다른 모습을 찾고 싶은 당신께 이 글을 추천합니다.




1.    효도 치킨






꽈리멸 반 고마워 반



    광화문, 그리고 한남동에 위치해 있는 효도 치킨입니다. 이곳의 대표적 메뉴는 ‘꽈리멸 치킨’‘고마워 치킨’입니다. 꽈리멸 치킨은 말 그대로 프라이드치킨에 멸치와 꽈리고추가 들어간 간장소스가 버무려져 있고요, 고마워 치킨의 경우 고추장 베이스 양념에 연근과 청양고추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보통 반응은 ‘내가 아는 그 멸치…?’와 ‘연근…?’이었습니다. 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과도한 감성을 추구하느라 카페의 여러 기능을 잃어버린 몇 카페들처럼, 극단적인 차이점과 한식과의 퓨전을 위해 기믹을 선택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꽈리고추와 치킨의 궁합을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꽈리 멸치 볶음과의 결합은 생각도 못했고, 연근 조림은 손도 대지 않는 편이라서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치킨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평소라면 절대 안 먹는 연근



 사실 전 퓨전음식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양식에 한식 한 방울, 또는 중식에 양식 한 방울과 같은 옅은 퓨전을 좋아합니다. 그 이상은 조화의 성립 자체가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효도 치킨의 음식들은 이런 틀을 완전히 깨버렸습니다. 꽈리멸 치킨의 꽈리고추가 들어간 알싸한 간장소스 자체는 당연히 너무나 잘 어울렸지만, 멸치 볶음이 비린 맛없이 고소함과 식감을 더해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마워 치킨의 경우에 텁텁하지 않은 고추장 소스에, 튀겨 나온 연근이 아삭한 맛을 주어서 연근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2.    롸카두들 내쉬빌 핫치킨



롸카두들의 버거 중 가장 좋아하는 성수점의 포포




 음? 버거집 아니냐구요? 버거 집 맞습니다. ‘치킨 버거집’이죠. 몇 년 전, 한국에 엄청난 핫치킨 버거 열풍이 몰아칩니다. 그 중심에는 롸카두들 내쉬빌 핫치킨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치킨 버거 집이 있지만, 제가 가장 사랑하는 (핫) 치킨 버거집은 바로 이곳 내쉬빌 핫치킨입니다. 이제는 3호점까지 내서 각자 다양한 매력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각 지점마다 있는 시그니쳐 치킨 버거는 롸카두들 지점들에 각각 찾아갈 이유들을 부여해줍니다. 각자 다른 인테리어도 롸카두들의 매력 요소 중 하나입니다.




롸카두들의 필수 주문 코스





    저는 이곳을 방문하는 지인들에게 지인들에게 아무리 배불러도 치킨을 꼭꼭 먹기를 추천합니다. 버거에도 들어가는 맛있는 핫치킨 양념이 우선 첫 번째 이유입니다. 각기 다른 고추를 사용한 다양한 맵기가 세련되고 깔끔합니다. 매운 것을 잘 먹는 편은 아니지만, 1단계(카이옌 페퍼)는 맛있게 맵다고 느껴졌습니다. 정말 매운 것을 아예 못 드시는 편이 아니라면 0.5단계나 0단계는 개인적으로 추천 드리진 않습니다. 프라이드 자체가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롸카두들의 치킨은 ‘핫치킨’ 일 때 가장 빛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롸카두들 치킨의 추천 이유는 튀김옷에 있습니다. 양념 옷에 적셔진 치킨은, 시간이 지나도 단단한 식감을 유지합니다. 눅눅해지는 튀김옷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날이 서있는 매콤함에 탄탄한 튀김옷까지 더해진 것이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3.    계인전








  마지막은 한남동에 위치한 계인전입니다. 이곳은 치킨도 정말 맛있지만, 치킨 외의 디테일이 참 재밌는 곳입니다.




살면서 화장실 열쇠를 찍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센스 있는 간판부터,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소비자를 향한 케어가 인상적입니다. 업장은 일인 업장으로 다소 바쁘시지만, 준비된 많은 디테일과 시스템이 원활한 업무 순환을 돕고 있습니다. 자세한 치킨에 관한 설명, 화장실 가는 길에 대한 설명, 가게에 대한 설명을 보고 있으면, 일종의 방탈출 게임을 하는 듯한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계인전의 치킨 계자식



 이곳의 치킨은 이름부터 특이합니다. ‘계자식’입니다. 단순히 이름만 특이한 것이 아니라, 계자식은 발골이 다 되어있는 한 덩어리로 되어 있는 치킨입니다. 각 자리에 비치되어있는 조명을 통해 먹는 부위가 닭의 어떤 부위인지 알 수 있습니다. 준비되어 있는 장갑을 통해 치킨을 찢어 먹는 쾌감도 엄청납니다. 바삭함과 육즙은 덤이구요. 닭이 너무 커서 여쭤봤는데, 1.4 키로 나가는 14호 닭을 사용해 계자식을 튀기신다고 합니다. 그 덕에 양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뒤집힌게 아닙니다 !




 버거의 경우에는 뒤집혀서 나옵니다. 떨어뜨린 것이 아니구요, 사장님이 손님들에게 주고 싶은 향과 소스의 구성 등을 생각해서 이렇게 나온다고 합니다. 이름도 이버낫이라고 붙여졌는데, 이것은 버거가 아니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합니다. 그 이름에 걸맞게 버거 안에도 역시 정말 두꺼운 치킨 패티가 들어있고, 아삭한 코울슬로와 정말 기분 좋은 식감과 맛을 냈습니다.









 이렇게 제가 추천하는 색다른 치킨 가게들 소개는 끝이 났습니다. 치킨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새로운 선택지를, 치킨에 권태기가 오신 분들에게는 새로운 설렘이 찾아왔길 기원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실패 없는 스테이크를 원하는 당신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