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도 국룰이 있나요?
뭔가 배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고, 그중 나와 맞는 방법도 또 사람마다 다르다. 글 쓰는 환경 관련해서도 어떤 사람은 사방이 고요한 새벽녘이 좋다 하고, 어떤 이는 오히려 스스로 '관종 기질'이라 인정하며, 카페 같은 곳에서 남들이 내가 글을 쓰는 걸 인지하는 환경이 좋다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는 글 쓸 때 쓰는 IT 도구나 필기류도 특정해서 사용하는 작가들도 있다. 이처럼 뭔가 배우고 행하는 방식은 사람마다의 성향, 환경, 목적, 능력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아서 개별적인 루틴과 스타일을 만들게 된다.
소통이 대세이자, 강요되는 시대다. 특히나 요즘 조직 내 인력관리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사직'과 '조용한 퇴직'에서 볼 수 있듯이 인력관리 차원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데 소통방법도 무조건적인 모방이 가능하고 누구에게나 좋은 방법이 있을까?
요즘 내가 빠져있는 골프를 보면, 프로골프 중계방송 속 티샷이나 스윙이 선수들 별로 스윙 속도, 각도, 궤적 등이 각양각색이다. 연예인 골프 고수로 알려진 김국진 씨는 아예 어떻게 저런 자세와 루틴으로 골프 고수가 될 수 있나 싶게 골프 폼과 스윙 스타일이 매우 독특하다.
술, 밥 먹으면서 대화하고 소통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리더가 있다. 리더 개인 성향의 영향이 크다. 그런데 조직의 상사는 이 방법에 매우 능수능란하고, 선호한다. 그래서, 예하 간부와 직책자들에게 이 방법으로 소통하길 강권한다. 그나마 다면평가 등 결과적으로 양호하면 눈감고 넘어가지만, 마침 퇴직률이나 다면평가 등에서 결과가 맘에 안 들기라도 하면, 자기 방법을 따라 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따라붙는다.
골프도 공을 멀리 정확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보낼 수 있는 목적이 중요한 것이지, 스윙 폼, 클럽 종류, 자세 등은 천편일률적일 수 없다. 오죽하면 골프클럽(골프채)을 사용자에게 맞추는 피팅(fitting)을 부러 돈 줘가며 할까?
소통도 달성해야 할 목적이 중요한 것이지 주객이 전도되어 소통의 효과는 모르겠고, 그저 그 방법만 따라 하길 바라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 소통 방법도 그리고 소통의 정도도 개인 피팅이 되어야 한다.
서로 어울려져 살아야 하는 인간 사회에서 타인과의 관계 맺기와 소통, 협업은 필요하지만, 그것도 모두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지도 의문이다. 소통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소통만 하면 모든 문제와 갈등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물론 소통 안 해서 생기는 문제도 있다. 오히려 미숙하고 부적절한 소통으로 인해 소통의 순기능은 고사하고 고통받는 이유가 하나 추가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오늘도 브런치에 올라오는 직장과 상사 관련 고민 글의 대부분도 소통에 기인하고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