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6명 그리고 11명을 위하여

브런치 작가로서의 책임감

by Phd choi 최우수

브런치 작가에 입문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물론 그전에도 블로그에 글을 100편 가까이 올리고 있었다. 삼수 끝에 브런치 작가 입문에 성공하여 입문 축하 이메일을 받자마자 지인 단톡방에 올릴 정도로 매우 기뻤다.

그리고 10월 22일 오전 9시 현재 누적 조회 인원수가 3,326명이고 구독자는 11명이다. 글한 편에 수백 명 혹은 수천 명씩 조회가 되는 경이로운 글들에 비하면 매우 초라하지만, 매일매일 내 글을 조회해주고 심지어 라이킷해주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세운 원칙이 있다.


하루 최소 2편의 글은 올리자


브런치 글은 논문처럼 기리기리 연구 실적으로 남아 후학들의 연구 길잡이와 참고 문헌이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에 브런치 독자들이 봐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정기적으로 콘텐츠가 올라오고 연재되는 것이 나의 브런치의 마케팅 측면뿐만 아니라 나의 글쓰기 템포와 연속성 면에서도 중요하다 생각했다. 심지어 나의 글쓰기 실력 향상을 위한 三多실천(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고)을 위해서도.

'크리에이터'라 불리며 요즘 10대들에게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재밌게 하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선망의 직업으로 떠오른 것이 유튜버 창작자들이다. 저자도 유튜브를 켜면 고정적으로 찾게 되는 콘텐츠(골프, 먹방, 캠핑, 시승기)와 크리에이터가 있다. 그리고 지금은 군 복무로 방송을 중단한 전직 프로게이머는 요일과 시간을 정해놓고, 마치 정규 방송처럼 라이브 게임 중계를 진행했고, 가끔 개인 사정으로 그 시간을 못 지킬 경우엔 미리 사전 공지까지 할 정도였다.

결국 무한경쟁 시장인 유튜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이를 지속시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고, 이는 단순히 마케팅의 문제라기보다는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사람들이 봐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내 글과 단골 독자와 구독자들에게 책임감을 느낀다


구독자 11명과 라이킷을 해준 분들은 프로필 사진이나 혹은 브런치 필명으로 확인이 되나, 3,326명은 단 몇 초 머물고 떠난 분도 많을 테지만, 왠지 그분들과 숫자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게 된다. 심지어는 글을 올리면 몇 분 사이에 읽고 라이킷 해주시는 단골 구독자들을 보면 단순히 조회 횟수 이상의 친밀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뭔가 대중에게 나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창작자들이 말끝마다 독자와 팬을 언급하는 마음이 이젠 조금은 이해가 된다. 예전에 완성된 박사논문의 오타 찾기와 퇴고도 그렇게 하기 싫어하던 내가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나서도 짬 날 때마다, 예전 올린 글을 읽어보면서 오타나 어색한 표현들을 수정하게 된다. 왠지 언제든 누구든 내 글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 내 글을 읽은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겠지만, 그 글의 내용, 논리, 문법과 오타 등을 보면서 나라는 사람과 나의 과거, 현재 그리고 생각, 가치관 등 거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평가할 것을 생각하면 지금 한땀한땀 키보드를 누르는 손가락이 긴장된다. 그게 글의 힘인 것 같다.


가장 경외(敬畏) 해야 할 것은 독자들과 나와 내 글의 거짓이다


어떤 분야든 '初心을 지키자'는 말을 많이 한다. 지금은 지난 20여 년과 지금의 조직 생활 그리고 나의 일상과 생각들이 내 글의 큰 주제이기에 그런 유혹이 덜 하지만, 향후에 글을 쓰다 보면 마감에 쫓기는 작가들처럼 글을 위한 글을 쓴다든지, 나의 얘기가 아닌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시류에만 편승한 글을 쓰는 걸 경계하려 한다.

현재 자평해 보건대 다른 브런치 작가분 들처럼 소설이나 형이상학적인 깊은 자기 성찰 기반한 에세이를 쓸 자신은 없지만 나중에라도 그런 장르를 도전할 때도 지금과 같이 내 경험에 기반한 근거 있는 그래서 더욱 자신 있게 쓸 수 있고 독자들도 믿음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박사논문을 쓸 때 논문 본문 서술만큼 힘들었던 것이 논문 뒷장의 참고문헌 목록 정리와 작성이었다. 논문의 참고문헌처럼 내 글의 근거가 된 생각의 소재를 모두 기재하긴 어렵지만, 내 자신 스스로의 당당함과 혹시라도 청자들 앞에서 내 글의 내용을 얘기할 기회가 있을 때, 논문의 참고문헌 마냥 탄탄한 근거를 가진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후딱 한 편의 글을 마치니 마음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