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이 옷수거함이 되는 비밀

by Phd choi 최우수

옷을 잘 입는 편도 아니고 잘 사지도 않는다. 내 나이 또래의 평균치는 모르겠지만, 감으로 보기에도 패션엔 관심도 감각도 없는 편이다. 회사에 입고 다니는 옷은 같은 브랜드의 같은 옷을 색상 정도만 다르게 준비해서 돌려 입는다. 페이스북의 주커버그가 옷고르는 시간이 아까워서 같은 옷만 입는 것과는 약간 다르지만 옷 고르는 고민을 안한다는 면에서는 비슷하겠다.


멋쟁이는 부지런해야 한다


사람의 성향과 역량이 선천적인 DNA와 성장 환경등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나의 패션 무감각은 꼭 그렇지도 않은 것이, 내 기억 속 아버지는 항상 깔끔하고 정갈하게 옷을 잘 입으셨다. 아버지 젊은 시절의 흑백 사진을 봐도 그 시절 트렌드를 잘 반영하여 입으셨고 주변 분들의 전언을 들어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젠 하늘나라에 가신지 십여년이라 많이 잊었지만, 아버지가 내가 어렸을 때 하셨던 말씀 중 ‘멋쟁이는 부지런해야 한다.’라고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난다.

요즘같이 계절이 바뀌는 특히 여름에서 가을,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엔 오랜만에 옷장 서랍을 확인하게 된다. 어젯밤에도 내일 있을 외부 일정을 대비해서 평소와 다른 옷을 고르기 위해서 옷장 서랍을 보다가 문득 옷 못입는 사람들의 옷장 특성이 떠올랐다.



옷 못입는 사람들의 옷장 특성


첫째, 옷장 정리를 아무리 잘해놔도 자기 옷의 재고관리가 안된다. 재고관리라 하면, 내가 어떤 옷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더 나아가 그 옷이 어디에 있는 지도 알아야 한다. -아마 이게 대부분의 사람들도 잘 안돼서, 옷을 사도 사도 부족하다고 말하는 거 같다. 그래서 옷장을 열어보고는 깜짝깜짝 놀란다. 아 이런 옷이 있었지 하는 기억 소환이다. 가뜩이나 옷도 없는데 잘됐다 싶은 마음이 들긴 하지만, 가끔은 비슷한 옷을 사서 발견할 경우는 중복 소비에 대한 자책이 들곤 한다.


둘째, 아무리 아니라고 부인하고 자위해도 옷장 정리를 잘 못한다. 이건 사실 첫번째 재고관리랑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심지어 어젯밤엔 한참 옷을 뒤지다 문득 서랍을 보니 옷장 서랍이 마치 헌옷 수집함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씁쓸한 ‘썩소’가 입가에 맴돌았다. 정리가 안된 것도 있지만, 옷의 상태도 한몫한다. 옷도 자주 입고 세탁하고 관리하면서 옷상태가 유지될텐데, 옷을 다양하게 입지 않고 입는 옷만 입게 되니 안 입는 옷들은 일년에 한두번도 안 입게 되어 옷들 상태는 아무래도 좋을 수 없다.


셋째, 옷의 절대량이 작지는 않다. 옆에서 와이프도 옷좀 사라고 잔소리도 하고 나도 가끔은 패션 욕구가 발동해서 철마다 옷을 정기적으로 사긴해서 옷 절대량 자체는 작지 않다. 하지만, 이건 옷고르고 옷 잘 입는 능력과 연결되는데, 사놓고 나서 안 입는 옷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가끔 연예인들이나 옷 잘 입는 사람들이 외출하려고 이 옷 저 옷을 맞춰보고 입었다 벗었다 하는 것을 보면 있는 옷을 잘 활용하여 입는 것은 타고난 감각도 중요하지만, 다른 일처럼 본인의 관심과 노력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마지막 비밀 하나는, 모델(나)이 몸관리를 잘해야 한다. 얼굴이 패션의 마침표라고 하지 않던가. 이게 나의 가장 큰 NG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