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두 가지 방식의 프로토콜 붕괴

[Disease as Exception] 4화 - 당뇨

by 공인식

인슐린은 신호다. 그리고 신호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방식은 한 가지가 아니다.


밥을 먹고 혈당이 오르는 것은 오류가 아니다. 그것은 네트워크에 입력이 들어왔다는 신호다. 문제는 그 신호가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있다. 신호를 만드는 쪽이 파괴될 수도 있고, 신호를 받는 쪽이 반응을 멈출 수도 있다. 결과는 같아 보이지만 —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다는 것 — 원인은 전혀 다른 층위에 있다.


1형 당뇨와 2형 당뇨의 차이가 거기에 있다.


주의

이 글은 비전공자의 창의적 해석입니다. 본문에 포함된 의학·생물학적 사실은 공개 학술 자료를 참고했으며, 의학적 조언이나 진단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건강 관련 판단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1형과 2형 당뇨는 발병 원인과 메커니즘이 다릅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두 질환의 구분을 자가 진단의 근거로 사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AI 정보


우리 몸은 하나의 중앙 서버가 운영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각자의 역할을 가진 노드들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합의해 나가는, 분산원장 네트워크에 가깝다. 이 시리즈는 그 네트워크 안에서 예외 상태(exception)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따라간다.


아직 소개하지 않은 노드: 췌장

이 시리즈에서 심장, 간, 폐, 신장, 뇌를 다뤘다. 그런데 혈당을 이야기하려면 반드시 등장해야 하는 노드가 하나 있다. 아직 소개하지 않은 것. 췌장이다.


췌장은 이상한 장기다. 소화효소를 만들어 소장으로 보내는 외분비 기능과, 호르몬을 혈액으로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두 가지 전혀 다른 역할을 하나의 장기가 맡고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 언어로 하면, 두 개의 다른 출력 채널을 가진 노드다.


내분비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이 랑게르한스섬(islets of Langerhans)이다. 이 섬 안에 두 종류의 핵심 세포가 있다. 베타세포(β-cell)는 인슐린을 만든다. 알파세포(α-cell)는 글루카곤을 만든다.[1]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반대 방향으로 작동한다. 인슐린은 혈당이 올라갈 때 분비되어 세포들이 포도당을 흡수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글루카곤은 혈당이 내려갈 때 분비되어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도록 신호를 보낸다.[1] 간 편에서 이야기했던 바로 그 포도당신생합성과 글리코겐 분해가, 글루카곤이라는 신호에 의해 촉발되는 것이다.


췌장은 혈당을 올리는 신호와 내리는 신호를 동시에 관리하는 양방향 조절자다. 네트워크가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피드백 루프의 중심에 위치한 노드.


```mermaid

flowchart LR

A["식사 → 혈당 상승"] --> B["베타세포\n인슐린 분비"]

B --> C["세포들의 포도당 흡수\n혈당 하강"]

D["공복 → 혈당 하강"] --> E["알파세포\n글루카곤 분비"]

E --> F["간: 글리코겐 분해\n혈당 상승"]

C --> G{"혈당 정상 범위\n유지"}

F --> G

style G fill:#51cf66,color:#fff

```


인슐린: 네트워크의 열쇠 프로토콜

인슐린을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으로 이해하면 절반만 아는 것이다.


인슐린의 실제 역할은 세포들이 포도당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문을 여는 것이다.[2] 근육세포, 지방세포, 간세포에는 인슐린 수용체가 있다. 인슐린이 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세포 내부에서 신호 연쇄가 일어나 포도당 수송체(GLUT4)가 세포막으로 이동하고,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다.[2]


인슐린이 없으면 — 또는 인슐린 신호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 포도당은 혈액 안에 계속 쌓인다. 세포들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가 들어오지 않는 상태가 된다. 혈액 안에 포도당이 넘치지만 정작 세포는 굶는 역설이다.


패러다임 언어로 하면, 인슐린은 분산원장 네트워크의 각 노드가 에너지 화폐를 수신할 수 있도록 열어주는 프로토콜이다. 이 프로토콜이 작동하지 않으면, 네트워크 전체에 에너지 공급이 중단된다. 화폐가 유통되지 않는 경제처럼.


뇌는 이 프로토콜에서 예외적인 위치에 있다. 뇌는 인슐린 없이도 포도당을 흡수할 수 있다 — 정상 혈당 범위에서는. 그래서 뇌 편에서 "간이 뇌를 위해 24시간 포도당을 공급한다"는 이야기가 가능했다. 그런데 이것이 단순한 특권이 아니라는 것을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1형: 생산 노드를 공격하는 면역 시스템

1형 당뇨는 면역 시스템이 베타세포를 공격해서 파괴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3]


이전 시리즈에서 암을 다룰 때 비잔틴 장애 허용(BFT)이라는 개념을 썼다. 암세포가 면역 시스템의 공격을 회피하는 방식 — 본인 인증을 위조하는 악의적 노드가 합의 네트워크를 교란하는 것. 1형 당뇨는 그 반대 방향의 비잔틴 오류다. 악의적 노드가 검증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 시스템이 정상 노드를 적으로 잘못 분류해서 파괴하는 것.


왜 면역 시스템이 자신의 베타세포를 공격하게 되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서 특정 환경적 트리거 — 바이러스 감염 등 — 가 이 오분류를 촉발한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이해다.[3] 면역세포 중 CD4+ T세포가 공격을 지휘하고, CD8+ 세포독성 T세포가 베타세포를 직접 파괴한다.[4]


흥미로운 것은, 이 과정에서 베타세포 자신도 단순한 피해자가 아닐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베타세포 자체의 스트레스 반응이 면역 공격을 더 심하게 만드는 루프에 기여한다는 방향의 연구가 있다.[5] 파괴되는 노드가 그 파괴를 가속하는 신호를 내보내는 구조.


결과적으로 베타세포가 충분히 파괴되면, 인슐린 생산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신호를 만드는 노드가 사라진 것이다. 인슐린을 외부에서 공급하지 않으면 네트워크는 프로토콜 없이 작동해야 한다.


2형: 수신을 멈추는 세포들

2형 당뇨는 1형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작된다.


인슐린은 분비된다. 베타세포는 살아 있다. 그런데 인슐린 신호를 받아야 할 세포들이 점점 반응을 줄여간다. 이것이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다.[6]


처음에는 인슐린 수용체의 감도가 낮아진다. 같은 신호에 대한 응답이 약해진다. 베타세포는 이것을 보상하기 위해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한다. 신호가 약하게 전달되니까, 더 크게 보내는 것이다. 한동안은 이 보상이 혈당을 정상 범위에서 유지시킨다. 이 시기가 당뇨 전단계(prediabetes)다.


그러나 이 상태가 지속되면, 과부하된 베타세포가 서서히 기능을 잃기 시작한다.[6] 보상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지점에 도달하면 혈당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이때 2형 당뇨로 진단된다.


신장 편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만성 불안은 감정 상태 신호가 아니라, 인프라 설정값 자체를 바꿔버린다." 2형 당뇨는 그것과 구조가 닮아 있다. 오랜 기간 축적된 입력들 — 과도한 영양 공급, 활동 부족, 만성 염증 — 이 수신 노드들의 응답 임계값을 서서히 높인다. 설정값이 바뀌는 것이다. 처음에는 부분적으로, 그다음은 전반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 변화가 처음에는 조용하다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 진단보다 10년에서 15년 앞서 시작되는 것으로 추정된다.[7] 알츠하이머의 아밀로이드-베타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설정값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mermaid

flowchart TD

A["인슐린 저항성 시작\n(수신 임계값 상승)"] --> B["베타세포 보상적 과분비\n(신호 크기 증폭)"]

B --> C{"보상 가능한가?"}

C -->|"초기: 가능"| D["당뇨 전단계\n혈당 정상 유지"]

C -->|"장기: 불가능"| E["베타세포 기능 저하"]

D --> A

E --> F["인슐린 분비 부족\n2형 당뇨 진단"]

style F fill:#ff6b6b,color:#fff

style D fill:#4dabf7

```


같은 결과, 다른 구조

1형과 2형이 왜 치료법이 근본적으로 다른지가 이 구조에서 보인다.


1형은 생산 노드가 파괴된 것이다. 프로토콜 자체가 없다.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베타세포를 이식하거나 줄기세포로 재생하는 연구들이 진행 중이지만, 면역 시스템이 다시 공격하지 않도록 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2형은 프로토콜은 있는데 수신 레이어가 응답을 줄인 것이다. 생산 노드가 살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신 레이어의 감도를 되살리거나, 수신 노드들이 인슐린 없이도 포도당을 흡수할 수 있는 경로를 열거나, 베타세포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다. 운동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근육세포가 인슐린 없이도 포도당을 흡수하는 경로(GLUT4의 인슐린 비의존성 이동)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8]


같은 결과처럼 보이는 두 질환이 전혀 다른 층위의 문제라는 것. 이것이 왜 중요한가. 같은 이름 아래 다른 구조의 문제를 묶으면, 그 구조 차이가 요구하는 다른 접근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가 끌려들어 가는 방식

당뇨가 단일 장기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이 시리즈의 다른 편들을 읽은 독자라면 이미 짐작했을 수 있다. 인슐린 프로토콜이 무너지면, 그 프로토콜에 의존하고 있던 다른 노드들이 순서대로 영향을 받는다.


간: 오신호를 받는 발전소

간 편에서 간을 "뇌를 위해 24시간 포도당을 공급하는 발전소"로 설명했다. 공복 시 혈당이 내려가면 글루카곤 신호를 받아 글리코겐을 분해하고, 필요하면 포도당신생합성까지 한다고.


2형 당뇨에서 간은 오신호를 받는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상태에서, 간의 인슐린 수용체도 인슐린 신호에 둔감해진다. 정상 상태라면 인슐린이 "포도당 생산을 멈춰라"라는 신호를 간에 보내야 하는데, 간이 그 신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간은 혈당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도 포도당을 계속 생산한다.[9] 이미 가득 찬 혈액에 포도당을 계속 추가하는 발전소.


당뇨병 환자에서 공복 혈당이 높게 나오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이것이다. 자는 동안 간이 포도당을 과도하게 공급하는 것.


신장: 필터가 감당할 수 없는 농도

신장 편에서 신장을 "하루 180리터의 혈액을 걸러내며, 포도당은 전부 재흡수한다"라고 설명했다. 정상 혈당에서 신장은 필터링되는 포도당을 전량 재흡수해 소변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그런데 혈당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 혈장 포도당이 약 180mg/dL 이상이 되면 — 신장의 재흡수 용량이 한계에 달한다.[10] 그 이상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것이 당뇨병의 고전적 증상인 당뇨(尿糖)다. 소변에서 단 냄새가 나고, 소변량이 많아지고, 갈증이 심해지는 것이 여기서 온다.


더 심각한 것은 장기적 영향이다. 만성 고혈당 상태에서 신장의 미세혈관이 서서히 손상된다. 이것이 당뇨병성 신증(diabetic nephropathy)이다. 잘 만들어진 인프라 노드가 비정상적인 입력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서 서서히 마모되는 것.[10] 신장이 멈추면 골수는 조용해진다고 했다 — 그 신호가 당뇨로 인해 오기도 한다.


뇌: 3형 당뇨라는 가설

이제 앞에서 잠깐 열어둔 이야기로 돌아올 차례다.


뇌는 인슐린 없이도 포도당을 흡수한다고 했다. 그런데 뇌에도 인슐린 수용체가 있다. 그리고 인슐린은 단순히 포도당 흡수만을 위한 신호가 아니다. 뇌에서 인슐린은 시냅스 가소성, 기억 형성, 신경세포 생존, 그리고 아밀로이드-베타 처리에도 관여한다.[11]


알츠하이머 편에서 아밀로이드-베타 축적을 "로그 오염"으로, 해마를 "인덱서 노드"로 설명했다. 그 두 이야기가 여기서 만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를 분석한 연구들에서, 인슐린과 인슐린 수용체의 밀도가 낮아져 있고 인슐린 신호 전달이 손상되어 있다는 것이 반복적으로 발견됐다.[11] 뇌의 인슐린 신호 손상이 아밀로이드-베타 축적과 타우 과인산화를 악화시킨다는 연구들도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것을 "3형 당뇨(Type 3 Diabetes)"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 뇌에 국한된 인슐린 저항성이자 인슐린 결핍 상태.[12]


이 개념은 아직 논쟁 중이다. 2형 당뇨가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이는 것인지, 공통된 기저 메커니즘이 두 질환 모두를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알츠하이머 자체가 뇌의 대사 질환인지는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12]

하지만 패러다임 관점에서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교차점이다. 인슐린 프로토콜의 붕괴가 당뇨라는 이름으로 췌장에서 시작하지만, 그 여파가 뇌의 인덱서 노드까지 닿을 수 있다는 것. 이 시리즈의 두 편 — 알츠하이머와 당뇨 — 은 사실 같은 프로토콜 문제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다.


```mermaid

flowchart TD

A["인슐린 프로토콜 손상\n(1형: 생산 불가 / 2형: 수신 저하)"]

A --> B["간\n오신호 → 과잉 포도당 생산"]

A --> C["신장\n만성 고혈당 → 미세혈관 손상"]

A --> D["뇌\n인슐린 신호 손상 → Aβ 처리 이상"]

B --> E["공복 혈당 상승\n지속적 고혈당"]

C --> F["당뇨병성 신증\n신장 기능 저하"]

D --> G["3형 당뇨 가설\n알츠하이머와의 교차"]

style A fill:#4dabf7

style E fill:#ff6b6b,color:#fff

style F fill:#ff6b6b,color:#fff

style G fill:#fab005

```


네트워크 관리라는 프레임

알츠하이머 편에서 했던 것처럼, 이미 알려진 것들을 하나의 구조로 다시 읽어보자.


2형 당뇨의 위험 인자와 관리 항목들은 흩어진 권고사항처럼 보인다. 운동, 식이, 체중, 수면, 스트레스 관리. 이것들이 왜 연결되는지를 패러다임으로 읽으면 이렇게 된다.


운동은 인슐린 비의존적 포도당 흡수 경로를 활성화한다. 수신 노드들이 인슐린 없이도 포도당을 처리하는 우회 경로를 여는 것이다. 동시에 근육 세포의 인슐린 수용체 감도를 회복시킨다. 설정값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리는 루틴.


식이는 네트워크에 들어오는 입력의 패턴을 관리하는 것이다.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는 입력을 줄이면 — 혈당 스파이크를 낮추면 — 베타세포가 매번 강하게 반응해야 하는 과부하가 줄어든다. 발전소의 부하를 낮추는 것.


수면은 인슐린 감도와 직접 연관되어 있다. 수면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는 데이터가 있다.[13] GC 스케줄러가 제대로 돌아야 대사 리셋도 가능하다는 것이 여기서도 반복된다.


만성 스트레스는 신장 편에서 이야기했듯, 코르티솔을 통해 혈당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킨다. 비상 프로토콜이 기본값이 되면, 포도당이 계속 혈액에 방출되는 상태가 유지된다.


이 항목들은 각각 다른 레이어를 관리하는 것이다. 입력 패턴(식이), 수신 노드 감도(운동), 대사 리셋(수면), 신호 환경 안정화(스트레스 관리). 하나의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다른 층위에서 작동하는 것들.


두 가지 붕괴가 남기는 질문

1형과 2형은 같은 프로토콜이 다른 방식으로 무너진 것이다.


1형은 외부에서 원인이 들어와 생산 노드를 파괴한다. 면역 시스템의 오분류라는 내부 오류가 그 원인이기도 하다. 결국 공급 자체가 사라진다.


2형은 네트워크가 오래 지속된 환경 속에서 서서히 설정값을 바꾼다. 급격한 사건이 아니라, 천천히 쌓이는 변화다. 처음에는 보상이 가능하다. 그러다가 임계점을 넘는다.


두 붕괴 방식 사이에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조용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1형은 베타세포의 50% 이상이 파괴된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3] 2형은 인슐린 저항성이 10년 이상 축적된 뒤에야 진단된다.[7]


네트워크가 이미 상당히 바뀐 뒤에야, 우리는 그 변화를 알아챈다. 간이 침묵하는 것처럼. 알츠하이머의 병리가 20년을 침묵하는 것처럼. 이 시리즈에서 반복되는 주제가 여기서도 다시 등장한다.


예외 상태는 조용히 온다.




함께 보기

당뇨를 단일 장기의 문제가 아니라 다중 장기 네트워크의 교란으로 보려는 시도가 이 글만은 아니다.


"불길한 8중주(Ominous Octet)" — Ralph DeFronzo, 2009

당뇨 연구자 Ralph DeFronzo는 2009년 미국당뇨병학회 밴팅 강연에서 2형 당뇨의 병리를 설명하는 프레임을 제안했다. 근육·간·베타세포라는 원래의 삼중주(Triumvirate)에서 시작해, 지방세포·소화관·알파세포·신장·뇌를 추가한 8개 장기 복합 교란 모델이다. 이것이 "불길한 8중주(Ominous Octet)"다. 이 프레임은 2형 당뇨 치료가 왜 혈당 수치 하나만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되는지를 설명하는 근거가 됐고, 현재까지 해당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개념 중 하나다. 이후 장내 미생물·면역 교란을 추가해 "불길한 11중주(Egregious Eleven)"로 확장한 버전도 나왔다.


장기 간 신호 네트워크로서의 2형 당뇨 — PLOS ONE, 2017

2017년 PLOS ONE에 실린 한 연구는 2형 당뇨에서 알려진 모든 장기 간 신호를 수학적 네트워크 모델로 구성했다. 시스템이 "인슐린 감수성" 상태와 "인슐린 저항성" 상태 사이에서 이중 안정성(bi-stability)을 보였고, 이 이중 안정성을 여러 개의 positive feedback loop가 강화하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2형 당뇨가 단일 장기의 이상이 아니라 네트워크 구조 자체에서 비롯된 현상이며, 혈당만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가 장기적으로 실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16]


치료 패러다임의 이동 — 단일 타깃에서 신호망으로

이 방향은 실제 치료법에도 반영되고 있다. SGLT2 억제제가 혈당 조절을 넘어 심장과 신장 보호 효과를 함께 갖는다는 것이 임상에서 확인됐다.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췌장을 넘어 뇌의 포만감 신호와 심혈관 보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일 타깃이 아니라 신호망 전체를 다루는 방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14]




이 글에서 다룬 표현 — "positive feedback loop", "프로토콜 붕괴", "노드 간 신호 교란" — 과 위 접근들이 보는 것은 같다. 다만 스케일과 언어가 다르다. Ominous Octet은 8가지 병리를 열거하고, 수학 모델은 그 구조를 수식으로 기술한다. 이 글은 그것을 분산원장 네트워크의 언어로 읽는다. 같은 지형을, 다른 방식으로 그린 것이다.




참고문헌

[1] Röder PV, et al. "Pancreatic regulation of glucose homeostasis."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2016;48(3):e219.

[2] Petersen MC, Shulman GI. "Mechanisms of Insulin Action and Insulin Resistance." Physiological Reviews. 2018;98(4):2133–2223.

[3] Mauvais-Jarvis F, et al. "Type 1 Diabetes: A Guide to Autoimmune Mechanisms for Clinicians."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2025;27(Suppl. 6):40–56.

[4] Roep BO, et al. "T Cell-Mediated Beta Cell Destruction: Autoimmunity and Alloimmunity in the Context of Type 1 Diabetes." Frontiers in Endocrinology. 2017.

[5] Marré ML, et al. "Partners in Crime: Beta-Cells and Autoimmune Responses Complicit in Type 1 Diabetes Pathogenesis." Frontiers in Immunology. 2021;12:756548.

[6] Galicia-Garcia U, et al. "Pathophysiology of Type 2 Diabetes Mellitus."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2020;21(17):6275.

[7] Tabák AG, et al. "Prediabetes: A high-risk state for developing diabetes." The Lancet. 2012;379(9833):2279–2290.

[8] Richter EA, Hargreaves M. "Exercise, GLUT4, and Skeletal Muscle Glucose Uptake." Physiological Reviews. 2013;93(3):993–1017.

[9] Rizza RA. "Pathogenesis of Fasting and Postprandial Hyperglycemia in Type 2 Diabetes: Implications for Therapy." Diabetes. 2010;59(11):2697–2707.

[10] Alicic RZ, et al. "Diabetic Kidney Disease: Challenges, Progress, and Possibilities." 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2017;12(12):2032–2045.

[11] Pearson-Leary J, McNay EC. "Novel Roles for the Insulin-Regulated Glucose Transporter-4 in Hippocampally Dependent Memory." Journal of Neuroscience. 2016;36(47):11851–11864.

[12] de la Monte SM, Wands JR. "Alzheimer's Disease Is Type 3 Diabetes — Evidence Reviewed." Journal of Diabetes Science and Technology. 2008;2(6):1101–1113.

[13] Leproult R, Van Cauter E. "Role of Sleep and Sleep Loss in Hormonal Release and Metabolism." Endocrine Development. 2010;17:11–21.

[14] Tao Z, et al. "Diabetes and its complications: molecular mechanisms, prevention and treatment."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2026;11:24.

[15] DeFronzo RA. "From the Triumvirate to the Ominous Octet: A New Paradigm for the Treatment of Type 2 Diabetes Mellitus." Diabetes. 2009;58(4):773–795.

[16] Kulkarni S, Sharda S, Watve M. "Bi-stability in type 2 diabetes mellitus multi-organ signalling network." PLOS ONE. 2017;12(8):e018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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