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과 공간 만들기"

[읽고 쓰는 삶 210일 차] 벌린 클링켄보그 <짧게 잘 쓰는 법>

by 윤서린

내 안의 반항기가 꿈틀거린다.

누구는 말한다.

글을 잘 쓰려고 작법서를 읽지 말라고.

그 시간에 글을 쓰라고.


매일 읽고 쓰기 210일 차.

추후 <독서처방과 밑줄프로젝트 8>의 새로운 연재와 에세이, 소설 습작에 앞서서 내 글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이쯤에서 무작정 글쓰기의 세계를 혼자 탐험하기보다 지도 한 번 펼쳐보는 것도 내 글쓰기의 여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벌린 클링켄보그 <짧게 잘 쓰는 법 : 짧은 문장으로 익히는 글쓰기의 기본>


좋은 독자가 되어야만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처음에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내 글의 한 문장도 꽤나 길었다.

책을 읽다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짧은 글로, 쉬운 표현으로도 얼마든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는 작가들이 있다 것을.


그 후 되도록이면 문장을 짧게 쓰려고 노력했다.

(물론 주먹구구식으로 내가 내 문장을 난도질하는 수준이지만.)

짧은 문장으로 흡입력 있게 문장을 쓰는 게 더 어렵다는 것도 느꼈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손볼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손 볼 것인가


끊임없이 문장을 고르는 일이,
꾸준히 가능성을 탐구하는 일이,
말할 수 있는지 몰랐던 것을 말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을
항상 주시하는 지속적 노력이
작가가 실제로 하는 일입니다.

(26면)


작가가 된다는 것은 자기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행위의 연속입니다.



작가는 "글을 잘 씀으로써, 끊임없는 발견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에게 권위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점진적으로 향상되는 과정이다.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하고 있는 잘못된 글쓰기 방식에 대해 깨달았다.


작가는 세상을 단어로 변환하는 발전기가 아닙니다


"작가들은 흔히 순식간에 관찰과 찰나의 경험을 되도록 빨리 은유와 '글감'으로 바꾸려는 충동에 사로 잡힙니다. 마치 모든 지각이 비유로 귀결된다는 듯 말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세상을 단어로 변환하는 발전기가 아닙니다. 작가의 목표는 정반대입니다.". (60면)


벌린 클링켄보그가 말하는 작가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여러분이 알아차린 세상의
구체적이고 견고한 모습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여러분만의 단어와 문구를 낚아채는 것이죠


떠오르는 것을 붙잡아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는 그 알아차림의 순간에서 '참을성'있게 다음 알아차릴 것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마음에 공간을 만들라고 말한다.


브런치스토리에 “내 서랍”에 저장해 둔 몇 편의 쓰다만 글이 있다. 순간 떠오른 것들과 다른 글을 쓰다가 파생된 생각의 파편들이다. 만약 그것들이 진정 중요한 것이라면 언젠가 나만의 생각과 나만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 한 편의 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거짓 없는 명료함을 관찰하고
생기 가득하고 창의적이며
자아인식이 뚜렷한 문장을 만들 공간

여러분의 마음이 바로 그런 공간일 겁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절대로 진정 중요한 것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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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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