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만큼은 다르게 보내볼 수 있는 작은 비결을 소개할게요.
<함께 쓰는 성장의 비결> 독자님들, 안녕하세요? 목요일의 티라노입니다.
새 해의 첫 달도 어느새 반이 넘게 지나갔네요. 독자님들께서는 2019년 한 해 힘차게 출발하셨는지, 또 새해를 맞아 세우신 계획들은 잘 실행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아마 이 매거진을 통해서도 좋은 에너지를 받으시고, 한 걸음씩 성장해 가고 계실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저는 요새 의외로 무기력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어요. 주변에서는 새해를 맞아 심기일전하고 새로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새로 계획을 세우고 싶은 의욕도 잘 나지 않고, 기존에 해왔던 일들을 하는 것도 참 어렵더라고요. 급기야 지난주에는 회사에 하루 전에 통보하고 반차를 썼어요. 이불속에서 뒹굴뒹굴 대며 귤을 까먹다가 오후 시간에 맞추어 출근을 했어요. 읽고 싶은 책도 잔뜩 사뒀고, 써야 할 글도 절 기다리고 있고, 그 밖에도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들은 많은데, 하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사무실로 출근하는 발걸음도 무겁고요. 이런 제 자신이 낯설고, 조금 한심하기도 했어요. 제가 왜 이러나 싶어서 제 마음속을 한 번 찬찬히 관찰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의외로 저에게 이런 무기력한 순간들이 자주 찾아왔었더라고요. 성장하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세워놓은 계획도 많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좌절했던 순간들 말이에요!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또는 지금 그런 순간을 지나고 있는 독자님들도 계실 것 같아서 성장의 순간에 유의하시면 좋을 점, 그리고 무기력한 순간을 이겨내는 작은 비기에 대해 잠시 풀어보려고 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에게 이런 순간들이 찾아오는 것에는 패턴이 있더라고요. 보통 다음과 같은 다섯 단계를 거쳐 무기력한 순간이 찾아왔어요.
1) 호기롭게 계획을 잡는다.
2) 계획에 따라 실행한다.
3) 다소 힘들다고 느껴져도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다.
4) 결과를 달성한다.
5) 무기력한 상태에 빠진다.
대학교 새내기 시절만 해도 그래요. 첫 학기에는 학점도 잘 받았고, 과대표 활동, 동아리 활동까지 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했거든요. 그러다가 1학년 2학기 때 갑자기 무기력해져서 휴학을 하고,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기도 했어요. 5년 전 홍콩 유학을 갔을 때는 몇 달은 낮에는 국제기구 인턴, 저녁에는 LL.M. 코스 수업을 듣다가 에너지가 떨어져 수업도 못 가고 몇 주간 쉬다가 귀국을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결혼 준비도 굉장히 열심히 했는데, 막상 신혼여행 때는 남편과 같이 주로 시체놀이를 했던 기억이 나요. 이번에도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회사일에서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욕심에, 연말까지 긴급한 프로젝트를 완수했거든요. 아직 20개월이 채 되지 않은 첫째 아이의 육아, 제 욕심에 시작한 자기 계발 모임, 공익인권법센터 업무, 글쓰기 모임도 전부 놓지 않으려고 했고요. 그러다 보니 '아 지친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라는 마음 상태에까지 와버렸어요.
성장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 왔는데 뭐가 문제였던 걸까요? 먼저 호기롭게 목표를 잡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목표와 그 실행계획은 '지속 가능한'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잡아야 하는데, 의욕이 앞서 너무 무리한 계획을 세웠던 것이죠. 그리고 두 번째 문제는 무리해서 달성한 목표를 이루었을 때, 충분히 휴식하고 스스로에게 보상을 해주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어요. 열심히 했는데, 별로 달라진 것이 없고 몸과 마음만 축났다면 다시 도전하고 싶지 않게 되는 게 당연한 인간의 심리인데 스스로에게 너무 야박했던 것이죠. 비유를 하자면 회사에서 정말 열심히 일해서 KPI 달성했는데 승진도 안 되고, 연봉도 동결되고, 윗 선에서는 "스스로 열심히 한 데 의의를 둬. 실력이 많이 늘었겠네."라는 정도의 피드백만 해준 상황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2019년 신년에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실행 플랜을 세우고 계신 독자님들께는 이런 부분을 주의해서 실행 플랜을 짜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1. 원대한 목표를 잡는다.
- "올 한 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네이티브 레벨에 도전한다"는 목표는 조금 수정해 보시면 어떨까요? 주변에서 이렇게 큰 목표에 도전했다가, 중도 포기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거든요. "현재 OPIC이 IM3이니까, 올해 IH까지는 따 보겠어. 집중해서 AL까지 올리겠어." 이런 측정 가능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로 수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 무리한 실행플랜을 잡는다.
- 계획만 봤을 때도 무리해 보인다면, 실제 실행하게 되면 정말 과부하가 많이 걸려요. "주말마다 3시간씩 필독서를 읽고 서평을 쓴다"는 계획을 잡았다고 가정해 볼까요? 3달만 내다보더라도 그중 몇 주는 친구의 결혼식이, 몇 주는 가족모임이 잡힐 것이고, 정말 친한 친구들과의 여행 계획 또한 의외로 자주 찾아옵니다. 기혼이신 분들의 경우에는 더 많은 변수가 있어요. (양가 부모님을 뵙는 일정도 무시 못하고, 가족모임은 미혼 때의 두배 이상이지요. 흑) 자녀가 있으시다면, 주말 계획은 정말 커다란 각오가 필요하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래서 정말 꼭 달성해야 하는 계획이라면, 다른 계획을 포기해서 시간을 만드시고 급하지 않은 계획이라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구체적인 실행 일정 및 방법을 고민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리한 실행플랜을 세우게 되면 계획을 어기게 되는 순간마다 스트레스와 좌절감이 쌓이게 되거든요. 그러다가 임계점이 도달하면 계획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달성 가능한' '다소 여유가 있는' 계획을 세우시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이에요. (다이어트할 때도 꼭 치팅데이를 한 번씩 넣는 것처럼요.)
3. 계획을 달성했을 때 별도의 보상 절차가 없다.
- 저 스스로에게 꼭 유념하라고 하고 싶은 내용입니다. 최근 3년 동안, 매일 일기를 쓰고 스케줄러(저는 3p 바인더를 씁니다)를 잊지 않고 챙겨 다니면서 메모를 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쓰고 싶지 않더라고요. 매일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돈하고, 스케줄을 챙기고 할 일과 한 일을 기록하는 것이 참 유익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거든요. 특히 아이를 재우느라 저녁 시간에 잠들어버리는 경우에는 새벽마다 일어나서 글 쓰고 스케줄러를 정리하면서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 차라리 자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자주 했습니다. 그럼 2018년이 끝나는 시점에는, '어머나, 한 해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와 바인더 정리를 하다니, 정말 고생했어. 대단하다, 티라노야.' 하고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 하나 정도는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지금 바쁘고, 할 일도 많으니까 일단 2019년 계획을 짜고 시작하자." 하고 스스로를 다그쳤더니, 잘 안되더라고요. 회사에서 열심히 한 직원에게 성과급을 주듯, 연말에 복지포인트와 상품권을 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어요. 저 스스로에게도 적절한 타이밍에 칭찬과 보상을 해줘야 성장을 위한 동력이 고갈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제 요즘 모습을 돌아보며 다시금 깨닫습니다.
2019년에 세운 여러분의 계획은 어떤가요? 혹시 의욕에 앞서 무리한 목표를 세우지는 않으셨는지요? 달성 시의 보상절차 없이 스스로를 다그치고 계시지는 않나요? 다시금 한번 찬찬히 잘 살펴보셔서 무리 없이 잘 달성하시기를 기원하고, 또 응원하겠습니다.
내일은 행복한 금요일이네요. 출간 작가이자 뚜렷한 자기만의 색채와 매력을 가진 헤븐 작가님이 어떻게 꾸준히 글을 써오셨는지, 그리고 출간하게 되셨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담은 경험담을 풀어주실 예정이에요. 글쓰기에 관심이 많으신, 또 출간을 꿈꾸는 많은 분들께서는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실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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