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당신의 '섬세함'과 '다정'이라고 말했지만 100퍼센트의 마음은 아니었다. 내 짧은 망설임과 온전하지 못한 진심을 그도 알아챘을까?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는 그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 걸까? 답은 금세 찾았다. 난 그의 어느 부분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를 좋아하는 그가 좋았을 뿐.
이래서 연애가 어려운 걸까. 금사빠도 금사식도 아니지만 세 번의 힘은 크다. 그 이상 만나면 이미 곁을 내주고 있는 걸. 이번에도 방어에 실패했다. 마음을 열기 시작했는데 상대는 이미 가버렸다. 하지만 붙잡을 생각은 없다. 관계를 발전시킬 마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니까 진짜 끈기 있게 다가올 생각이 없다면 날 건들지 말아 줬으면. 잔잔한 호수는 그냥 두었으면. 돌을 마구 던지곤 결국엔 호숫가를 떠날 거라면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