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마케터의 프리랜서 모험일지 1편
*이 글은 3년 전에 있었던 경험을 써 내려간 글입니다. 트렌드에 뒤 쳐지더라도 탄력있게 봐주세요.
감사하게도 경험이 적은 나의 컨설팅을 받아준 곳은 스타트업이다. 본업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뽑아내며 잘해내자 다른 타겟, 다른 제품과 서비스로도 내가 팔아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끝내 다니던 독서모임에서 의문을 해결하였다. 독서모임이 스타트업이라는 걸 알아내고 마케팅으로 고민하는 대표님에게 슬쩍 다가갔다.
저 마케팅 도와드릴까요?
상황이 어려워 돈은 줄 수 없다는 대표님 말에 괜찮다. 경험만으로 인건비는 차고 넘치다. 라는 감성 터진 말로 첫 컨설팅을 시작하게 되었다.
스타트업 중에서도 특이한 케이스인데 '커뮤니티 서비스'라고 들어보았는가? 어떤 서비스인지 아리송하다면 예시를 들어주는게 인지상정! 바로 '트레바리', '크리에이터클럽', '문토', '취향관' - 한번 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말그대로 커뮤니티, 즉 모임을 서비스하는 곳으로 특정 주제로 사람을 모으고 대화를 나누고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정확히는 커뮤니티서비스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고, 쉽게 말하면 독서모임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이 곳은 시즌제로 결제가 이루어지는데 한 시즌에 4개월, 1년에 3개의 시즌이 돌아간다 (= 매출이 4개월마다 발생한다!) 모임에 참여하는 인원이 많을수록 매출이 늘어난다. (=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제한인원이 있어 매출에도 제한이 있다)
네이버블로그는 있지만 최근 게시물이 거의 없을 정도, 페이스북&인스타그램으로 유료광고를 해왔지만 이번에 웹사이트를 이전하면서 모수가 리셋되어버렸다(= 웹사이트 방문자 데이터를 모수라고 한다) 어차피 전환 캠페인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방문자 데이터를 제대로 모으지 못한 것도 있다. 대신에 구글로 영상 광고를 많이 해왔어서 어떤 광고에 반응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있다는 좋은 소식이 있다.
GA와 GTM, 페이스북 픽셀, 구글 전환스크립트가 설치되어 있지만 UTM을 사용하지 않아 어느 매체, 어느 경로로 들어왔는지 정확한 파악이 힘들다. 이것들을 사용하는 목적은 광고를 보고온 사람이 어느 경로로 들어와서 구매를 했는지 얼마나 머물렀는지 알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만약 A, B, C 3개의 매체로 광고를 했다고 치자. 3개의 매체의 광고를 보고 들어온 사람의 수각 각각 1000, 900, 800명으로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 그런데 A, B, C의 광고를 본 사람의 구매 수가 10, 15, 8건이라면 B 매체의 광고는 900명 대비 구매 15건으로 효율이 제일 좋다. 이렇게 되면 광고비를 B 광고로 더 몰아주어 광고비를 아끼거나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다.
현재 상황을 파악했으니 (광고)주님에게 앞으로 광고할 방식에 대해 설명할 순서였다. 요즘 널리널리 퍼져있는 퍼포먼스마케팅 공식을 먼저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 공식은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까?
매출은 객단가(한 고객이 구매하는 제품, 서비스의 평균 가격) * 구매 수로 이루어지고,
구매 수는 유입 수(방문자 수) * 전환율(유입수/구매수)로 이루어진다.
구매 수는 웹 또는 앱 내에서 이루어지는 지표이기 때문에 상품페이지, 상세페이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마지막으로 유입 수는 클릭율(유입수/노출수) * 노출수로 구해지는데 노출 수는 광고의 영역이다. 노출은 광고와 홍보를 해야만 일어나므로 고객들이 광고를 본 횟수를 노출 수라고 보면 된다.
공식의 제일 윗 줄을 보면 객단가나 구매 수를 늘리면 된다. 하지만 커뮤니티 서비스 특성상 객단가는 바꿀 수 없다. 그럼 남은 한 가지, 구매 수를 늘리면 된다. 구매 수를 늘리려면 유입 수를 늘리면 되고, 유입 수를 늘리려면 노출 수를 늘리면 된다.
이렇게 구매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선행 지표'라고 하는데 구매의 선행지표는 노출과 유입이다. 노출과 유입을 늘리면 매출은 자연히 늘어나지만 구매 전환율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엔 마케팅 예산을 얼마나 쓰고 있었는지 매출에 비해 적당한 예산을 쓰고 있었는지 알아보았다. 올해 이번 시즌의 기대 매출을 보자. 정확한 값은 여기 쓰긴 어려워 근사값으로 계산했다.
마케팅 예산은 매출의 최대 20%까지 사용하는게 일반적이며, 매출의 10% 근처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점점 줄여가는 것이 베스트다. (광고)주님은 매출의 10%인 200만원까지 예산을 생각하고 있었고 나 역시 적당한 금액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팀원들의 인건비를 듣고 생각이 바로 달라졌다. 광고비예산은 200만원에서 50만원 줄인 총 150만원으로 써볼 예정이다(수익성도 고려해야 진정한 마케터!)
여기까지 나눴던 대화를 정리하자면,
1. 이전의 광고데이터들은 정말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이 어려운 상태
2. 웹사이트 이전으로 모수 초기화되어 전환 광고를 바로 돌리기 어려움
3. 데이터 측정을 위한 툴들은 설치가 되었지만 UTM을 사용하고 있지 않아 어트리뷰션 측정이 어려움
4. 객단가를 늘리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하나씩 해보아야 함
5. 마케팅 예산은 약 150만원
그때, 주님에게서 날카로운 질문이 날아왔다.
"마케팅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마케팅은 Marketing = Market + ing 시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기업은 자신의 팬을 찾아내고 늘려가야 한다. 이 말은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의 저자 박종윤님의 영상을 보고 와닿아서 기억해두었던 문장이다. 내 역할은 퍼포먼스마케터로써 매출을 늘리고 광고비를 줄여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럼 매출을 늘리면서 동시에 광고비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위의 퍼포먼스 공식대로 데이터를 꾸준히 체크하며 클릭을 부르는 광고를 만들고, 효율이 좋은 광고 매체를 쓰면 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이미 사업의 궤도가 어느 정도 올라와 있고 갖춰진 기업에서 쓰는 전략이다. 그런 규모까지 성장하려면 어떡해야할까? 그 때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방법은 있다. 재구매율을 높여야 한다. 재구매가 많이지면 광고비를 크게 아끼면서도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 재구매를 일으키는 '팬'을 늘려야 한다. 책 '팬베이스'에 따르면 파레트 법칙 8:2가 매출에도 적용되어, 매출의 80%는 팬이 만든다고 한다. 객단가도 높고 꾸준히 구매해주는 팬을 모으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최대한 효과 있어 보이는 광고 매체에 광고 해보고, 데이터를 체크해, 팬이 어느 매체로 들어오는지, 잠재고객은 어느 매체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매체를 알고 팬이 반응하는 광고 소재를 찾게되면 여러 매체에 분산된 광고비를 집중해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잠재고객이 어느 매체에 있는지, 어떤 광고 소재에 반응하는지 찾게되면 잠재고객을 팬으로 전환시켜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다.
주님에게 물었다.
"현재 확신하는 팬은 몇 명쯤 될까요?"
"30명 쯤? 될거에요."
"제 목표는 이거에요."
"제 목표는 그 30명을 늘려가는 거에요."
3년 전에 마케터로써 롹페스티벌(돌잔치)로 1년을 막 지났을 때의 경험이다. 지금 돌아보니 그때와 마케팅 트렌드와 시장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도, 최대한 쉽게 설명하여 풀어쓰려고 한 노력이 돋보여 그때의 내가 퍽 귀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마케팅의 본질은 꾸준히 쫓으려 했다는 모습이 초심이라는 심지에 다시금 불을 지핀다.
내 서비스의 팬은 누군지, 얼마나 있는지, 그들이 뭘 원하는지. 아직도 자세히 모른다. 올해는 해피콜을 할 수 있을 만큼 용기를 가지길 바라며! 2번 째 컨설팅에서도 그 용기를 가졌었는지 기대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