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내가 살아 있어, 혹은 사는 동안, 누군가가 많이 아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는 곳에서, 내가 아는, 혹은 모르는 누군가가 나 때문에 많이 아팠을 거라는 느낌이. 그렇게 쉬운 생각을 그동안 왜 한 번도 하지 못한 건지 당혹스러웠다. 별안간 뺨위로 주르륵 눈물이 흘러내렸다. <너의 여름은 어떠니>
어쨌든 견뎌내야 했다. 모두가 그러고 있으니까. 모두가 잘, 버티고 있는 것 같으니까. <벌레들>
지금 선 자리가 위태롭고 아찔해도, 징검다리 사이의 간격이 너무 멀어도, 한 발 한 발 제가 발 디딜 자리가 미사일처럼 커다랗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젠가 이 시절을 바르게 건너간 뒤 사람들에게 그리고 제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나, 좀 늦었어도 잘했지. 사실 나는 이걸 잘한다니까 하고 말이에요. <서른>
아마 이 책을 읽다 보면 조금은 밝고 희망이라는 단어가 살아 숨 쉬는 책이 읽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나 또한 한없이 펼쳐진 절망 가득한 이야기들 속에서, 한동안 빠져나오지 못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놓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외로운 주인공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면서, 나의 마음까지도 위로해준 문장들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