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을 잇는 뭉게구름

by 글담



요즘 하늘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탁 트인 하늘에는 뭉게뭉게 구름이 피어 올라 지상의 번잡함을 잊게 합니다.

저 구름을 보니 몇 년 전 광활한 평원의 구름이 떠오릅니다.

낯선 유럽의 평원은 하늘과 땅만이 존재했습니다.

저 멀리 나지막한 언덕조차 보이지 않는 지평선,

그 끝에는 땅과 하늘 사이에 구름만이 존재하였습니다.

사진을 찍으려 했을 때,

눈에 들어온 풍경을 마음에 담는 게 낫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순간이었죠.

지금 이 순간,

비록 사진을 찍었지만 그때가 떠올라 금세 스마트폰을 내려 놓고 하늘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어느덧 두둥실 내 몸도 떠오릅니다.


함께 하늘을 구름을 지평선을 바라본 이가 있었습니다.

후배인 그는 덥수룩한 수염을 한 채 평원을 바라봅니다.

마치 마적이 만주벌판을 노려보듯 말이죠.

둘이 떠나는 여행은 우여곡절의 연속이라죠.

부딪히고 갈라지고 티격태격하다가도 밥은 같이 먹어야 합니다.

잠도 한 숙소에서 자야죠.

싸우고도 결별할 수 없는 이국의 땅에서 둘은 그렇게 하루를 이틀을 보름을 보냈습니다.

지금도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티격태격합니다.


뭉게구름은 하늘과 땅을 잇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감정으로 이어집니다.

둘이 두둥실 떠다닐지

밀고 당기며 감정이 뭉게뭉게 피어오를지

잔뜩 먹구름으로 바뀌어 비를 뿌려댈지

뭉게구름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은

종잡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넋 놓고 그리도

구름을

감정을

하늘을

사람을 한없이 바라보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