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8. 05 스여일삶 뉴스레터
저는 사람들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 때도 사람들이 어떻게 앉아있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같은 걸 눈여겨보고요, 새로운 동네에 가면 어떤 건물들이 있는지, 상권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래서 시세는 어떤지도..) 보곤 하죠.
오늘 출근길에도 그렇게 동네 사람들 구경을 했는데요, 평소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던 골목길 코너에 자리 잡은 작은 철물점이자 조명 가게의 사장님을 발견하였습니다. 사장님은 햇빛이 쨍한 여름날 아침인데도 가게 셔터를 올리며 가게 주변에 조명 샘플들을 환히 켜두시더라고요. 그 모습이 굉장히 익숙하고 당연해 보여서 '저 사장님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 골목을 지키며 매일 조명을 밝혀오셨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조명 가게 사장님처럼 매 시간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야 말로 '직업인의 기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자리를 지켜야 할 때 지키고 있고,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반드시 하고,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최소한의 수준을 맞추는 것 등등이요.
하지만 우리 모두는 이러한 수준에서 몇 단계 더 레벨 업된, 프로를 꿈꾸잖아요. 그러면 그런 프로들은 일반 직업인과 무엇이 다를까요? 기본적인 애티튜드의 측면, 사람들과 협업하는 측면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겠더라고요.
먼저 직업인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기본기로 성실함과 솔직함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성실함은 앞서 이야기한 조명 가게 사장님 같은 거죠.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하기. 솔직함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거짓 없이,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자세예요. 이 두 가지 다 굉장히 당연한 것 같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여기서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탁월함과 역지사지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맡은 바에 최선을 다 하는 건 기본이고요, 여기서 쪼-끔 더 나은 결과물엔 뭐가 필요할까? 고민하기 시작하는 거죠. 일단 '더 나은 결과물'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겠고요, 그게 뭔지 알게 되었으면 그 '더 나은 결과물'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겠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때도 솔직하게 나의 상황, 일에 대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 소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여기서 뭘 더 쪼-끔 더 낫게 할 수 있을까? 결국 각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소통을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내 입장만 솔직하게 오픈할 게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해주고, 또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 (예컨대 대표님이나 고객 같은..) 여러 당사자들도 생각해보는 거죠. 그들에겐 뭐가 필요할까? 왜 그럴까? 하는 것들이요.
이다음에 프로가 되려면? 뭔가가 진짜, 진짜 달라야겠죠. 저는 그 두 가지 포인트가 '감동을 주는가'와 '상생하는가' 같더라고요. 왜 어떤 일을 하면서 '이건 내가 생각해도 진짜 잘했다, 이보다 더 잘할 순 없다' 싶을 때 있잖아요. 그렇게 나도, 주변 사람들도,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도 모두 감동시킬 수 있는가? 그 정도의 퀄리티인가? 그런 아웃풋을 딱 필요한 시점에 매번 만들어낼 수 있나? 그게 되면 프로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본인도 그렇게 일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동반 성장하는가. 혼자만 결과물을 가지고 가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이름만 빛날 게 아니라, 팀을, 회사를, 서비스를, 협력사를, 빛나게 하는가. 협업하는 사람들 모두가 웃으며 결과물을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느냐.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서 보니 요즘 제가 갈등을 느낀 부분이 무엇이었나 확실히 보이기도 했고요, 또 '기본기' 없이 레벨업을 바란 적은 없었나 반성도 하게 되더라구요. 구독자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직업인에게 필요한 기본기, 성실함과 솔직함 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요? 그리고 진정한 프로는 무엇이 다르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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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이라 쓰고 보니 그 무게가 굉장히 크게 느껴지는 지영킹 드림
이 에세이는 매주 금요일 퇴근 시간에 발행되는 스여일삶 뉴스레터에 실린 내용입니다. 뉴스레터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