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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Aug 19. 2022

“함께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

스여일담(談) 인터뷰 시리즈‘같다’ 팀 조이 & 엠마 님 편


‘나에게 잘 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우리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를 탐구합니다. 가장 쉽게는 MBTI가 있겠죠. 나의 MBTI와 잘 맞는 유형 / 파국인 유형 같은 걸 재미 삼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는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어보기도 합니다. ‘이런 스타일의 사람과는 어떤 노력을 해도 잘 안 되는구나, 이런 사람과는 별다른 노력을 안 해도 오래갈 수 있구나..’ 직접 부딪히며 배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나와 잘 맞는 회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비슷합니다.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고,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을 만나도 보고, 나아가 완전히 다른 환경과 분위기의 회사에서 직접 일도 해볼 수 있죠. 


여기, 스타트업으로 이직해 물 만난 물고기들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만나보았습니다. 어쩌면 이들에게는 스타트업이 아닌 곳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환경이 더더욱 소중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같다’의 디자인 리드 조이 님과 프론트엔드 개발자 엠마 님의 이야기입니다. 



인터뷰 진행 및 편집 : 스여일삶 김지영 & 강민경 에디터

*이 인터뷰는 ‘같다’의 스폰서로 제작되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우선 두 분 소개 부탁드립니다. 


(개발 중인 엠마 님의 뒷모습)


엠마 님 (이하 ‘엠마’) : 안녕하세요, 저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엠마입니다. 이제 7년 차 되었고요, ‘같다’ 팀에서 웹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이 만드는 ‘빼기’라는 서비스를 이용하실 때 보이는 전면의 모든 것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조이 님 (이하 ‘조이’) : 네, 저는 디자인 팀장을 맡고 있는 조이입니다. 저희 회사의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시각적 자료들을 총괄하고 있고요, 서비스 상에서는 UI / UX를 주력으로 디자인 작업하고 있습니다.



Q. 먼저 ‘같다’라는 회사를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름이 특이해서 의미를 물어보는 경우도 많죠?


조이 : 맞아요. ‘같다’는 대표님이 회사를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핵심 가치가 들어간 이름이에요. 우리 회사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직급에 상관없이 평등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모두가 공동의 결과물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엠마 : 예를 들면 가장 어린 팀원 - 20살부터 40대 중후반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요, 세대는 다르지만 회의 시간에 보면 ‘이렇게 이야기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치열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다 하면서 재미있게 일하는 분위기입니다. 



조이 : 저희가 만드는 서비스 ‘빼기’를 좀 더 설명드릴게요. ‘빼기’는 대형 폐기물을 수거하는 서비스입니다. 이후에 환경 자원 쪽으로 확장할 예정인, ESG 관련 스타트업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현재 40여 곳의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있어요. 지역 주민들이 무거운 폐기물을 버릴 때 좀 더 쉽게 처리하실 수 있도록 빼기 파트너가 방문해서 ‘내려드림’ 서비스를 해드리죠. 


주민 센터를 따로 방문하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폐기물을 버릴 수 있어 반응이 좋아요. 2019년도부터 지금까지 약 46만 명이 이용했고, 폐기물 처리 신청 건수도 42만 건으로 꽤 높은 편이죠. 


엠마 : ‘빼기’ 앱 소개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아직 쓸만한 가전이나 가구는 중고 매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모두 자원 순환을 지향하는 거예요. 저뿐만 아니라 저희 팀원들도 모두 이런 가치에 동의해서 ‘같다’ 팀에서 일하고 있는 거구요. 



Q. 방금 엠마 님이 말씀해주시기도 했지만, 두 분이 ‘같다’ 팀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팀원들 앞에서 엠마 님의 모습)

엠마 : 네, 이어서 말씀드릴게요. 저는 이전 회사가 SI였어요. SI 회사는 쉽게 말해 어떤 기업에서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해주는, 외주를 주로 하는 회사라고 보면 되는데요, 그렇게 일하는 곳에서는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도 출시 주기가 3개월 정도로 매우 빠른 편이에요.


쥬니어 때는 이런 속도감을 즐기면서 꽤 재미있게 일했죠. 그런데 연차가 쌓이면서 앱을 만들고 끝낼 게 아니라 이후에 이 앱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개선해나갈 방법들은 없을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회사는 서비스 운영을 좀 더 고도화해볼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러다가 ‘같다’를 알게 되었는데, 물론 폐기물 산업이 다소 생소하기는 하죠. 저도 처음 입사 지원할 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보면 볼수록  환경 문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더라고요. 그렇게 2021년 11월에 입사를 하게 되었어요. 


조이 : 저도 처음 회사는 디자인 에이전시였어요. 오프라인 광고 디자인을 많이 하는 회사였는데요, 엠마랑 비슷하게 디자인 아웃풋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데 그래서 이 광고물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피드백을 알 수 없는 게 아쉽더라고요. 온라인 상의 서비스라면 뭔가 내가 디자인하는 요소들이 바로바로 피드백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죠. 


그러다가 이직 결심을 하게 되었고, 다음 회사를 고를 때는 ‘내가 동의하는 비즈니스인가’를 위주로 생각했어요. 특히 소셜 임팩트가 있는 산업군을 눈여겨보게 되더라고요. 처음 ‘같다’ 면접을 보았을 땐 단순하게 대형 폐기물을 버려주는 서비스라고만 생각했는데 대표님을 만나보니 ‘쓰레기’라는 산업 전반에 대해 시각을 넓혀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저에게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잘 파는 이커머스보다는 이 쪽이 좀 더 세상에 없던 신박한 서비스라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작년 3월부터 ‘같다’에서 일하게 되었죠.



Q. 입사 후에 ‘빼기’를 만들었던 과정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엠마 : 제가 입사했을 때만 해도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저 혼자였어요. 개발팀 인원도 적었죠. 바로 업무에 투입되어서 이슈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특히 그때는 ‘빼기’ 웹사이트 런칭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었죠. 


이후 웹/앱을 운영을 하면서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요새는  ‘빼기’ 서비스를 리뉴얼하는 ‘터틀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하이브리드 앱으로 갈 예정이라 앱 내에서 웹 뷰로 개발 중이에요. 그런 형태라면 사업적 제휴가 있을 때 좀 더 사용성이 편리하도록 개발을 할 수 있어서 좋거든요.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처음 하는 작업들이 많아서 쉽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어요. 얼마 전에 팀원들 앞에서 시연을 했는데, 서비스가 앞으로 더 잘 될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어서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디자인 작업할 때 조이 님의 모습)


조이 : 저는 입사할 때부터 브랜딩 리뉴얼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쓰레기 분야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으니까요, 이런 이미지를 친근하게 만들고 싶었죠. 기존에 정해져 있는 구조와 틀이 있어서 쉽지는 않았지만, 세부 용어를 바꾼다던지 일러스트를 활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디자인 작업을 했어요.


엠마랑 함께 하고 있는 ‘터틀 프로젝트’를 통해서 대대적으로 ‘빼기’의 브랜딩 틀 자체를 바꿔나가고 있어요. 앞으로 눈에 보이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것들도 많이 바뀔 거예요. 



Q. 두 분 다 좀 더 ‘우리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입사를 하셨고 지금 다양한 프로젝트까지 이어오셨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뿌듯했던 일이나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엠마 : 힘들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저 또한 입사 직후였던 것 같아요. 업무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프론트엔드 파트를 혼자 맡고 있다 보니 절대적인 업무 양도 많은 편이었죠. 


이전에 SI 업체에서 일을 해왔다 보니 알아서 성장하고 스스로 일을 하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했었는데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니 이런 부분을 팀원들이 알아줘서 좋더라고요. 특히 다른 부서에서 작업을 요청한 것을 잘 해냈을 때 뿌듯했어요. 


요즘 저희가 ‘대리주부’와 함께 제휴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요, 대리주부 서비스에서 빼기 서비스로 얼마나 유입이 되는지, 반대로 빼기 서비스에서 대리주부 서비스에 얼마나 유입이 되는지 봐야 하거든요. 


이 통계 데이터를 편하게 볼 수 있도록 개발을 해드렸는데 모두들 사용하기 너무 편하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 이럴 때 효능감도 올라가고 일할 맛이 나는 것 같아요. 


(여러 구성원이 함께 일하는 ‘같다’ 팀)


조이 : 저도 이직 전에 갈증을 느꼈던 것처럼 내 디자인이 어떤 성과로 이어지는지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을 때 특히 뿌듯해요. 버튼 하나 바꿨는데 전환이 많이 일어나게 되는 그런 일들이요. 


최근에는 상담 기능을 개선하는 작업을 했거든요. 유저 수는 계속 늘어나는데 응대율이 낮아져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어요. 이용 방법 안내와 Q&A 페이지를 개선했죠. 그랬더니 한 달 동안 1만 명 이상이 그 페이지를 보는 결과로 이어지더라고요. 단순히 제가 디자인을 개선하고 끝난 게 아니라 CS 팀에도 도움을 준 것 같아서 더더욱 기뻤어요. 



Q. 현재 디자인 & 개발 팀은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고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지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엠마 : 개발팀은 총 8명입니다. 팀장님과 백엔드 2명, AOS / IOS 각각 1명, 프론트엔드 3명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저희는 기획팀 & 디자인팀과 협업을 많이 해요. 해야 할 일이 생기면 기획 - 개발 - 디자인 팀이 모두 함께 의견을 나누고 일을 시작하죠. 그래서 사실 제품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한 팀처럼 일해요. 


조이 : 맞아요, 디자인 팀은 현재 2명인데 기획 - 개발 팀과 매일 오전에 스크럼을 같이 하고 함께 일하고 있어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새로운 일을 하게 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한 명이 한 파트만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니까요. 


처음 예상했던 것과 다른 일을 하게 되어도 괜찮은지, 스트레스를 덜 받는지 알아야 해요. 디자인 팀 팀원들도 앞으로 계속 늘어날 텐데 각자 주력 분야는 달라도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드리고 싶어요. 



Q. 팀장으로서 이야기가 나와서 조이님께 물어보고 싶어요. 5년 차에 팀장 직책을 한다는 게, 스타트업에서는 물론 자주 있는 일이지만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잖아요.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가요? 


(라운지에서 작업 중인 조이 님의 모습)


조이 : 맞아요. 5년 차면 다른 회사에선 대리 정도의 직급일 텐데 말이죠. 저도 처음에 팀장이 될 거라고 생각을 전혀 못 했고요, 입사할 때 매니저 직급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오너십을 갖고 일을 하니까 어느 날 팀장 제안을 받게 된 케이스예요. 


그때 저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왜 나한테 팀장 제안을 하셨을까..?!” 그런데 제가 굉장히 과정 지향적인 사람이거든요. 모든 과정에는 다 의미가 있고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팀장 직무를 하는 과정에서도 내가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팀장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팀원일 때와 팀장이 된 지금,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혼자 일하는 게 아니라 팀원들과 같이 가야 한다는 점이겠죠. 그래서 저는 팀원한테 가장 심도 있게 물어보는 질문이 ‘커리어 비전’이에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3년 후, 5년 후… 그걸 지금 이 환경에서 내가 만들어줄 수 있을지 함께 고민을 하려고 하죠.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그런 팀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Q. 이 질문을 드린 이유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스타트업 팀장님들을 많이 봤거든요. 조이님은 어떠신가 궁금해서였어요. 


조이 : 다들 비슷하겠죠? 저는 일할 때 두려운 건 별로 없는 편이에요. ‘하면 되지’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다만 팀원으로서 혼자 일을 할 때는 좀 더 편하게 내가 원하는 대로 작업할 수도 있거든요. 


근데 팀장은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서 가야 하고, 우리 팀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하나로 통일이 되어야 하니까 보는 시각이 달라지기는 하죠. 팀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그 방향성도 잘 잡아줘야 하니까 그런 게 팀장으로서 가장 많이 배워야 할 점이 아닐까 싶었어요. 


Q. 반면 엠마님은 여성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그런 고민 많이 하실 것 같은데, 어떠세요? 


엠마 : 그쵸, 인생의 롤모델은 계속 찾고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코딩을 잘하는 개발자는 당연한 거고, 여기에 더해 운영 / 관리를 잘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효율적으로 일하고 정해진 기간을 맞추는 것과 같이 일하는 팀원들과의 소통을 잘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현업에서 일하다 보니 이런 점이 제일 중요하더라구요. 그래서 현재는 저희 팀 팀장님이 그런 분이라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같이 일하는 팀원들과 소통하는 게 사실 가장 어려운데 그런 것들을 정말 잘하셔서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팀장님이 이 인터뷰 보시면 매우 좋아하시겠네요! (웃음)



Q. 개발자 분들과의 소통은 다른 직무 사람들에게도 늘 어려운 부분이에요! 일할 때 엠마 님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신가요? 


엠마 : 어렵죠. 저는 비개발자 분들이랑 이야기할 때 전문용어는 최대한 안 쓰려고 노력하는 게 기본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개발팀은 늘 ‘안된다’고만 한다” 라는 말 많이 하시잖아요. 사실 그 말을 제일 많이 하는 게 맞긴 한데… 그래서 저는 ‘왜 안 되는지’를 충분히 설명하려는 편이에요. 그게 되어야지 오해가 안 쌓여요. 타 부서 입장에서 생각하려고도 노력하고요. 


개인적으로는 피드백을 잘해주는 사람들과 일하는 걸 좋아해요. 서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없는지 꼭 짚고 넘어가죠. 저 같은 경우는 사용자 중심적으로 설명을 해주면  좀 더 설득이 되더라고요. 


조이 : 개발 팀과 가장 많이 일하는 디자이너로서 팁 하나는 “1안 / 2안 / 3안”을 가지고 얘기하는 거예요. 대안을 제시하면 서로 소통하기도 쉽고, 이렇게 되면 플로우가 명확해지면서 구조도 더 잘 보이거든요. 



Q. 좋은 방법들이네요! 두 분이 일을 해보니, 스타트업과 이전 직장 (중견 기업 또는 에이전시)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던가요? 


엠마 : SI 기업은 소위 ‘폭포수’ 방법론으로 기획 - 개발 - 디자인을 해요. 이미 개발해야 하는 에셋이 주어져 있고 거기에 맞게 출시하면 끝나죠. 스타트업은 그럴 수 없어요. 그렇게 개발을 하면 오히려 병목 현상이 발생하거든요. 시장 선점이 중요한데 그렇게 개발에서 묶여 있으면 진도가 안 나가서 회사 전체가 힘들어져요. 


또 다른 차이점 중 하나는 개발을 하는 환경 자체가 완전 다르다는 건데요, 이전에 저는 회사 구성원의 90%가 개발자인 환경에서 일했어요. 타 부서랑 업무를 해도 그걸 왜 해야 하는지 서로 이해 못 한 채 진행하는 경우도 많았죠. 


그런데 스타트업에서는 일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다양한 부서와 함께 고민해요. ‘같다’ 팀 같은 경우는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해서 일을 하는데요, 기획 - 개발 - 디자인 팀 각각 왜 이런 작업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서 훨씬 목표 지향적이죠. 물론 애자일 방식이 모두에게 좋은 것도 아니고, 디테일하게 챙겨야 할 것도 많은 게 사실이지만요, WHY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훨씬 일하기 편하죠. 


조이 : 에이전시에서 일할 때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마치 ‘단거리 달리기’ 같았어요. 그런데 스타트업에서는 그런 호흡으로 일하면 안 되더라구요. 스타트업은 우리 제품을 가지고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는 ‘장거리 달리기’에요.


그래서 ‘내가 이 회사의 비전, 프로덕트, 비즈니스에 얼마나 동의하는가?’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마음이 결국 오래 달릴 수 있게 하는 ‘오너십’이 되니까요. 

에이전시에서 일할 때도 속도감 때문에 재미있기는 했는데요, 단기간에 한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그 후에 디벨롭을 할 수 없는 게 아쉬웠다면,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는 “내가 지금 한 선택이 미래의 나에게, 우리 팀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이 부분을 계속해서 생각해야 하고, 그래서 하나하나 허투루 할 수 없는 게 분명 있어요. 


(함께 일하는 ‘같다’ 팀원들의 모습)


Q. 그렇다면 스타트업으로 취업이나 이직을 하고 싶은 분들이 염두하면 좋을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엠마 : 개발자 채용공고에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걸 좋아하시는 분’ 이런 말이 많이 쓰여있거든요. 저는 여기에 공감하지 않아요. 물론 개발 트렌드는 계속 새로운 게 나오고 이걸 공부하려는 자세는 중요하지만요, 신기술이라고 해서 무조건 필요하고 다 좋은 것도 아니거든요. 


유행에 따라 기술 스펙을 키워나가는 게 아니라, 우리 도메인에서 필요 충분한 기술인가? 내가 그 기술을 충분히 잘 알고 있나? 이런 부분이 더 중요할 때가 많아요. 그게 서비스에 안정감을 주기도 하고요, 사용 목적도 분명해야 나중에 유지 보수할 때 조금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정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너무 트렌드만 좇기보다는 나의 강점을 기반으로 어떤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해나갈 것인가를 꼭 고민해봐야 하고요, 반복적으로 이야기했지만 꼭 필요한 게 ‘애정’인 것 같아요. 기술적인 부분은 학습할 수 있어요. 그런데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마음은 학습이 안 되잖아요. 그게 우러나와야만 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다면 얼마나 그 서비스를 애정 하는가를 꼭 생각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조이 : 디자이너로서 스타트업에 잘 맞는 사람은 당연히 ‘손이 빠른 사람’ 일 것 같고요, 반대로 잘 안 맞을 것 같은 사람은 예술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지 않을까 싶어요. 내가 디자이너로서 만들고 싶은 아웃풋들에 대한 고집이 좀 강한 편이다, 싶으면 디자인 스튜디오로 가는 게 좀 더 잘 맞지 않을까요? 스타트업에서는 이것저것, 빠르게 시도해봐야 하는데 너무 본인만의 스타일이나 취향이 확고하면 서로 힘들겠죠. 



Q. 그럼 ‘같다’ 팀에서는 어떤 팀원들을 찾고 계시나요? 

조이 : 저희 디자인 팀은 얼마 전에 채용이 완료되어서요, 개발팀 외에 급한 포지션은 마케팅 팀이 아닐까 싶어요. 2년 차 이상의 브랜드 마케터를 만나고 싶고요, 전반적인 브랜드 마케팅 방향성 수립부터 다양한 마케팅 활동 기획 및 실행까지, 마케터로서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 최대한 서포트해드릴 예정이에요. 


다만 이 분야에서 어떻게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해나갈 것인가, 기존에 잘하고 있는 선례가 많지 않다 보니 막막하실 수 있는데요, 그래서 더더욱 새로운 길을 내가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있고 의지가 있으신 분이 필요한 자리 같아요. 


어쩌면 다른 케이스가 없다는 건 스스로 해볼 수 있는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마케터로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으신 분들을 환영해요! 


엠마 : 프론트엔드 개발자 계속 채용 중입니다! 당연히 필요한 기술 스펙을 보유한 분인지가 기본이고요. 계속 강조했던 것처럼 저희가 만들어가고 있는 ‘빼기’라는 서비스에 대한 애정, 이 산업을 혁신하고 싶은 의지가 정말 중요해요. 


기술 스펙은 Javascript, Typescript, React, NextJS 활용 가능하신 분이나 HTML, CSS 등 W3C 웹 표준, 반응형 웹에 대한 이해가 있으신 분, Redux, Mobx 등의 상태 관리 라이브러리에 대한 이해가 있으신 분이어야 해요. 


회사 전반적으로는 8시-10시 사이 자율출근제도, 빵빵한 간식과 무료 커피 제공 등은 기본입니다. (웃음)  건강하게, 함께 일할 분들을 찾고 있어요.


[‘같다’ 팀 채용 공고 보러 가기]



Q. 혹시 개발자 뽑으실 때 전공이나 연차 같은 것도 많이 보는 편인가요? 


엠마 : 아니요, 전공이나 연차보다는, 개발을 할 때 자신이 한 것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요.  최근에 입사한 팀원의 경우 디자인 베이스인데 부트캠프로 개발자 전향을 한 케이스거든요. 지금 저랑 같이 일하고 있어요. 그분도 스터디한 것에 있어서 정교하게 설명을 잘하셨기 때문에  채용이 된 사례입니다. 


내가 직접 개발한 게 맞는지, 면접 때 나온 질문에 대한 핵심을 잘 파악하고 의도에 맞는 대답을 해주시는지가 중요해요. 신입은 당연히 ‘신입’의 기준으로 보고요, 다만 내가 진짜 그 기술을 활용해 개발을 해봤는지를 잘 증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스타트업은 실무에 바로 투입이 되어야 하다 보니 이 부분이 더 중요한데요, 취업이나 이직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회사도 어떤 스펙을 가지고 지원자를 보는 것처럼 반대로 지원자도 회사가 어떤 스펙을 원하는가를 살펴보고 거기에 맞게 준비해보시기를 추천드려요. 생각보다 회사와 지원자 간에 스킬 스펙이 안 맞아서 탈락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Q. 혹시라도 이 인터뷰를 보고 있을 미래의 ‘같다’ 팀원에게, 앞으로의 비전과 마지막 어필을 한 번 더 해주신다면? 


조이 : 지금 저희가 시리즈 A에서 B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어요. 팀원 수도 곧 20명 정도 되어서 막 성장하는 시기이고요, 저는 이 스테이지가 여러 가지 시도를 마음껏 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 더 좋은 것 같아요. 본인이 하고 싶은 역할이 명확하다면 그를 마음껏 뽐낼 수 있는 환경이에요. 내가 스타트업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챌린지가 필요하다면 저희 ‘같다’ 팀도 눈여겨 봐주세요!


엠마 : 어필하고 싶은 거 있어요! 프로덕트 팀 (기획 - 개발 - 디자인 팀)이 사이가 좋은 거요! 이런 경우 진짜 흔치 않은데, 정말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서로의 입장을 많이 배려하기도 하고요, 일할 때 할 말은 하되 감정적으로 쌓아놓지 않고 쿨해서 더 사이가 좋은 것 같아요. 한 명 한 명의 역할이 얼마나 소중한지 서로 잘 알고 있기도 해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원팀으로 달리고 있어요. 이런 팀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큰 자산이 될 거예요. 


조이 : 저희는 지금 ‘대형 폐기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무엇인가를 ‘버릴 때’ 무조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해요. 저희가 만드는 게 업계 표준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만들고 있죠. 그 여정을 좋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엠마 : 개인적인 소망을 하나 더 덧붙이자면…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어떤 팀이 일 잘한다는 소문, 금방 금방 나거든요. ‘네카라쿠배당토’처럼 “이 팀이랑 일하고 싶다!”라는 소리를 듣는 게 목표예요. 그래서 더 좋은 개발자 분들이 많이 들어오셨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여성으로서 어떤 커리어 비전을 가지고 계신지, 그리고 나와 비슷한 스타트업 여성들에게 한 마디씩 해주신다면?


조이 : 저는 디자이너라면 다양한 각도에서 고려할 줄 아는, 그래서 ‘이유 있는 디자인’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심미적인 걸 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요. 그런 ‘이유 있는 디자인’을 할 줄 아는 디자이너로서 계속해서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좋았던 점은 모두에게 기회가 있다는 거였어요. 보수적인 문화의 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더 열려있고 내가 한 만큼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게 여성들에게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자신의 커리어 비전을 이뤄나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저도 그렇게 하고 있고요.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계속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엠마 : 사용자의 입장에서 개발을 하는 개발자가 되는 게 개인적인 목표예요. 그래서 개발자이지만 기획 아이디어도 항상 많이 내려고 노력하는 편이고요, 내가 개발한 서비스를 내가 가장 많이 써봐야 한다는 생각도 해요. 앞으로도 이런 사용자 중심의 개발을 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제가 이전 회사에서 일할 때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거든요. 사람들이 스타트업에 간다고 하면 ‘힘들겠다’는 말을 가장 먼저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 부분이 스타트업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어요. 빠른 시간 내에 내 기술 스펙을 확 늘릴 수 있는 환경이 개발자로서는 훨씬 좋은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내 개인의 성장만 하는 게 아니라 회사도 같이 성장하면 저도 좋고 회사도 좋잖아요! 내가 기여한 만큼 우리 회사의 성과가 된다면, 조금 힘들어도 그 과정이 쌓였을 때 그 또한 엄청난 성취가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힘들지만 해볼 만하다! 함께 해나가자! 이런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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