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영킹 Nov 28. 2017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게 운명같다는 그녀의 이야기

스타트업 여성의 일과 삶을 들여다보다, 첫 번째 만남 도빗의 구아정 님




처음 사람을 만났을 때 자기소개 어떻게 하시나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나, 'A 회사에 다니는' 혹은 'B 직무의 일을 하는' ㅇㅇㅇ입니다,라고 일 얘기로 자기소개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개인의 정체성에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뜻이죠.



이렇게 나를 소개할 때 일을 가장 먼저 이야기할 정도로 일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막상 일을 하고 살다 보면 내 일과 회사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는 힘든 거 같아요.


그래서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 - 스여일삶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많은 회사 중에 '스타트업'을 선택한 사람들, 그중에서도 대표나 이사, 혹은 창업가가 아닌 평범한 직원들,


그리고 결혼이나 육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나는, 우리는 왜 일을 하는지? 왜 그 회사에서 일하는지?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싶어서요.



코 끝에 스치는 바람이 부쩍 차가워졌던 11월의 어느날, 대망의 첫 번째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인터뷰는 '쉐어하우스'로 많이 알려진 콘텐츠 스타트업, 도빗에서 브랜딩 매니저이자, 기획 부장이자, 문화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구아정 님이 주인공입니다!



아정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코리아 콘텐츠 랩 17층 라운지!



아정님은 올해 9월, 도빗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7년이 넘는 기간동안 브랜딩 전문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했는데,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자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한 셈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자리에 앉자마자 회사, 일 이야기가 쏟아졌습니다.


가장 먼저 도빗이라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어요.


이직을 하기 전 고민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에요. 결국 안정성이냐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곳이냐의 문제더라고요.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첫 직장도 생긴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그때 당시에는 '스타트업'이라는 말이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스타트업'일 때 입사했더라구요.

작은 조직에 들어가서 성장 과정을 함께 하는 게 제 운명 같기도 했어요.



하지만 기존에 오랫동안 하던 브랜딩 컨설팅 작업과 콘텐츠 회사는 성격이 많이 다를 것 같았습니다.


그로부터 오는 힘든 점이 무엇인지 궁금했어요.



가장 어려운 점은 콘텐츠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존재라는 거예요.

저는 화장품 같은 소비재 브랜딩 컨설팅을 많이 했는데, 이런 소비재들은 눈에 보이는 요소가 있고 이를 분석할 수도 있었죠.

하지만 콘텐츠는 손에 잡을 수 없는데 어쨌든 존재하긴 하는 거잖아요. 이것을 분석해야 하다 보니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근본적으로 콘텐츠가 분석할 수 있는 대상인가? 싶기도 하고요. 전에 했던 일을 잘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충돌되는 부분도 많아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전에 했던 일 중 어떤 부분을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지, 막상 일을 해보니 차이점이 무엇일지 더 자세하게 듣고 싶었어요.



콘텐츠를 하나의 브랜드로 바라보고 콘텐츠 브랜딩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콘텐츠는 소비재에 비교하면 생명이 짧은 편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 하고, 그게 가장 어렵죠.

그리고 콘텐츠가 유통되는 채널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것도 기존엔 고민하지 않던 부분이라 낯설고요.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누구나 들어와서 볼 수 있는 채널이잖아요. 20대 후반의 직장인 여성을 타깃 하여 만들어진 화장품을 아리따움에서 판매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죠.





저 또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다 보니 이 얘기에 많이 공감이 갔습니다.


'아 이 콘텐츠는 대박 날 거 같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다'라고 생각하고 만든 콘텐츠가 미미한 반응을 얻거나

힘을 빼고 만들었던 콘텐츠가 오히려 대박이 난 경우도 많았거든요.



결과를 100% 예측할 수 없는 특징 때문에 콘텐츠 만드는 일이 재밌기도 하지만 힘들기도 한데요,

이것을 전문으로 하는 도빗이라는 회사는 어떨까 싶더라고요.


스타트업, 그리고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라면 누구나 일을 빡세게 하고, 야근도 많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도빗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정말로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가 잘 잡혀있어요.

9시에 출근해서 6시면 딱 퇴근하고요, 거기에 눈치 주는 사람도 없어요.

하지만 워라밸을 잘 지켜내기 위해서 근무 시간에 정~~ 말 열심히 일하기도 해요. 칼같이, 치열하게 일해요.

저는 회사에 출근에서 화장실에 한 번 갈 정도로 바쁘게 일해요. 야근을 할 바에는 아침에 좀 일찍 출근해서 하는 편이고요.

저는 이게 정말 좋더라고요. 건강한 느낌이에요.

개인 생활을 확실히 존중하고요. 일만 제대로 하면 출퇴근 시간 터치 안 해요.

보통 영상 콘텐츠 1개를 만들 때 1달 정도 시간을 잡는데 이게 넉넉한 일정은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해요. 다들 알아서 촘촘하게 쓰거든요.





그렇다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장점이 있을까요? 


어떤 사람이 스타트업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지 아정님의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스타트업에 가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생각지도 못한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도 꼭 생각해봐야 해요.

청소, 물품 관리, 살림 등 회사에서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어요. 스타트업에는 대게 관리팀을 따로 두는 경우가 없으니깐요.

이걸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으면 문제가 안 되는데, 구분 지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힘들 수도 있겠죠.

다만, 회사의 살림은 어떻게 하는지 차근차근 A to Z를 배우고 싶다면 스타트업이 잘 맞을 거예요.

만약 자신의 커리어에 최종 목표가 창업이면 스타트업을 경험해보는 건 좋을 거 같아요.

일을 어떻게 하는지, 프로세스가 무엇인지를 큰 기업에서 경험할 수 있으면 경험해보는 것도 좋죠.

아무튼 무작정 뛰어들고 보자, 할만한 데는 아닌 거 같아요.



이렇게 자신의 일, 회사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아정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앞으로, 미래는 어떻게 그리고 있을지도 궁금해졌습니다.


도빗이라는 스타트업 안에서 아정님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요?


도빗은 소위 말하는 '스타트업'은 아닌 거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인터뷰하려고 마음 먹었어요.

앞으로는 저희 회사 도빗 자체를 브랜딩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KBS라는 방송사 안에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프로그램이 있는 거잖아요?

그런 것처럼 도빗이라는 회사 안에 쉐어하우스라는 미디어가 있고, 개별 콘텐츠가 있는 거라고 보는데, 각각을 잘 브랜딩 시키고 싶어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아정님의 개인적인 생활을 잘 유지하는 선 안에서도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도 궁금해졌습니다.


아내나 엄마라는 중요한 역할을 떼어 놓고 이 꿈과 목표들을 이루기는 힘들잖아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솔직히 워킹맘이다 보니 워라밸이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저녁에 시간 보장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도빗이란 회사를 선택한 이유 중 그것도 무시할 수 없이 큰 부분을 차지했죠.

대신 그 시간을 지키기 위해 근무 시간에 아주 열심히 일해요. 놀기 위해 워라밸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워킹 타임에 정확히 해내고 싶어요.

아이와의 유대관계, 주요 양육자에 관한 말들이 많은데, 그러면서 '워킹맘'을 아이에게 해로운 일을 개인의 욕심을 위해 하는 것처럼 묘사되기도 해요.

근데 저는 원래 직장을 다녔던 사람이라면 특히 더 자존감을 위해서라도 여건만 되면 일을 계속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집안일을 하는 게 천직이고 꿈이었으면 그걸 해야죠. 하지만 엄마가 직업이 있는 게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분명 있어요.

물론 저도 시어머니가 아이를 안 봐주셨으면 아기 낳는 거 자체를 엄청 고민했을 거예요. 진짜 워킹맘은 우주가 도와야 해요. 아니 워킹대디들도 엄청 힘들죠.

하여튼 결혼과 육아가 너무 갈등, 부정적인 면에만 포커싱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모두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더 좋은 사람을 키우기 위해 애쓰는 거잖아요.



이렇게 회사 안에서의 나, 브랜딩이라는 직무 안에서의 나, 아내 또는 엄마로서의 나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그 무엇도 아닌 온전한 나 자신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정님은 의외의 대답을 해주셨어요.


모든 역할이 모여서 내가 되는 거잖아요. 굳이 따로 떼어 생각하지 않아요. 다 제 선택이잖아요. 그 선택지들 안에서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 것 같아요.

발전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기도 하고, 취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당분간은 미뤄뒀어요.

무슨 역할을 하느라고 나 스스로를 발전시키지 못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주어진 환경이 없다고 전제해도 크게 달랐을까? 내가 대학생이어도 그걸 할까? 생각해보면 아닌 거 같아서요ㅋㅋ

그렇게 미련 가질 필요 없더라구요.

그냥 편하게 생각하려고 해요. 주말에는 온전히 가족들과 보내고. 제가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먹고 싶은 걸 먹고요. 욕심부리지 않고요.

아, 온전히 나만을 위해 시간을 쓸 때는 마사지받을 때에요. 진짜 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가만히 있을 수 있어서 좋아요. 꼭 필요한 시간이에요.

원래는 혼자 영화 보는 것도 좋아했는데 이제는 그거 자체가 에너지를 쓰는 일 같이 느껴져요.

영화를 단순히 킬링타임 용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보면서도 해석하고 분석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어서요.

그래서 요즘엔 마사지 받기만!



이렇게 이런저런 얘길 하다 보니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습니다.


아기도 첫걸음을 떼기까지 무수히 많이 넘어지잖아요.

양육자는 그 옆에서 아이의 손을 잡아주기도 하고 때로는 큰 소리로 응원하기도 하면서 아이의 첫걸음을 돕고요.



출처: 도빗의 회사 소개 페이지



스타트업도 마찬가지 같아요.


좀 더디더라도, 내 자식 키우듯 애정을 갖고 성장을 지켜봐 준다면 그보다 서로에게 기쁜 일이 또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도빗은 전 회사의 성장을 지켜본 경험이 있고, 아이의 성장도 지켜본 경험이 있는 아정님을 만난 게 더욱 값지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로의 성장을 믿고 지지해주는 든든한 관계, 그러면서 돈도 잘 벌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으니 얼마나 서로한테 좋아요!



인터뷰가 끝나고 아정님 (좌), 함께 이야기 들으러 간 혜림님 (중간), 그리고 지영킹 (우)



도빗과 아정님의 성장, 미래를 기대하며 스여일삶의 첫 인터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모두 쑥쑥! 튼튼!하게 성장해서 나중에 그 성장기도 들려주세요~! :D


ps. 다음 번엔 사진 더 예쁘게 찍어요 -_-a ㅋㅋㅋ

 


매거진의 이전글 '스타트업 여성'의 이야기를 담는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