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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Sep 30. 2022

'완성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인 게 우리의 인생

2022. 09. 30 스여일삶 뉴스레터 에세이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쾌청한 9월의 마지막 주, 어떻게 보내셨나요? 혹시 소문을 들어 (?) 아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다음 달부터 스여일삶은 운영을 잠시 쉬어갑니다. 채널들이 하루아침에 폐쇄되고 없어지는 건 아니고요, 뉴스레터는 다음 주 10월 7일 자까지만 발행되고 휴재, 나머지 채널들은 오픈해두되 지금처럼 컨텐츠가 지속적으로 올라오지 않게 됩니다.


관련해서 자세한 내용을 브런치 매거진에도 올려두었으니 한 번 봐주세요! https://brunch.co.kr/@amandaking/332 요약하자면 저의 개인 사정 (출산 임박!!ㅋㅋ)도 있고, 여러 가지 상황 상 계속해서 커뮤니티를 지금과 같은 형태로 운영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어서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원히 끝날 게 아니라 잠시 쉬었다가 재정비 후 시즌 2를 모색해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내내 여러 가지 것들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기존에 입주해 있던 사무실에서도 나오기 위해 집기들도 중고로 판매할 수 있는 것들은 팔고, 나눔 할 수 있는 것들은 나눔을 하고요, 쌓여 있던 쓰레기들도 버리고 다 치웠습니다. 오늘부로 사무실 정리도 끝났습니다!


사실 스여일삶을 좀 더 본격적으로 운영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생각했던 것은 '10년은 하자!' 였거든요. 처음 스여일삶을 시작했을 때가 2017년이었는데, 그때 당시 스타트업 업계의 '여성'이 중심이 되는 모임이나 행사는 굉장히 적었고, 그것의 의미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기에 최소 10년은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이 딱 5년이 되는 해라서 그런지, 여기서 잠시 멈추기가 아쉽기는 하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보니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돌아보니 우리의 인생에는 죽는 날까지 '완성형'이란 없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어요. 창업도, 대표가 되는 일도 누군가는 '사업자만 등록하면 바로 창업가가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업자를 등록하는 것은 시작일 뿐, 이후에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레벨 업해야 진짜 '창업가'가 되는 거죠. 좋은 팀 만들기, 투자 유치, 사랑받는 서비스와 그에 걸맞은 매출도 달성하기.. 등등 사업자 등록 이후 해야 할, 그것도 매우 어려운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ㅎㅎ


곧 엄마가 된다고 생각하니 부모 역시 마찬가지더라고요. 아기가 태어났으니 출생 신고하면 바로 "짜잔! 당신은 이제 부모가 됐습니다!" 하는 것 같지만, 아기가 태어나기 전후로 준비하고 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아요, 임신을 하고 싶다면 그것을 준비할 때부터, 무사히 아기를 품었다고 해도 그 10개월 동안에 해야 할 검사와 알아야 할 것들은 왜 그리 많은지... 그리고 아기를 맞이하고 나서도 그가 먹고 자고 싸는 것들을 받아내는 하루하루가 쌓여야 진짜 부모가 되어가는 거잖아요.


완벽하지는 않을지언정, 그렇게 우리는 무언가 되기 위해 (becoming) 매일을 현재 진행형으로 살아야 하죠. 제가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도 그랬습니다. '스여일삶'을 만들었고, 대문짝만 하게 여기저기 스여일삶의 이름을 걸어놓고, 운영자로서 활동을 해왔지만 그렇다고 그게 커뮤니티 리더로서의 저를 완성시켜주었느냐? 아니었어요. 매번 새로운 챌린지를 마주하고 어떻게든 극복해나가고 또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커뮤니티 리더로서 성장해나갔던 것 같아요. 여전히 완성형의 커뮤니티 리더가 되었다고 할 수 없죠.


다른 사람들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큰 회사에 다닐 수도 있고, 창업을 해서 큰 회사를 만들 수도 있을 거예요. 저에게는 지난 5년에 엄청나게 대단한 네임 밸류나 경력이 남은 것은 아니지만,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경험과 사람들을 얻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쉬어 가는 것에 일말의 후회가 없습니다.


스여일삶의 시즌 1을 마무리하면서 보니 브런치 매거진에는 170개가 넘는 글이 쌓여 있고, 뉴스레터도 150편이 넘게 발행되었네요. 특히 뉴스레터의 경우는 설날이나 추석을 제외하고 매주 금요일에 발행했으니 딱 3년을 채웠나 봐요. 그래서 더더욱 '이제 쉴 때가 되었다!' 싶기도 하네요 ㅎㅎ



구독자 님, 다음 주에 진짜 진짜 굿바이 인사를 드리겠지만 미리 안부를 건네보아요.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에서, 그리고 각종 뉴스레터가 꽉 차는 메일함에서 스여일삶 뉴스레터를 클릭해주시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모쪼록 구독자 님의 일과 삶에 작게나마 반짝이는 영감의 순간과 스토리가 담겨 있었기를 바라봅니다 :)



혹시 스여일삶 뉴스레터를 구독하며 좋았던 기억들,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Goodbye 스여일삶 페이지에 들어오셔서 '응원 댓글'을 남겨주세요. 한 곳에 모아서 스여일삶 시즌 1 회고 페이지에 아카이브 해둘게요 :)


그럼 구독자 님, 주말과 월요일 개천절 공휴일까지 푹- 쉬시고 충분한 리프레시하시기 바라며, 다음 주에 봬요!

- Goodbye 페이지를 보니 여러 가지 감정이 밀려오는 지영킹 드림





이 에세이는 2022년 9월 30일자 스여일삶 뉴스레터에 발행된 내용입니다.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어요!

https://stib.ee/Z1C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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