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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ang Kim Sep 12. 2016

10. 과연 위험에 도전하는 정신을 장려해야 할까?

위험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한국에서 돌아온지 한달이 지났지만, 난 여전히 시차 부적응 자이다.... 여기시간으로 새벽5시, 한국시간으로는 오전 10시에 어김없이 기상..그러다가 어느 페북 친구분을 통해 올라온 피딩을 보았다. 세바시에 나온 어느 젊은 젊은 처자의 강의 였다.

자신의 무용담을 발표하는 젊은 처자 (출처: 페북 캡쳐)

이 젊은 처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대충 이런거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라. 위험을 두려워하지말고, 도전하라 젊은이여... 사실 이런류의 이야기는 기업가정신이나, 성공한 스타트업 CEO들이 흔히들 하는 강연의 단골 주제이다. 이러한 류의 강의를 들어본 청년들이나 젊은 사업가들이라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일 것이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언듯 드는 질문:


. 과연 이시대의 젊은이(혹은 청년사업가들)들이 과연 성공을 위한 위험감수를 겁내하는가?

. 과연 젊은이들에게 성공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라라고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가?


1. 미국과 한국의 전염병 대응 정책


물론, 여기서 말하는 이야기는 가상의 이야기이다. 그냥 소설(?)이니 사실여부에 집중하지 마시고, 문제 자체에만 집중을 하시라. 먼저, 대한 민국의 전염병 대응 정책이다:

대한민국 질병 대책 (물론, 가상임)

문제를 요약하자면, 한국의 대책에서 대책 A를 취하면, 600명중 200명은 확실하게 생존하고, 대책 B를 취하면, 1/3의 가능성으로 전부 생존할 수도 있다 (물론, 2/3의 가능성으로 모두 죽을수도 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할 것인가?


우선, 위의 한국 대책에 대한 결정을 하기전에, 미국의 경우를 한번 보자

미국의 질병 대책 (물론, 가상임)

요약하자면, 이런거다. 미국의 정책에서는 대책C를 선택하면, 600명중 400명이 죽고, 대책D를 선택하면, 33%의 확률로 전부 살수 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정책을 취할 것인가? 


위의 질문은 실제로 내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했던 질문들이다. 물론, 질문을 할때는 한국 대책 따로, 미국 대책 따로 선택 하도록 하였다. 미국 정책의 경우, 대다수의 학생들(80%이상)이 대책D를 선택하였다. 선택한 학생들에 이유를 물어보니,

400명이 죽느니, 차라리 위험을 감수하겠다.

였다. 어떤가? 여러분들도 대다수의 학생들과 의견이 같은가? 참고로, 한국의 경우는 A와 B를 선택한 숫자가 거의 비슷했다.


사실상, 위의 정책은 한가지 대책을 제외하고는 동일한 기대치를 갖는다. 중학교 수준의 평균값을 구할줄 아는 학생이라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대책A: 200명 생존
대책B: 역시 200명 생존: (1/3)*600+(2/3)*0 = 200
대책C: 역시 200명 생존: 600-400=200

여기서 보면 알겠지만, 프로그램 A~C는 사실상 동일한 기대값을 갖는다. 하지만, 프로그램D는:

대책D: 198명!! : (0.33)*600+(0.67)*0=198

즉, 4개의 대책들 중 가장 기대값이 낮은, 가장 선택하지 말아야할 정책이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학생(80%이상)들이 미국의 정책에서 대책D를 선택 했다. 그렇다, 요즘 젊은이들은 위험한 길을 택하지 않는 성향이 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모하리만큼 위험한 선택을 한다

는 거다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도 못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결과는 내가 실험 했던 집단만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실험을 했던 다른 데이터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과거에 비해 요즘 젊은이들은 위험적 요소의 선택을 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2. 정작 가르쳐야 할 것


위의 문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다른 한 같은 정책들에 대해서 젊은이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감성적이 되느냐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한다. 그리고는 그에 타당한 논리를 찾을려고 한다. 프로그램D를 선택했던 학생이 "죽느니, 차라리 위험을 감수하겠노라"했던 학생처럼 말이다. 정작 알아야 가르쳐야 할 것은 성공을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라고 젊은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것이 정확하게 파악

하고, 그게 정말 위험한 것이라면,

해당 위험을 피하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세바시 강연을 했던 처자가 유명해진 것은 위험을 감수했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운이 좋아서"였다. 


안전요원 경고한 지역은 틀림없이 위험한 곳이고, 되도록이면 가지 않는 것이 맞다. 물론, 거기 가서 살아 남을수도 있고, 원했던 뭔가를 얻을 수도 있다. 그렇다하고 해서 "위험의 확률"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즉, "위험의 확률" 자체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높을 수도 있고,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낮을수도 있다. 언론에서 잘치는 장난질 가운데 하나가, 이 위험의 확률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확하게 위험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말 위험한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왜곡된 위험성에 대해서 합리적인 의심을 할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감성적인 사고가 아니라, 수학적인 사고이다. 위에 언급했던 (물론, 가상이긴 하지만,) 미국의 대테러 정책의 예의 경우도 중학교 수준의 수학실력과 사고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올바른 선택을 할수 있는 문제임이도 불구하고, MBA과정을 듣고 있는 나름 가방끈이 긴 성인들 조차도 감정적인 선택을 해버린다.


요즘 넘치고 넘치는 강연들은 성공을 위해 위험에 도전하라고 가르치고, 올바른 판단을 위해 필요한 수학적/논리적 사고보다는 감성적인 사고를 강조한다. 과연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도 모르는체, 이러한 말도 안되는 무용담이 인기를 끄는게 씁쓸하기도 하고, 그나마,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받으며, 몇자 글적여 보았다.

뭣이 중헌지도 모르면서... (출처: 인터넷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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