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쏜살같이 흘러서 이 집에 산지도 벌써 3년 차이다.
사실 눈을 돌리면 바꾸고 싶은 것 투성이이다. 라디에이터를 없애고 바닥난방으로 돌리는 김에 바닥도 새로 하고 싶고, 부엌도 바꾸고 싶고 계단 아래 벽장을 만들고 싶기도 하고, 커피테이블을 바꾸고 싶고, 강아지 침대를 더 멋진 것으로 바꾸고 싶고, 뒷마당 쪽으로 집을 연장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1970년대에 지어진 이 오래된 집은 우리의 취향으로 꾸며져 아늑하고 포근하다. 오래된 래미네이트 바닥은 색이 어두워서 먼지와 내 머리카락을 잘 감춰주고, 모던하진 않지만 효율적인 레이아웃은 버리는 공간이 없도록 해준다. 전체적으로 천장이 높은 것도 장점이고 창이 큼직하게 있어서 해가 나는 날에는 환하게 들어오는 햇살이 따뜻해서 좋다. 남편의 외할머니가 유품으로 남겨주신 앤티크 피아노가 우리 거실의 분위기를 중후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부엌과 거실을 사이에 남편의 커피 바를 만든 것도 좋다.
생각해 보면 정 붙이고 살기 나름이다. 부족한 것만 보면 불만이겠지만 만족스러운 것을 보면 행복하다. 해가 나는 날 햇빛을 받으며 소파에 모로 누워 자는 강아지를 보는 것, 남편이 내리는 신선한 커피 향이 집안에 스미는 것, 사진과 소품과 식물들을 곳곳에 배치해 취향을 드러내는 것, 계절에 따라 꽃다발을 사서 집안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 뒷마당에 종종 등장하는 각종 야생동물을 탐색하는 것. 이 소소한 행복감이 집을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 준다.
이 집의 모습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기서 우리 가족의 행복한 기억을 쌓아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