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인테리어 하기 3

by 아마NL

이웃과의 트러블이 있고 그 뒤로 계속해서 우리 집은 공사소음으로 시끄러웠지만 이웃은 별다른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드릴이 바닥과 벽을 뚫는 소리가 일주일 정도 지나고 새로운 배관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붓고 마르기를 기다리는 며칠간은 오랜만에 소음 없이 조용해서 좋았다. 다만 집안은 공사현장으로 난장판이었지만 말이다. 배관 공사가 끝났으니 이제 타일을 붙이고 화장실 가구를 설치하는 일이 남았다. 타일 바르는데 하루, 마르는 데 하루, 약속 안 지키는데 하루 이렇게 해서 거진 이주만에 화장실이 그나마 제 모습을 갖추었다.


2층 화장실 마지막 날은 기억에 남는 것이 토요일이었고 이날 마무리를 하고 싶었던지 저녁 7시가 넘게까지 일을 했다는 것이다. 천장 등 다는 것이 뭔가 문제가 있는지 거의 한 시간을 씨름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돌아갔다. 다음날 남편이 달아서 마무리했다.


화장실의 첫인상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우리가 디자인했던 화장실이 구현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니 여기저기 하자가 보였다. 가장 큰 문제는 샤워실 문을 반대로 단 것이다. 안에서 샤워를 하면 막아주는 단이 문 바깥쪽에 있어 물이 다 샜다. 화장실 문 설명서에도 반드시 유리에 새겨진 글자가 똑바로 되도록 설치하라고 했는데 앞뒤를 바꿔서 설치한 것이다. 그리고 거울은 걸다가 뭘 잘못했는지 은박이 벗겨져서 거울에 검정 얼룩이 생겼다. 욕조 수전도 수평이 안 맞았고 변기 위 타일은 깨져있었다.


특히 샤워실 문이 가장 문제였는데 건식 화장실이 샤워를 할 때마다 물난리가 나니 여간 불편했다. 이 하자들에 대해 얘기를 했지만 우리는 이미 공사 대금을 지불한 터였고 그 뒤로 이 업체에게 연락을 받은 일은 없었다. 1층 화장실 공사가 남아있는 대도 말이다!!


1층 화장실은 예정대로 그다음 주에 시행할 계획이었다. 월요일에는 사람이 와서 철거도 다 했다. 그런데 그 뒤로 2주가 넘게 감감무소식인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연락을 해보니 일주일 뒤쯤 답장이 왔는데 아파서 못 갔다는 것이다. 사람이 아플 수도 있지만 비즈니스를 하는데 연락을 못줄 정도라니 핑계같이 들렸다. 아무튼 기다림은 거의 1달 넘게 지속되었고 우리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너희의 약속 불이행으로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공식 레터를 보냈다.


그리고 다른 업체를 친구를 통해 소개받았다. 학교에서 같이 일하는 친구였는데 최근에 이 친구도 집 리모델링을 했기 때문에 믿을만했다. 새로운 업체를 섭외하고 1층 화장실 공사 견적을 받고 공사 가능 날짜를 받은 것은 2달 뒤였다. 그리하여 5월 말에 시작했던 공사는 8월 말이 되어서야 마무리될 수 있었다. 정말 한국이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다행히 1층 화장실 공사업체는 큰 문제없이 공사를 잘해줬다. 그리고 전 업체가 잘못 설치한 샤워실 문도 다시 달아주었다. 이제는 물이 덜 샌다.



이로서 삼 개월간의 화장실 공사 대장정이 끝났다. 소감은 다시는 인테리어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부엌도 좀 바꾸고 싶었는데 이 일을 계기로 인테리어는 안 하겠다고 선언했다. 어쨌든 화장실은 예쁘고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