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통(育通)」 — 육아에서 얻은 통찰
둘째 아들(5세)과 등원길에 문득 물었습니다.
"현식아, 어린이집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야?"
늘 "몰라"라며 대답을 안하던 아들이 오늘은 조금 달랐습니다.
맥퀸 경주 놀이, 종이비행기 잡기, 그리고 또 하나.
이런저런 궁리를 하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신기했는데, 하원 후 아들은 실제로 그 세 가지를 모두 했다고 자랑하듯 들려주었습니다.
짧은 대화였지만 깊이 남았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묻고, 그것을 인식하게 하는 일이 아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큰 힘이 될 수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가 피어났습니다.
첫째 아들(9세)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윤식이는 어떤 것을 할 때 가장 즐거워?"
잠시 생각하더니 친구(O빈)와 놀 때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오늘 학교에서 책을 보며 함께 놀았다는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저도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나는 요즘 무엇을 좋아하며 살고 있지?”
곧장 대답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요즘은 웃는 법을 일부러 연습하고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농구 약속을 잡고 설레던 시간
코트 위에서 땀 흘리며 몰입하던 순간
경기가 끝난 뒤 서로의 플레이를 이야기하며 웃던 밤
하나의 사건이 만드는 즐거움은 단순한 한순간이 아니었습니다.
기대 → 경험 → 회상 → 공유로 이어지는 순환 속에서 삶의 리듬이 생기고, 다시 살아갈 힘이 채워졌습니다.
정혜신은 『당신이 옳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모든 감정들은 삶의 나침반이다. - p.100
그중에서도 즐거움은 배우고, 창조하고, 몰입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와의 대화는 그 나침반을 다시 꺼내주었고, 저는 깨달았습니다.
즐거움이야말로 하루를 움직이고, 삶 전체를 지탱하는 리듬이라는 것을요.
만약 제가 육아를 하지 않았다면, 이 깨달음까지 닿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육아는 저에게 즐거움의 순환을 다시 발견하게 해 준 길이었습니다.
아이와 나누는 짧은 대화 속에서 저는 여전히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조용히 묻고 싶습니다.
“오늘 당신이 느낀 즐거움 하나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