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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로네 Jan 02. 2024

11월의 이모저모


12월의 마지막 영업일에 이걸 쓰는게 무슨 일인가 싶지만.. 기록은 소중하니까, 새해는 또 다르겠지 :)






드디어 우승이다. 29년 만이라는, 내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그 날.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순간 기쁘긴 했지만 어떤 팬들처럼 울컥하는 감정은 없었다. 물론 한국시리즈 재패는 상징적인 느낌이 크긴 하지만, 나한테 더 값지게 느껴졌던 것은 정규시즌 우승이 아니었나 싶다. 3월 시범경기부터 11월까지 거의 매일같이 열리는 야구경기. 그 중에 과반을 이겨주는 팀이 되어 육퇴 후 하이라이트를 챙겨보는 기쁨을 한 해 내내 주었다는 점 만으로 이미 넘치게 기쁘고 감사한 시즌이었다. 야구 본 지 4년만에 우승을 맛본 우리 어린이는 이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알리가 없겠지.





아이와 경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작년 여름에도 기차를 타고 경주에 갔는데, 그때보다 훨씬 수월하고 평안히 즐긴 시간에 새삼 아이의 성장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작년에 경주에 왔다는 말에 아이는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가을 경주는 참 예뻤지만, 그보다 즐거웠던 것은 사진찍는 재미를 알게 된 아이와의 시간이었다. 아이가 찍어준 내가 제법 그럴듯해서 놀랐고, 같이 할 수 있는 즐거움이 많아짐이 행복했다.





날씨가 추워지자마자 열심히 트리를 검색해서 제법 큰 150cm 짜리를 들여놓았다. 지네전구도 풍성히 달고, 예쁜 오너먼트가 많다는 고터 상가도 일부러 찾아가서 하나하나 골라 달았다. 크리스마스 캐롤을 틀어야 하는데 블루투스 스피커가 고장나서, 스피커까지 장만해 매일 다른 캐롤을 틀어본다. 내 고양이 없이 맞는 첫 크리스마스, 자꾸 우울해지지 않게 밝음을, 반짝임을 자꾸 충전해본다. 분명 트리 잎을 잘근잘근 씹고, 오너먼트를 잡고 싶어서 안달이 났을 내 고양이. 선물처럼 다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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