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고령친화 커뮤니티 안에서는 가능할지도!
이 글을 클릭하셨다면 고령화 사회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진 분들일 거로 생각해요. 그렇다면 혹시 여러분도 이런 기분을 느껴보신 적 있으세요?
고령화 사회라는 큰 문제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어.
만약 공감하신다면 고령친화 커뮤니티 <각자의 나이듦>의 시작과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우실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이런 기분을 자주 느꼈어요. 현재 노인의 삶, 부모님의 노년 그리고 앞으로 나의 나이듦까지.. 여러 가지 문제들이 눈에 보이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느껴져서 막막하고 무력하고.. 주위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이 없으니,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없고 외로웠죠.
한편으로는 꽤 많은 분이 곳곳에서 고령화 사회와 노인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 고민의 흐름이 이어지거나 서로 연결되어 더욱 발전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런 마음이 '따로 또 같이 각자의 나이듦을 준비하는, 고령친화 프로젝트/커리어 커뮤니티'기획으로 이어졌습니다.
커뮤니티를 통해서 만나고 싶었던 분들은 이런 분들이었어요.
고령친화 커리어패스를 만들어 가고 싶은 분
시니어 서비스/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은 분
고령화에 대해 자신의 관점과 고민이 있는 분
그 관점을 콘텐츠로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분
사람들이 진짜 모일까? 라는 걱정은 기우였어요. 무려 전화 면접(?)까지 거쳐, 총 다섯 분을 모시고 커뮤니티를 시작했습니다. 고령화 사회라는 큰 주제 안에서, '고령친화 생태계' '청년/노인 세대' '노인과 기술의 관계' '노인의 식생활' '가족요양보호사' 라는 다섯 가지의 이슈가 모였죠.
7월부터 10월까지, 격주 금요일 저녁 7시~9시, 온오프라인을 병행하여 총 8회차의 모임을 진행했어요. 기획 초반에는 고령친화섹터와 각 이해관계자(돌봄 가족/노인당사자/종사자-기관) 입장을 스터디하는 형태를 기획했으나, 멤버들이 이미 고령화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관심 이슈를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각자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는 형태로 전환하여 운영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멤버들은 커뮤니티 운영 8회차 동안, 각자의 관심 이슈 내에서 봉사 활동 참여, 당사자(노인, 가족요양보호사)인터뷰, 제품 기획, 정책 스터디 등을 거치며 생각과 행동을 구체화했어요. 최종적으로 이 과정에서 얻은 관점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앞으로도 멤버들의 프로젝트는 이어질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멤버분들이 동일하게 언급한 후기는 <'나이듦' '고령사회'라는 주제에 대해 주변 사람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없었는데 멤버들을 만나 이런 갈증이 해소되었다>는 것이었어요. 나아가, <생각해 왔던 고령친화 프로젝트/진로를 시도해 보고 다음 진로 방향과 행동 단계를 성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하셨어요.
또 정말 감사하게도, 각자의 나이듦의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활동공유회까지 참석해주신(!) 잠재적 멤버분들도 계셨어요. 고령친화산업 종사자 분들이 어떤 필요를 느끼고 궁금해하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이 이야기를 기억하고 싶어서 길게 적어보았어요 :)
"노인 분야에서 약 7~8년이라는 시간 동안 작업치료사로 살면서 직접적으로 노인을 만나기도 하고 또 노인을 돌보는 보호자 및 종사자들을 만나며 '~게 하면 좋을텐데, ~게 너무 아쉽다, ~게 할 순 없을까?' 고민하고 아쉬웠던 것들이 많았는데 (...) 이렇게 고민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맞는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적으로 연구를 하고 내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 진취적으로 움직이는 모든 분들이 정말! 대단하고 멋있다고 느꼈던 시간이었어요. 좋은 분들과 인연이 되어 저 또한 저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하루였습니다!
"주간보호센터에서 막내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서비스 질을 높여 노인들의 삶을 더 개선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이런 이야기를 나눌 동료도 없고 업계 분위기도(..) 회의감을 많이 느껴왔다."
"나 혼자가 아니고 관심을 가진 분들이 있구나. 위안이 된다. 내년 커뮤니티에 기회가 되면 꼭 참여하고 연결되어서 많은 얘기를 공유하고 싶다."
"앞으로 초고령화 사회에서 현재하고 있는 일이 어떻게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연결될 수 있을지 궁금해서 왔다."
사실, 초반에 기획했던 운영방식(고령친화산업과 이해관계자 스터디)과 다르게 진행되다 보니 이 커뮤니티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한 순간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회차 후반부가 될수록 멤버들의 진지한 태도, 주고받는 피드백, 공유해주시는 후기를 들으며, 제가 상상했던 방향과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바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방향성을 정리해 보면,
1) 멤버들은 단순 고령화사회에 대한 관심으로만 모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문제해결까지 나아가고 싶어 하고 그래야 한다.
2) 이를 위해, 함께 하는 것은 효과적이다. 지지를 받으며 고민하고 실행해 볼 수 있다는 점과 혼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에.
3) 진심과 행동력을 갖추고 고령사회 문제해결을 도모하는 사람들과 그룹이 '연령에 상관없이' 모이면 좋겠다.
4) 나아가..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지 않더라도 함께 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도 찾아보자.
6) 조금 더 적극적인 고령사회 '문제해결형' '실행형' 커뮤니티를 시도해 보고 싶다.
가능성을 정리해 보면,
1) 커뮤니티의 형태라면, 각종 자원의 연결을 해내는 방법으로 고령화 사회의 여러 문제 해결..가능하지 않을까?
2) 고령화 사회 문제해결을 지속하고 자원을 연결하는 장을 만드는 실험이 되겠다.
3) 이를 위한 시스템, 환경은 무엇일까?
글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으니, 다음 글에서 위 이야기들을 조금 더 자세하게 풀어볼게요 :)
(나름대로 고령화 사회의 문제 해결에는 세 가지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 관점들과 집커뮤니티라는 모델에 겹쳐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우리들끼리 커뮤니티 한 번 열어봤다고..크게 바뀐 건 없잖아.."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어요. 진심일수록 더 쉽게 의기소침해지는 것 같아요. 혹시 여러분도 저와 같은 기분이 드는 순간이 온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이야기 나눠요! 동료가 생기니 좋은 점이, 이 진로를 지속할 수 있겠다는 지지와 응원이더라고요. 덕분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더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고령화 사회의 문제해결에 관심을 가지고 나만의 방식으로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계신가요? 이미 고령친화산업에서 일하고 계실 수도 있겠네요. 혹은 직접적인 나이듦을 경험하고 계실 수도 있고요. 여러분의 자리에서 경험하고 있는 나이듦이 궁금합니다. 언젠가 이야기 나눌 수 있겠죠? :)
ps. 커뮤니티 멤버까지는 아니지만.. 가볍게 <각자의 나이듦>과 연결되고 싶다면?
고령친화 뉴스레터를 구독해보세요! 나이듦에 친절한 영감, 뉴스레터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고령친화 커뮤니티 <각자의 나이듦>은
서울청년센터 성동오랑 커뮤니티 지원사업 '청년 기획자클럽'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