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보트 시대예보: 호명사회 강연 후기
그린보트에서 며칠 전 송길영 작가님의 ‘핵개인의 시대’ 강연을 흥미롭게 듣고, 이어 며칠 후 진행된 두 번째 주제인 ‘호명사회’ 강연도 다녀왔다.
‘핵개인의 시대’ 에서는 기술 발전과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며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 변화에 맞춰 개인이 유니크함을 가진 주체로 자리 잡는 것의 키워드를 강조했다.
‘호명사회’는 이와 연결된 키워드로, 세상의 변화에 맞춰 개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과거와 현재의 사례를 비교하며 흥미롭게 풀어냈다.
과거엔 오랫동안 함께 배우고 일하는 도제 시스템이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생산성이 경험치와 비례하지 않으면 조직이 개인을 쉽게 내보내는 구조로 바뀌었다. 또한, 테크놀로지가 모든 산업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기술을 소유하지 못하면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또한 AI는 처음엔 유용하지만, 경쟁 상황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기술은 매일매일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한다. 나만해도 불과 1년저에는 이 일을 손으로 했다고? 생각하면 그 비효율에 아찔한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매일매일 달라지는 환경 속에서, 관성적으로 일을 반복하는 것의 가치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결국, 생각하는 사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된다.
특히 이번 강연에서 흥미롭게 느낀 개념은 ‘유동화’였다. 과거 평생직장과 연공서열이 최고로 여겨지던 시절은 점차 판타지가 되어가고, 한 조직에서 커리어를 끝내는 대신 개인의 퍼포먼스에 맞춰 대우받는 시대가 찾아왔다.
옛날에는 손을 빨리 움직이는 사람이 우수사원이었지만, 지금은 생각을 빨리하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일을 잘하는 것은 그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각자 본인의 일을 어떻게 없앨 것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내일은 다시 내일 할 내 일을 없애는 것이 내 일입니다.
어쩌면 조금 더 편히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을 수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반대로 조금 더 생각하고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하고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더욱 많이 열렸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서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어떤 선택도 틀린 것은 없다고 본다. 다만, 이러한 변화와 흐름을 모두가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만큼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은 든다.
나는 누워있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다른 게 아니라 정말 같은 곳에 계속 앉아있으면 몸이 피곤하고 힘들어서 일을 누워서 하거나 볕이 잘드는 아늑한 공간해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마음과 별개로 나는 계속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고 시도해보고 싶다. 그럼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있게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고 실행하면 될 것 같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조금씩 가까워져 오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올해는 그렇게 더 생산성 있는 해를 보내기위해 노력해본다.
강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예시는 업계의 네임드 사례다. 저속노화 정희원 선생님 / 백년허리 정선근 선생님이 호명사회의 주인공이다. 두 분의 공통점은 키워드가 있고, 그 키워드가 사회 변화(고령화)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즉 사회가 원하는 키워드라는 것이다.
또한 키워드는 단순해야 하고, 조직이 아닌 나의 이름을 걸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의 뾰족한 키워드를 만들고 그것을 계속해서 나만의 콘텐츠로 만들어가며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그 과정들이 재미있고, 내가 저러한 포인트로 생각해볼 내용은 무엇일지도 고민을 헤보아야 할 것 같다.
항상 하고싶은 것이 많아 산만하게 가지를 뻗어왔던 삶을 정돈하고 나도 방향성 하나는 명확히 정하고 살아갈 수 있어야겠다.
작가님은 조직의 일원로서의 자신이 아닌, ‘나’의 전부를 온전히 ‘나의 이름’으로 설명하는 사회를 호명 사회라고 정의했다. 호명사회와 퍼스널브랜딩과의 차이는 단순히 유명해지느냐, 그 안에 신념과 가치관이 담겨있느냐의 차이다.
조직과 직책을 뺀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작가님은 까먹을지라도 꿈을 꿔야 그 지향점에 나를 정렬시켜서 획을 그을 수 있다고 하셨다. 또한 확실한 것은 방향을 가지지 않는 사람은 그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N잡을 하는 것은 좋지만 그걸로 나를 설명할 수 없는건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한 키워드였다.
소중한 내가 나를 지킬 때, 비로소 타인과의 관계는 확장됩니다.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니라, 사회에 돌려줄 때 호혜적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나의 삶이 남긴 의미 있는 족적이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호명사회는 조직의 이름 뒤에 숨거나 숨을 필요가 없는 사회를 말합니다. 세상이 점차 분절화되면서 개인이 한 일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새로운 사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호명사회의 이면에는 ‘조별 과제의 비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프리라이더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