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가이자 통찰가로 알려진 송길영 작가의 신간 '호명사회'는 개인의 정체성이 조직을 넘어서는 현시대의 변화를 예리하게 포착한다.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의 후속작인 이 책은 더 이상 조직의 이름으로 정의되지 않는 개인, 즉 '호명사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현대 사회는 급격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과거 개인의 정체성은 소속된 조직이나 기업의 이름으로 대변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개인의 브랜드 가치가 조직의 그것을 넘어서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트렌드가 아닌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평생직장'에서 '평생 직업'으로의 전환이다. 한 조직에 평생 소속되는 것이 더 이상 보편적인 경력 경로가 아니게 되면서, 개인은 자신만의 전문성과 브랜드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게 되었다. 이는 위기이자 기회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부상은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인 미디어, 인플루언서, 독립 전문가들의 성장은 개인의 영향력이 조직의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증명한다. 이들의 성공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시대적 흐름과 맞물린 필연적 결과로 볼 수 있다.
AI와 자동화 시대에서 개인의 차별화된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 저자는 이를 '작가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작가'란 단순히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창출하는 창작자를 의미한다.
실천적 함의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천적 전략이 필요하다:
1. 체계적인 아카이빙을 통한 개인 브랜드 구축
2. 전문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
3. 트렌드를 넘어선 본질적 가치 창출
이 책의 의의는 단순히 현상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사회에서 개인이 어떻게 자신의 가치를 정립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히 조직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와 방법을 심도 있게 다룬다.
'호명사회'는 현대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고자 하는 모든 전문가들에게 유의미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특히 커리어 전환점에 있거나, 독립적인 전문가로 성장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지침이 될 수 있다.
각성한 이들은 이미 아카이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단 그 아카이브는 자신을 위한 것으로, 상대에게 인정받기 위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가치는 연출된 한 컷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계속하기 위한 자기 독려, 그리고 그 성장의 과정을 기록한 흔적일 뿐입니다. 그리고 훈장처럼 남은 근육의 축적은 자신의 이름에 각오와 성실을 더해줍니다.
저마다의 독백이 각자의 이력과 포트폴리오로 켜켜이 쌓이면 각자의 선언은 세찬 비와 바람에도 좀처럼 무뎌지지 않습니다.
경력과 이력으로 점철되던 성긴 기록은 이제 매일의 조밀한 기록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이 기록이 차곡차곡 쌓여 스토리로 연결된 아카이브는 각자의 서사를 단단히 증거 합니다.
P. 289-292
이 지속의 일상에서 자신의 일은 작업이 되고, 자신이 만든 것은 작품이 됩니다. 작품의 전제는 유일해야 합니다. 작업을 하는 이를 작가라 부르기도 합니다. 생산을 모두 기계가 하는 시대에 우리는 모두 작가가 됩니다. 작가는 작품으로 이야기합니다. 조직에서 함께 한 일은 소모되지만 혼자 한 작업은 작품을 남깁니다. 그리고 그 작품은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남습니다.
P. 337 에필로그 우리 모두 작가가 되어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