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깊이있는 사귐
이번 여행에서 뺄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친구가 아닐까 싶다.
이번 여행의 목적이자 이유가 되었던 친구.
한때는 나도 연락처 수와 모임의 수에 목을 매던 적이 있었다.
누구보다도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자주 만나고, '발을 넓히기 위해' 얼마나 부단히 노력했던가.
다만 그런 것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깊이 있는 사귐'이라는 과정이 한 번 쯤은 필요하다.
'깊이 있는 사귐'을 한다는 건, 그런 친구를 사귄다는 건 그런 것 같다.
정말 몇 달, 몇 년 만에 만났음에도 '무슨 말을 해야하지?', '이 친구의 취향이 뭐더라?' 하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딱히 특별한 활동을 해야하지 않아도, 그냥 함께 바다를 보고 서 있으면서 조잘거리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
같은 것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더라도, 그걸 가감없이 서로 나눌 수 있다는 것.
내가 길을 잃었던 감천마을, 그보다도 복잡한 인생 길에서 길을 잃어 너무 힘들 때, 잠깐 함께 앉아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것.
새벽 두 시에 전화해서 '나 힘들어'하면 바로 뛰어나와주는 것도 낭만적이지만, 오후 네 시에 지나가듯이 '힘들다'하고 말했을 때 이를 기억해주는 친구가 있다면, 나름 성공한 삶 아닐까.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나는 내가 지금 참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이 고맙다. 내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Pictures by Amelia, Sony a5000, 16mm
부산, 여행을 적다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