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되어있는 빨강 조단 티셔츠
홀린 듯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저기 붙어 있는 세일 표시에 호흡이 빨라졌다. 높은 숫자가 쓰여 있는 곳부터 빠르게 스캔을 했다. 70%, 50%, 25% 이것도 아니고, 저건 사이즈가 작고 어디 있지 나를 홀린 그 옷은? 빨간 세일 표시를 포기하자 찾던 옷이 눈에 들어왔다.
살까 말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비슷한 티셔츠가 많은데, 여름도 끝나가는데, 사이즈가 좀 작나? ‘말까’를 위한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한국에 없을 텐데, 직구로 사면 더 비쌀 텐데, 사가면 정말 행복해할 텐데. ‘살까’를 위한 이유들이 나를 괴롭힌다. 한동안 옷을 만지작 거리다가 ‘말까’를 선택하고 매장에서 나왔다.
음식을 공수하러 푸드코트를 둘러보다 프레쉬 당근 주스 앞에 발길이 멎었다. 내 사랑 당근주스!
‘당근주스 플리즈’
‘왓 사이즈?’
‘라지!’
’라지?‘ (놀란 표정)
‘ 응!’
놀란 직원은 거대한 컵에 주스를 갈아 담기 시작했다. 당근이 수도 없이 들어갔다. 하나 둘 셋... 열... 스물.. 세기를 포기했다. 직원이 놀란 이유도 알게 되었다. 금액을 확인하지 못 한 나는 뒤늦게 날아온 문자 메시지로 라지 사이즈 당근 주스의 가격을 확인했다.
[Web발신]
신한체크해외승인 08/16 10:52
CAD 15.00
5분 넘게 고민했던 어린이의 조단 티셔츠는 20불이었다. 한 손으로 들고 있기 무거운 당근 주스를 그 보다 더 무거운 마음으로 쪽쪽 빨며 호텔로 돌아왔다.
빨강 조단 티셔츠가 뱃속에서 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