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편영화사의 중요한 작품 304편 리스트 공개 예
벌써 까마득한 시간이기도 한데요, 한국영화 100년이었던 2019년 인디스페이스에서 나름 참신한 기획을 하나 했습니다. 한국영화 100년이니 단편영화의 지난 역사도 정리해 보자는 기획이었습니다. 이름하여 '단편영화의 시간: 작품으로 보는 한국 단편영화사' 프로젝트였습니다.
한국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단편영화는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는 기획이었고, 단편영화와 관련된 중요한 사건들도 정리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인디스페이스만 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으니, 우리나라 단편영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하는 인디포럼작가회의에 공동 참여를 제안했고, 현재 단편영화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단편영화배급사네트워크에도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이 세 개의 단위가 주최하는 사업으로 '단편영화의 시간'을 진행했습니다.
2019년 내에 정리해서 발표하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2020년에 협찬이나 후원을 받아서 발표하자고 생각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가 발생했습니다. 협찬받을 곳도 후원받을 곳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단편영화의 시간 프로젝트는 긴 시간 발표되지 못했고, PC에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고, 단편영화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을 정리하는 일들은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기획하고 추진한 지 5년 만인 올해 드디어 단편영화의 시간 리스트를 공개합니다.
한국독립영화협회가 발간하는 [독립영화]지에 우선 게재합니다. 그리고 더 많은 분이 리스트를 보실 수 있도록 다른 영화기관에게도 협조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결과물이 이렇게라도 정리되어 발표된다니 뭔가 다행스럽기도 하고, 원하는 대로 발표하지 못해 아쉽기도 합니다. 책자가 발간되면 다시 알려드릴게요.
2019년 설문을 진행한 ‘단편영화의 시간’의 작품 추천에는 모두 66명이 참여했고, 추천받은 작품은 1,123편이었습니다. 이중 상영시간 60분을 넘는 영화를 제외하면 1,086편의 영화가 추천되었습니다. 이번에는 3명 이상이 추천한 영화 304편의 목록을 발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체 리스트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천 수가 한두 명인 경우 중 많은 경우는 작품의 가치가 낮기 때문이 아니라 본 사람이 많지 않아서이거나 공개 당시 단편영화를 많이 본 분들을 추천위원으로 섭외하지 못한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1,086편의 리스트도 발표할 기회를 만들어서 발표하겠습니다.
작품 리스트와 함께 한국 단편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기록한 '한국 단편영화의 연대기'도 함께 공개합니다. 단편영화와 관련해서 그간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한 번에 파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작업도 정말 긴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뭔가 시원섭섭하네요.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원승환
서울 홍대입구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산업과 독립․예술영화, 글로벌 영화산업에 대해 글을 씁니다. 일반적인 관점과 다른 관점의 글을 쓰고자 합니다. 과거 글들은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