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플랫폼사들은 자체적인 서비스 질 향상을 목적으로 승객이 택시 하차 이후 직접 기사를 평가할 수 있도록 ‘별점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 T, UT(우티), i.M (아이엠) Taxi 플랫폼사의 경우에는 승객이 택시 하차 후 3일 이내에 1회 기사 평가가 가능하다. 이는 택시 이용 직후 곧바로 평가를 제출하지 못한 승객들에게 추가적인 평가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3일 이내에 제출된 피드백이 비교적 신뢰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승객의 솔직한 피드백만큼이나 서비스 개선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에, 플랫폼사들의 입장에선 반드시 승객 피드백을 필요로 한다.
금일은 카카오 T, UT, i.M Taxi 플랫폼사들이 승객들의 적극적이고 솔직한 피드백 수집을 위해 어떠한 고객 경험(UX)을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Q. 택시 플랫폼사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고객의 피드백 참여를 유도하는가?
승객은 목적지 도착 후 곧바로 기사에게 별점을 부여할 수 있다. 물론 승객 입장에서는 피드백 참여 시 별도의 혜택이 없고, 낮은 점수 부여 시 발생할지 모르는 껄끄러운 상황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피드백을 주저하기도 한다. 승객의 이러한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 개의 택시 플랫폼사들은 공통적으로 # 익명 시스템 # 피드백 수집 목적 안내 # 피드백사용성 제고 전략을 적극 활용 중이다.
# 익명 시스템
우선 세 플랫폼사 모두 공통적으로 승객이 별점 부여 시 이는 익명으로 처리된다는 내용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익명 피드백은 승객으로 하여금 보다 더 솔직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며, 혹여나 승객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한 우려 또한 해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익명’이라는 단어만으로는 결코 승객의 불안을 100% 해소시키지 못한다. 승객이 제출한 피드백이 기사에게 직접 전달이 되는지, 그리고 전달이 된다면 전달되는 시점 또한 명확히 기재가 되어 있어야 한다. 만약 승객이 하차 직후 솔직한 피드백과 별점을 부여했는데, 해당 내용이 곧바로 기사에게 전달된다면 이는 기사 입장에서 충분히 어떤 고객의 평가인지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승객의 우려점을 해소하기 위해 우선 UT에서는 평가 수집 이후 ‘일정 시간 이후에 반영’이 된다는 내용을 함께 기재해 놓았다. 카카오 T의 경우에는 애초에 고객 피드백은 기사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언급하고 있다. 반면, i.M Taxi의 경우 익명으로 처리된다는 언급 외에는 별도의 부가 설명이 없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택시 하차 직후 다음과 같은 화면과 메시지가 노출됨:
ii) 피드백 수집 목적 안내
세 개의 택시 플랫폼사 모두 고객의 피드백 수집 목적을 명확히 안내하고 있다. 결국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 수렴하여 전체적으로 더 좋은 서비스로 개선해 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피드백 수집 목적을 명확하게 안내해 승객들을 이해시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목적은 승객 스스로가 피드백에 참여할 만큼의 충분한 동기로는 작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카카오 T와 i.M Taxi의 경우 고객이 피드백 참여 시, 전체적인 서비스 품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이는 승객이 얻게 될 가시적인 혜택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UT의 경우 고객이 피드백 제출 시 ‘평가를 통해 더 좋은 기사님을 만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승객이 이후 직면하게 될 긍정적인 경험에 대해 상기시키고 있다. 물론 단순해 보이는 이 언급이 앞선 두 플랫폼사 대비해서 큰 차이가 없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분명 차별화 포인트가 존재한다. 결국 ‘전체적인 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목적은 승객 입장보다는 플랫폼사가 원하는 희망사항에 가깝다. 따라서 승객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이상적이고 먼 얘기로 다가오기 마련이며, 이보다는 평가에 참여하게 될 경우 이후 스스로에게 확실한 혜택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iii) 피드백 사용성 제고
피드백을 하기로 마음먹은 승객이 최대한 빠르고 간편하게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세 개의 플랫폼사 모두 화면 자체를 매우 단순하게 설계해 두었다. 우선 카카오 T와 UT의 경우 1점 단위로 최대 5점까지 별점 평가가 가능하며, 선택한 별점에 따라 선택 옵션들이 다르게 노출된다. i.M Taxi의 경우 0.5점 단위로 평가가 가능하며, 5점을 제외한 나머지 별점에서는 동일한 평가 옵션을 제공한다.
[별점 1점]
우선 카카오 T의 경우 1점 선택 시 ‘어떤 점이 불편하셨나요?’라는 문구와 함께 여러 가지 불만 옵션이 선택 가능하며, 필요시 직접 입력도 가능하다. 특히, 카카오 T에서는 1점 선택 시 ‘이 기사님 다시 만나지 않기’를 적용할 수 있는데, 이는 부정적인 경험을 한 승객이 이후 같은 기사를 만나지 않도록 고객에게 높은 자유도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UT의 경우에는 1점 선택 시 ‘최악’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키워드가 제시되며 카카오 T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카카오 T와는 다르게 필요시 하단에 칭찬할 점 또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고객에게 유연성(Flexibility)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1점을 선택한 승객이 긍정 평가를 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유용해 보였다. UT에서도 카카오 T와 동일하게 ‘기사님 다시 만나지 않기’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 모습도 확인 가능했다.
i.M Taxi에서는 0.5점에서 4.5점까지 모두 동일한 화면을 노출시키는데, ‘고객님 불편사항이 있으셨나요?’라는 문구와 함께 여러 가지의 불만 관련 선택지가 제공된다. 주어진 선택지 외에는 승객이 직접 의견을 기입할 수 있는 공간은 별도로 제공되지 않았다.
[별점 2~3점]
이후 별점 2~3점에서는 카카오 T의 경우에는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을까요?’라는 동일한 문구와 함께 일부 선택지만 다르게 제공한다. 또한 별점 1점 때와는 다르게 자유 기입란에는 불편사항보다는 ‘추가 개선사항’을 기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UT에서는 2점 (나쁨), 3점 (아쉬움) 등의 각기 다른 타이틀과 함께 문제로 느껴졌던 부분, 아쉬운 점과 관련한 옵션이 제공된다. 특히, UT에서는 기사님 다시 만나지 않기 옵션을 2~3점 화면에서도 제공하여, 고객에게 추가적인 자유도를 제공하고 있다. 별점 1점 부여 시에만 해당 기사를 만나지 않을 수 있도록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 T와는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이었다.
승객 입장에서 기사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사의 특정 운전 스타일이나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이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 T에서는 별점 1점을 부여하지 않는 이상 ‘기사님 다시 만나지 않기’를 선택할 방법이 없다. 결국 UT에서는 별점 측면에서 기사에게 끼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해당 기사를 다시 만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유용해 보였다.
[별점 4점]
별점 4점에서는 카카오 T에서는 ‘어떤 점이 좋으셨나요?’라는 문구와 함께, 긍정적인 답변을 할 수 있는 옵션이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UT는 ‘좋음’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긍정 관련 선택지가 제공되며, 앞서 3점 이하 화면들과 유사하게 4점 화면에서는 하단에 아쉬운 점 보기를 추가 선택지로 제공하고 있다.
[별점 5점]
별점 5점은 공통적으로 해당 택시 기사에게 대부분 만족했다는 의미로써, 카카오 T에서는 긍정 관련 선택지가 제공됨과 동시에 추가로 좋았던 점을 직접 기입할 수 있다. 특히 별점 5점 부여 시 ‘기사님 또 만나기’ 선택지가 제공되는데, 해당 기능을 선택할 경우 이후 동일한 기사를 만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UT의 경우 타이틀만 ‘최고’로 표현되어 있고 4점에서의 화면과는 큰 차이는 없었으며 카카오 T와는 다르게 이후 동일한 기사를 만날 수 있는 선택지는 제공되고 있지 않았다.
Im taxi의 경우 별점 5점 부여 시, 별도의 이유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물론 승객이 편하고 빠르게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입력해야 할 정보를 최대한 단순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이후 글에서도 다뤄질 내용이지만, 실제로 일부 기사들의 경우 고객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이 부분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듯 보였다.
마무리하며
택시 플랫폼사들은 전체적인 서비스 질 향상을 목적으로 고객으로부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수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승객들의 적극적인 피드백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피드백 수집의 명확한 목적성을 안내할 뿐만 아니라 익명성 보장, 평가 시 드는 소요시간 및 편의성을 제고해 놓은 것도 인상 깊었다. 특히, 부여하는 별점에 따라 각기 다른 선택지와 옵션을 제공하여 고객의 상황에 맞춰 쉽게 피드백을 제출할 수 있도록 설계해 놓은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앞서도 잠깐 언급을 하였지만 실제로 택시를 이용하다 보면 친절한 기사님에게 추가적인 보상을 해드리고 싶은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이는 물질적 보상보다는 힘내시라는 메시지 정도가 될 수도 있을 법하다. 물론 플랫폼사 입장에서는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기사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선택지로 함께 마련해 놓으면 어떨까 싶다. 피드백이라는 것은 긍정과 부정적 내용이 적절히 전달되어야 실질적인 ‘동기부여’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별점 관련해서 기사님들께서 경험하고 있는 고충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다뤄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