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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ight coco Jul 26. 2021

진짜 문제를 찾는 법(UX)

ㅣ 당연한 것을 당연시 여기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6 min read. *이런 분들이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해답을 내는 데만 익숙해 있고 문제를 찾는 데는 아직 익숙하지 않으신 분

진짜 문제를 발견하기 위한 3가지 단계를 알고 싶으신 분

차별화된 UXer의 자질을 갖추고 싶으신 분

 (보너스) *실제 유저의 음성을 들어보고 싶으신 분


좋은 해답 찾기 vs 진짜 문제 찾기

사람마다 견해의 차이가 있겠지만, 차별화된 UXer가 갖춰야 할 자질 중 하나는 ‘좋은 해답’을 제시하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진짜 문제’를 정의할 줄 아는 것이다.


이미 정의된 문제는 주변의 새로운 것들을 접목시키다 보면 나쁘지 않은 해결책을 고안해 낼 수 있다. 하지만 곧이어 시장에는 ‘우후죽순’이라고 표현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유사한 모습의 제품/서비스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따라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들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문제 해결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남들이 여전히 발견하지 못한 고객들의 ‘진짜 문제’를 찾는데 힘을 쏟고 있다. ‘진짜 문제’를 찾게 될 경우 고객 스스로가 인지하고 있지 못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 스스로가 고객을 창조’해나갈 수 있게 된다. 대표적으로 과거 고객들이 더 빠른 말을 원할 때 헨리 포드는 ‘모델T’의 고객을 창조해 냈으며, 사람들이 더 화려한 2G 폰을 원할 때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의 고객을 창조해 냈다.


진짜 문제를 찾는 역량은 결코 쉽게 길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가 정리한 진짜 문제 발견 법 3가지 단계를 꾸준히 연습한다면, 차별화된 UXer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례] 편향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택시 기사들은 모두 단거리 운행을 싫어해”

채 2km가 안 되는 거리에 목적지가 있었지만,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는 우리를 인근 택시 승강장으로 인도했다. 하지만 단거리 이동이라 기사님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인들의 우려에 못 이겨 결국 우리는 지하철을 택했다. 사람들은 보통 이처럼 택시 기사님들은 ‘단거리 승객을 싫어한다’는 확고한 편향(Mental model)을 지니고 있다. 물론 이러한 편향은 과거 승차거부를 당했거나, 운행은 해주셨지만 기사님의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이러한 편향이 한 번 생기고 나면 이를 스스로 자각하거나 깨기가 쉽지 않아, 이후 충분히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이용하지 않게 되면서 단거리 운행을 하시는 택시 기사님들까지 피해를 입게 된다.


<택시 승강장에 대기 중인 택시들의 모습>


물론 상황이 어찌 되었든 돈을 내고 정당하게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에게 부정적으로 대하는 행동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이 상황을 경험한 UXer라면 어떤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택시 기사가 문제니, 승차거부 시 시민들이 직접 빠르게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할 수도 있겠지만 큰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UXer라면 문제라고 판단되는 것에 대한 해답을 곧바로 모색하기 이전에 해당 문제가 ‘진짜 문제’인지부터 확인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마치 사람이 아플 때 곧바로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의사가 사전에 면밀히 진단하는 과정과도 유사하다.


진짜 문제를 찾기 위한  3가지 단계

진짜 문제를 찾는 과정은 반문하기- 관찰하기- 펼쳐보기 3가지 단계로 정의해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은 앞선 사례처럼 눈에 보이는 현상을 곧바로 문제로 정의하지 않는 것과, 진짜 문제가 정의되기 전까지는 해답을 미리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해답을 미리 생각하게 될 경우 열린 사고를 하지 못하게 되어 진짜 문제를 포착하는 과정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문하기: 당연한 것을 당연시 여기지 않는다

관찰하기: 반문한 내용을 직접 확인한다

펼쳐보기: 주변 맥락을 함께 들여다본다

유의사항   

 표면적으로 보이는 현상 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향을 곧바로 문제로 정의하지 않는다.

 진짜 문제가 정의되기 전까지는 해답을 미리 생각하지 않는다.


1. 반문하기: 당연한 것을 당연시 여기지 않는다

‘진짜 문제’를 찾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생각과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왜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물론 쉴 새 없이 질문이 이어지는 아이들만큼은 어렵겠지만, 어린아이 시선에서 현상을 보고자 하는 태도는 분명 도움이 된다. 물론 자신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빠르게 얻기는 힘들겠지만, 평소 당연한 것을 당연시 여기지 않으려는 반문하는 태도는 ‘진짜 문제’ 발견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자세가 된다. 만약 반문하는 자세가 선행되지 않고 늘 현상 그대로만 받아들인다면 이 세상에는 혁신적인 제품/서비스가 새롭게 출시되어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 아빠 어디가_ 종혁 아들 준수의 ‘왜?’ 질문 세례_ 출처: 옛능 : MBC 옛날 예능 다시보기 >

지인들은 ‘택시 기사들이 단거리 택시 운행을 싫어한다’는 편향을 가지고 있었고, 깊게 파고들지 않더라도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에 가까웠다. 하지만, 모든 기사님들이 단거리 운행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단정 지을 수 없었고, 또한 단거리 운행에 대한 선호도를 낮추는 주된 요인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2. 관찰하기: 반문한 내용을 직접 확인한다

진짜 문제를 찾기 위한 두 번째 단계는 자신이 앞서 반문한 내용을 현장 검증을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생생하게 관찰된 내용은 누군가에 의해 해석되거나, 정제된 상태가 아니므로 이후 보다 더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물론 간단한 데스크 리서치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인지 파악하는 것과 현장에서 사용할만한 주요 질문 항목을 미리 고려할 수 있다면 더더욱 효과적인 관찰을 진행할 수 있다.  

< 사전 데스크 리서치 예시: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단거리 운행 택시 관련 불만 글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음>


또한, 관찰하기 단계에서 많은 UXer가 가지고 있는 습관 중 하나는 바로 체계적인 리서치 수행 계획을 세우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식 프로젝트가 아닌 평소의 ‘진짜 문제 찾기’ 역량을 기르기 위한 본 과정에서만큼은 계획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실제 관찰에 더 많은 시간을 쏟기를 권장한다. 진짜 문제를 찾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만 있다면 관찰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수행 가능하며 남들이 계획 세우는데 몰두해 있을 때 현장에서 한 명이라도 더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늘린다면 더 풍부한 고객 인사이트를 수집할 수 있다.


최근 택시를 이용하면서 기사님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최대한 자연스러운 응답을 듣기 위해 ‘요즘 손님은 많은지’와 같은 기사님의 근황을 묻는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대화 물꼬를 틀었다. 또한, 단거리 운행에 대한 기사님의 순수한 의견을 듣고 싶어 유도 질문을 최대한 배제하였다.



3. 펼쳐보기: 주변 맥락을 함께 들여다본다

세 번째 펼쳐보기 단계에서는 여전히 관찰하기에 집중하면서도, 단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맥락을 함께 짚어보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여기서의 ‘전체 맥락’이라 함은 보고자 하는 현상과 연관되어 있는 전후의 상황과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함께 펼쳐 보는 것을 뜻한다. 보통 경영에서는 이러한 분석 과정을 이해관계자 관계 조망도 (Stakeholder Map)라고도 부르는데, 진짜 문제는 결코 한 가지의 상황과 사람으로부터만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택시 기사님의 단거리 운행 관련 보이스 *목소리 변조 처리 하였음>


택시 기사님과 여러 대화를 이어가던 중 ‘단거리 운행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택시 기사님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짧은 거리 운행을 싫어한다기보다 승객의 픽업 및 하차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기사님의 기분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골목골목을 깊게 들어가야 하는 접근성이 낮은 장소에서 승객을 픽업한 이후, 유동인구가 현저히 떨어지는 지점에서 하차하는 경우 이후 손님을 빠른 시간 내에 태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막연함이 기사님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는 것이다. 결국 승객 입장에서는 일회성의 운행이지만, 기사님들 입장에서는 늘 ‘운행 이후의 운행’을 자연스럽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었던 것이다.


<승객이 경험하는 단거리 운행 vs 택시 기사가 경험하는 단거리 운행>


특히, 주요 택시 승강장에 길게 대기 줄을 서는 기사님들의 경우, 자신들이 오래 대기한 만큼 확실한 보상을 얻고자 하는 심리가 내면에 강하게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간혹 자신들이 기다린 시간 대비해서 단거리 승객을 태우게 되는 경우, 운행 이후 또 한 번의 긴 대기를 해야 하는 막연함이 표정으로 드러나는 것이었다. 결국, 택시 기사들은 늘 운행 대비 기회비용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계기를 통해 보통의 택시 승객들은 ‘단거리 이동 시 택시 이용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존재한 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택시 기사님과 직접 대면하여 운행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수락은 하더라도 이동 과정에서 눈치를 보게 되진 않을지 등의 불편한 상황 자체를 애초에 직면하고 싶지 않아 했다. 쉽게 말해 정당한 돈을 내고서도 불필요하게 일어날 수 있는 감정 소모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글을 마치며

일상에서 우리에겐 이미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되어, 진짜 문제로 발견되지 못한 채 넘어가는 것들이 여전히 너무 많다. 오늘 사례에서도 ‘택시 기사들은 단거리 운행을 싫어한다’는 사람들의 편향을 반문하는 데서 시작했지만, 관찰, 펼쳐보기 등을 통해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진짜 문제점’들을 포착할 수 있었다.


택시 기사들은 긴 기다림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만족, 운행 이후의 운행 건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심적 부담이 해결되어야 할 주요 문제로 판단되었다. 승객들에게는 불필요한 감정 소모 없이도 편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전달하는 것이 주요 해결 과제로 보였다. 이렇게 진짜 문제점이 보일 때서야 각각의 관련 기업들이 어떻게 해당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도 자연스럽게 연결 지어 확인해 볼 수 있다.


지금도 더 뛰어나고 훌륭한 해결책을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일 많은 동료 UXer 분들은 잠시만 하던 작업을 내려놓고, 자신이 해결하고 있는 문제가 정말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진짜 문제’인지 고민해 보면 좋을 듯하다.


이후 글에서는 필자가 앞서 언급한 문제점들을 카카오 T 블루 서비스에서는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 살펴보고, 여전히 미해결 되고 있는 문제점들은 무엇이 있는지 자세히 확인해볼 예정이다.


By insight.c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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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피터 드러커 이미지 = https://m.khan.co.kr/feature_story/article/201606132039005#c2b

포드 모델 T 이미지= http://www.epnc.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548 

아이폰 이미지 = https://estimastory.com/2013/10/05/therebeaniphone/

준수 이미지 = https://www.youtube.com/watch?v=0vByB8l6t0E

MBC130106 등 방송 옛능 : MBC 옛날 예능 다시보기

택시 일러스트 =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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