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뒤에 숨은 불안을 직면할 때, 비로소 우리의 인생은 반등합니다
매주 토요일. 과거 기록에 대한 경험의 기록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는 내용들로 찾아뵙겠습니다.
3/21일(토)의 아카이브는 바닥 아래 지하실이 있다는 걸 확인하는 과정에 대한 내용입니다.
구매대행의 늪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직 디지털노마드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습니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과거에는 간절함이 없어 쉬운 줄 몰랐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간절하기에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하며 한동안 거리를 두었던 주식. 그중에서도 차트분석에 빠져든 결과는?
[바닥 아래 지하실이 있다는 걸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경험해 보니...]
44세, 서울에 거주하는 3년 차 직업상담사. 겉으로는 타인의 진로를 설계해 주지만, 최저시급 수준의 급여와 멜버른에 있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라는 키워드로 SNS에서 보이는 이미지와 동일시하며 시작했던 구매대행의 실패를 "현명한 손절"이라 위로하며, 다음 선택지로 '주식 시장'을 택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약 000만 원의 손실을 "비상금으로 커버 가능한 수준"이라 스스로를 위로하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복구할 수 있다는 근자감에 빠져있었습니다. 운 좋게 수익을 본 TQQQ와 S&P500 ETF의 적립식 매수의 경험과 수익률을 실력과 참을성의 결과라 믿으며, 하워드 막스의 경고보다는 화려한 차트 분석 기술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만큼 공부했으면 서울대 갔겠다"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흘려보내며, 차트의 파동 속에 매몰되었던 절박한 기러기 아빠의 모습이었습니다.
[ 당시의 기록 다시 보기: https://brunch.co.kr/@ammucp/7 ]
전문가의 시각에서 복기한 당시의 상태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오용이라고 진단합니다. 리질리언스는 단순히 고통을 견디는 맷집이 아니라, 상황을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입니다.
- 성공 편향의 오류: 타이거 차이나전기차에 물려있던(지금도 구조대를 기다리는데..) 와중에 우연히 알게 된 TQQQ와 S&P500 ETF에 대해, 도 닦는 심정으로 강제적인 분할매수의 결과 얻은 수익은 시장의 우상향에 올라탄 단순한 '운'이었습니다. 그러나 눈앞에 수익만 보였던 당시 이 결과에 대해 '변동성을 견디는 기질'로 착각했었고 이는 리질리언스가 아닌 '과잉 확신'이었습니다.
- 회피적 합리화: 구매대행의 포기를 '전략적 선택'으로 포장한 것은 실패의 아픔을 직면하지 않으려는 (본능적인) 방어기제가 아니었을까요? 진짜 리질리언스는 "내가 왜 실패했는가"를 처절하게 분석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 결핍이 만든 조급함: 하루빨리 회사를 그만두고 멜버른으로 넘어가서 (1)매일아침 롱블랙을 마시며 노트북을 켠 후, (2)시차를 활용해 장 시작 전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 그리고 주도주의 뉴스를 확인 후 픽한 종목에 대한 장 전 상황을 파악합니다. (3)장 시작과 함께 단타를 통한 익절을 통한 하루 10~30만 원 정도의 수익 확보 후 (4)노트북을 닫고 행복해하는 모습만이 머릿속에 가득했습니다. 강력한 동기는 훌륭한 에너지원이지만, 그것이 '한 방'을 노리는 단타 전략과 만났을 때 ,그리고 내 돈을 가지고 실제로 HTS에서 매수/매도 버튼을 누른다는 것 이 얼마나 두려운 것 인지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40대에게 필요한 것은 '클릭 한 번으로 버는 돈'이 아니라, '시간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드는 구조'이지 않을까요?
지금 지하실에 있다고 느끼는(?) 40대 독자들을 위해 세 가지 리질리언스 매뉴얼을 제안드립니다.
(코스피 지수 1년 수익률이 120%가 넘는 상황에서 지하실에 계신 분들이 많이 없으시리라 생각되지만^^;;)
-'운'과 '실력'을 엄격한 분리가 필요합니다.
운 좋게 번 돈은 우리들의 실력이 아닙니다. 오히려 판단력을 흐리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시장의 변동성을 견뎠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하워드 막스가 말한 '사이클'과 '내재 가치'를 공부하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지하실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유일한 계단이라고 자신합니다.
- '디지털 노마드'라는 환상 대신 '전문성 노마드'가 필요합니다.
직업상담사로서의 3년 경력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차트를 공부하는 에너지의 절반을 본업의 확장(예: 군 전역 간부 전문 전직 컨설팅 등)에 쏟았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본업의 현금 흐름이 단단해질 때 투자에서의 리질리언스도 비약적으로 상승한다고 합니다.
- 기록하되, 감정의 배설에 머물면 큰 일 납니다.
"공부했으니 이길 것이다"라는 확신은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이론과 실전은 완전히 다르다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대신 "내가 오늘 무엇을 놓쳤는가"를 하나라도 기록해 보신다면, 실패의 기록이 '아카이브'가 될 것이고, 그것은 단순한 손실이 아니라 미래의 수익을 위한 '보험료'가 된다고 자신합니다.
조정을 받았을 때, 바이더 딥을 하라는 이야기는 널리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바이더 딥의 유혹이 있었지만, AI의 도움을 받아 다시 한번 정신무장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제가 배웠던(?) 차트분석의 경우 결과를 보고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상황에서,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라고는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얼마나 많은 공부와 소액으로 투자해 봄으로써 내가 얼마나 변동성을 버틸 수 있으며, 내가 설정한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아닐까요?
"소액으로 1년동안 주도주만 연습해야 나 를 알수있습니다" 그 말을 왜 무시했을까요?
위에 언급한 모든 것 을 방해하는 건 바로 [조급함]이었고, 쉽게 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 박자 쉬고 지금의 심리와 욕구가 내가 설정한 콘셉트와 전략에 맞는지, 단 5분이라도 생각해 보신다면 후회의 확률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수영장 물이 빠지면 누가 수영복을 입지 않고(벌거벗고) 수영했는지 알 수 있다."라고 합니다.
위기 상황(물이 빠질 때)에서야 진짜 실력자와 사기꾼/실력 없는 자가 구분된다고 하는데, 당시에는 그냥 흘려보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금 보고 들은 결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