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CONTEMPORARY ART
#1
B. 1989, Works and Lives in Taiwan
BFA ~ Ph. D in National Taiwan Normal University(NTNU), Taiwan
대만 태생의 젊은 여성 작가 훙 유시(HUNG Yu-Hsi)는 현대적인 구성과 절제된 색채 해석, 독자적인 묘사로 전통적인 동양의 산수화(Shan Shui)에서 벗어나 간결하면서도 장식적인 모던 동양화풍의 이미지를 선보인다. 전체적인 분위기나 주제, 기법은 전통적인 동양화풍의 이미지를 차용하지만 안료의 사용과 개체의 질감을 묘사하는 방법에서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을 구사한다. 그녀의 과감한 화면 구성과 겹겹의 잉크(먹) 층 사이를 따라 금빛으로 마무리된 아웃라인은 동양화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이후 옻칠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근래에는 디지털 이미지를 시도를 하는 등 여러 재료적, 표현적 실험을 이어나가고 있다.
위 작품 <LOVE, 2017, Color Ink on Paper>에서는 마주 보고 사랑을 속삭이는 두 마리 새를 커다란 보름달이 찬란하게 비추고 있다. 배경을 가득 매운 보름달은 실제로 금분을 입힌 것인지 각도에 따라 은은하게 빛이 나는데 적절한 발묵 효과와 금빛으로 일렁이는 안료의 마블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신비로움이 감돈다.
그림의 모서리를 감싸는 잿빛의 그림자는 마치 관객이 어두운 동굴 속에서 이들의 사랑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끔 의도된 듯하다. 이 새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것은 비단 보름달뿐만이 아니다. 흑막을 이루고 있는 그림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단옷을 입고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는 악단들이 교묘하게 묘사되어있다. 신비로운 달밤 아래 아름다운 사랑의 장면이다. 이 작품에는 작가의 실제 경험이 반영되어 있는데, 그녀와 그녀의 연인이 처한 환경이 서로 너무 달라서 애석하고 지난하지만 그 과정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자그마한 체구의 작가가 눈을 또렷이 빛내며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강한 사랑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 작가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포스팅을 보니 내가 작품을 구매한 2017년 이후 4년이 흐른 지금도 그녀의 사랑은 순조로운 듯하다.
그녀의 작품은 공허한 여백과 밀도 있는 오브제의 대비로 탄탄한 완성도를 이루며 한 폭의 근사한 풍경으로 관객을 이끈다. 장지에 곱게 내려앉은 안료들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며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묵직하게
적절한 테크니션으로 해석된 개체 고유의 질감과 세심한 묘사가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