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나의 끔찍한 밤을 물러나게 할 빛을 내어라.

by 난나의취향과 윤글


오늘 밤만큼은 너희를 달이라 칭해 놓음으로 이 두려움을 잠식시킬 것이다. 한 줄로 선 채로 저녁 어스름이 질 녘부터 새벽 내내 빛을 내는, 너희들을 모조리 달이라 부름으로 나는 더 이상 두렵지 않을 것이다.


빛을 내어라.

오늘을 마지막으로 필라멘트가 닳아 내일의 달이 되지 못한다 해도 나는 너희를 기억할 것이다.


빛을 내어라.

내 두 눈에 강하게 닿아라. 한동안 내가 내일을 가늠치 못하도록, 내일의 우울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진한 잔상이 되어 주면 좋겠다.


빛을 내어라.

어둠을 핑계로 내가 울지 못하도록. 내게 드리워진 그의 컴컴한 그늘이 거둬질 수 있도록. 그래서 더 이상 어둠이 드리운 나의 마음에 한 줌 희망이 발을 들일 수 있도록.





윤글,

Instagram.com/amoremio_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