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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의취향과 윤글 Apr 12. 2017

가까운 미래에 네가 읽게 될 글,

나는 잊힐 거야

오랜 소원이야

정리는 미리 했어

지저분하게 남기고 싶지 않았어

이건 가장 나중에 찾을 수 있게 해둘게

끝내 들키지 않는 게 나을 테니까

이해받을 생각 같은 거 없었어

누구나 꿈꾸는 것처럼 꿈을 꾼 것뿐인데 오해받고 싶지 않았어

그저 고백했지 안녕과 안녕으로

기둥 사이 틈새에 꼭꼭 숨겨둔 쪽지처럼

정성을 다해 네게 고백했지

괜찮아

몰랐던 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괜찮아


이제 정말 끝일까

우린 이제 이쪽과 저쪽일까


나는 기뻐

어쩔 수 없이 어쩌지 못하고

내가 많이 좋아했다는 사실이 남더라도

잠시 동안만 기억해줘

이 기억이 특별하지 않게

더 많은 얘기는 하지 않을게

네게 잊힘으로 내 존재가 증명되는 순간이 올 거야

나는 그렇게 내가 될 거야

완벽하고 완전한


나의 오랜 소원인 걸 알고 있든 그렇지 않

나는 정말 금방 잊힐 거

늘 그래왔

괜찮

걱정

깊은 곳까지 스며들지 않을 거

또 다른 소원으로 맺히지 않을 거

이 유서가 먼저 들키게 하지는 않을 거


자 너는 이젠 평안해질 거

나는 안녕과 안녕 사이에 살고 있지

가만히 가만히 저쪽으로 저쪽으로


아주 완벽한 발음이

 평안히 만들어줄 거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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