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다른 사람
웃기는 말이지만 난 가끔 내가 한 말이 웃기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기도 하다. 남들이 웃어서 같이 웃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장난꾸러기 기질이 있어서 놀리는 것도 잘한다. 그리고 어떤 척을 잘한다. 세 자매의 둘째로 자라면서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혼자서 잘하는 척했다. 언니 동생이나 사촌 간의 말싸움에서는 절대 지려고 하지 않았다. 지금 보면 왜 그렇게 이기려고만 들었나 싶다.
살면서 빈틈은 절대 안보이려고 했다거나,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노력한 적은 없다. 그냥 나는 마감시간을 잘 지켰고, 거의 매일 운동을 하며 풀코스 마라톤도 완주했다. 남는 시간에 책을 읽었고 대학 졸업 이후부터 티브이나 영상에 흥미가 사라져서 안 볼뿐이었다. 사실 고치고 싶은 점 중 하난데 나는 표정이 잘 없다. 그리고 말을 할 때 단어 선택이나 표현이 가끔 세게 나간다. 그래서 나를 잠깐잠깐 보는 사람들은 나를 쎈케(센 캐릭터)로 안다.
사실 나도 내가 약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20대 초반에 누군가 내게 "너는 외강내유형이구나"라고 하셔서 깨닫게 됐다. 그 뒤로도 나를 자주 보고 이야기를 많이 해본 사람들에게 외강내유형이란 소릴 많이 들었다. 나는 보이는 것만큼 세거나 의지가 강하지 않다. 어릴 때부터 남에게 잘 의지하지 않았고, 세게 말하는 것이 남들에겐 그렇게 보였던 것 같다. 남들의 오해에는 내 탓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외강내유형이고 싶지 않다. 세 보이지만 그렇게 세진 않기 때문이다. (나는 현실 인식을 잘하므로 세게 나갈 때도 있어서 안 세다고는 못하겠다.) 살다 보니 정말 눈치도 없고 사람도,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서 외유내강형과 있을 때 내게 불리한 판단이 내려졌다. 내가 외유내강형에게 당한 건데 내가 잘못한 것처럼 판단당했다. 주변에서는 다 알았지만 판단하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니 방법이 없었다. 요즘에는 그래서 아예 외강내강이 되거나 외유내강이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와 친한 사람들은 내가 은근 허당이고 속앓이를 하는 것을 안다. 난 아파도 티가 나지 않는다. 가끔 억울하기도 한데 내 탓이다. 아파도 입은 안 아프니 웃기고 앉아 있다. 웃기는 사람이라고 우스운 사람은 아닌데 간혹 막대하는 사람도 있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개그맨도 아닌데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쓰다 보니 더 억울해진다.
자존감은 자기 자신에 대해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다.
자존감이 스스로 자신이 삶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고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경험하는 것이라면, 의식의 자기 긍정이자 정신의 자기 신뢰라면, 자신 외에는 어느 누구도 자존감을 키우거나 유지할 수 없다.
<자존감의 여섯 기둥>
어차피 나도 남을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경우도 많을 테니 그렇게 억울하진 않다. 내가 그렇게 보였던 것이 실수라고 생각한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느냐 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책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자존감도 타인으로 인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도움받을 수는 있지만) 스스로 키우고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자존감의 여섯 기둥>에서 설명하는 자존감의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특징이다.
* 높은 자존감의 특징
- 합리성, 현실주의, 직관, 창의성, 독립성, 유연성,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 실수를 기꺼이 인정하는 태도, 너그러움과 협동심
* 자존감이 낮은 사람 vs. 높은 사람
-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현실적으로 평가한다.
-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 익숙하지 않은 것을 두려워한다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새로운 미개척지를 찾는다.
-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도전을 피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도전을 열망하고 요구한다.
-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용서받을 기회를 찾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존경받을 기회를 찾는다.
자존감은 비판을 받아들이는 열린 태도나 자신의 실수를 편안하게 인정하는 마음에서 드러난다. 자존감은 '완벽한 존재'의 이미지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결국 인정할 줄 아는 열린 태도, 마음에서 시작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나의 실수나 나를 향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줄 안다. 자기 효능감과 자기 존중 덕분이다. 자기 효능감은 기본적인 자신감이고, 자기 존중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다. 실수를 해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고, 비판을 받아도 '나'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비판임을 알기 때문에 인정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다.
내가 지금껏 어떤 평가를 받아오긴 했지만, 그러한 평가는 또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다르게 행동할 나와, 다르게 판단할 남을 모두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타인의 자존감을 북돋아 주기 위해서도 스스로 자존감을 키우고 유지하기 위한 실천을 할 것이다.
가르치고 싶다면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