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영화 속 카메라와 대상과의 구조

구조주의, 카메라 옵스큐라, 외화면과 내화

by Amoursun


1. 실험영화 다가가기

실험영화는 일반적으로 많은 대중들이 아는 상업영화와의 물리적 차별성이 있다. 그리고 독창적인 요소들은 그들의 핵심 문법이 되기도 한다. 실험영화 작가들은 영화의 메커니즘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다. 실험영화는 극영화의 내러티브적 요소와 다르게 ‘특정 전개 구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움직임의 환영을 만드는 다중노출(이미지 연쇄) 개념은 다양한 영화적 실험을 가능하게끔 하였다. 특히 1960년대 미국의 구조주의는 영화적 장치를 보여주는 다양한 양식을 통해 기존의 상업영화들에 대항했다. 실험영화 작가들은 감광유제, 개별 영화 프레임, 영사기, 그리고 지각 심리 등과 같은 ‘과정과 방식’에 집중을 하였다. 따라서 영화 이미지를 물리적으로 조작하는 것 자체가 작품의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구조영화의 전통은 실험영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실험영화 작가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지각의 거리를 조정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카메라와 대상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 실험영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점은 스크린을 사각의 틀로 제한되고, 이차원적이며, 닫혀있는 공간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삼차원적인 공간에 어떻게 마주 하는지 탐구한다. 영화를 통해 공간의 재현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2. 카메라 옵스큐라

16세기의 귀족들에게 카메라 옵스큐라는 사교를 위한 값비싼 오락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화가들은 이 장치를 좀 더 진지한 목적으로 활용했다. 먼저 커다란 암실을 짓고 그 안에 객석을 마련했다고 한다. 암실 밖에 자연환경과 비슷한 세트를 꾸며, 들짐승들을 풀어놓았다. 사냥이 시작되면 작은 구멍을 통해 이 장면이 암실에 앉아있는 사람들 앞에 생생하게 전달된다. 이런 방식으로 그들은 어두운 방에 앉아 밝은 실외에서 벌어지는 일을 훔쳐보았다고 한 다. 우리의 눈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 또한 카메라 옵스큐라의 방식과 유사하다.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대상을 뚫어지게 지켜보면 대상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대상과 실제로 눈으로 바라보는 장면 중 어느 것이 실재이며 가상일까?



3. ‘파장(Wavelength)’을 읽다.

마이클 스노우(Michael Snow)의 영화, <파장(Wavelength)> 은 영화에서 공간의 거리를 어떻게 조정하는지 보여주는 영화이다. 45분 동안 끊임없이 지속하는 줌 숏(zoom shot)으로 진행된다. 어쩌면 긴 방의 공간을 탐구하는 영화라 볼 수 있다. 공간의 전체적인 느낌은 ‘공허함’,’ 비어있음’을 느낄 수 있다. 진 영블러드는 “이 영화의 주제는 그 자체의 구조이고, 그것이 제시하는 개념이다.”라고 언급했다. 영화의 도입부는 빈 방을 풀샷으로 보여준다. 줌 숏은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맨 끝의 벽을 향해 조금씩 다가간다. <파장(Wavelength)> 에서는 인물들이 직접적으로 하는 행위가 없을뿐더러 내러티브적 요소를 볼 수 없다. 공간에서는 존재와 부재가 동시에 공존하면서 긴장감을 유발한다. 영화적인 실험을 함과 동시에 실험영화는 이차원적인 스크린의 산물이다. 작가는 일반적으로 관객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카메라가 영화의 시각적인 요소에서 풍경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와 동시에 작가는 끊임없는 카메라의 움직임을 통해 현실세계를 지각하는 눈의 시각적 은유를 보여주고 있다.



4.‘파장(Wavelength)’을 보다.

텅 비어있는 아무도 없는 공간에 갖가지의 수직적인 요소가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다. 사람들은 그 공간 안으로 들어와 다양한 사건들을 벌이지만 카메라는 그것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모퉁이에 서있다. 어쩌면 그 카메라는 보편적으로 우리가 아는 캐논의 카메라가 아니라 지구인들이 망원경을 통해 화성을 볼 수 있는 듯 한 장면이 눈앞에서 일어난다. 우리는 무엇인가 더 자세히 보려 할 때 뚫어지게 대상을 바라본다. 그 방식과 마찬가지로 카메라의 줌인은 사람의 눈이 움직이는 원리와 유사하다. 카메라의 줌인은 공간의 3차원 효과를 사라지게 만들며 마치 평면이 앞뒤로 움직이는 것이다. 카메라는 점점 조각난 파도의 표면으로 다다른다. 이 영상을 만든 작가는 하나의 시간인 것처럼 롱 테이크로 촬영을 하면서 그 시간은 마치 실제의 시간인 것과 같이 설정한다. 그 실제의 시간과는 전혀 무관한 것 같은 줌인은 수평구도의 방을 수직으로꿰뚫는다. 어쩌 면 영화에서 운동 에너지를 실험한 것은 아닐까? 카메라가 도달한 파도의 화면과 움직이는 파장의 사운드는 결합한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굉장 히 불안하며 우리는 2차원 안에서의 실제가 아닌 파도를 보고 있다.



Michael Snow-Wavelength

https://www.youtube.com/watch?v=lzPwuP6AmCk&list=PLmXGNjgkJ7ndWfXQt7qCq5Ei7tn7Yf-VO&index=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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