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쓰기 클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암사자 Aug 24. 2023

미룬 일기 쓰기 클럽 OPEN!

일주일에 한 번, 미룬 일기를 써봅시다.

일기를 언제 가장 열심히 썼나, 생각을 해보니 초등학교 시절 '일기 검사'를 하느라 선생님께 제출할 때였다. 물론 '열심히' 썼을 뿐, 성실히 썼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나는 주말에 미루고 미뤄둔 일기를 월요일 아침에 후루룩 쓰는 어린이였다. "엄마, 토요일에 비왔어?", "일요일에 우리 뭐 먹었어?" 물어가며 꾸역꾸역 일기를 썼다. 너무 귀찮고, 미뤄둔 것을 한꺼번에 쓰느라 손가락이 아팠지만, 모든 '처음'을 마주하며 앞으로 걸어가기 바빴던 어린이에게도 일기 쓰기란 뒤를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과정이었다.


<미룬 일기 쓰기 클럽>은 내가 필요해서 만드는 두 번째 글쓰기 모임, 클럽이다. 일기를 쓰지 않았다고 손바닥을 때리며 혼을 내는 사람은 없지만, 일기를 쓰지 않을 때면 어쩐지 마음이 찜찜했다. 우리는 점점 더 어른이 되어가고, 돌이킬 수 없이 나이 들어가는데, 그래서 마주한 기억들도 많을텐데 손에 잡히는 남은 기억은 몇 안 되는 것 같았다. 열심히 살고, 사랑하고, 기뻐했던 것 같은데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진첩을 뒤적여보지만, 사진 속의 얼굴들은 모두 카메라 렌즈를 의식한 채 미소 짓고 있을 뿐. 그 때의 감정이란 생생히 떠오르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금, 에세이와 소설을 오가며 글을 써야 하는 때 '남기지 않은 기록'에 대한 아쉬움이 커졌다. 드문드문 썼던 일기를 들여다보며, 매일 조금씩이라도 기록해두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글 쓰는 이에게 얼마나 큰 자료가 됐을까. 아쉬운 마음을 느꼈었다. "사진 찍었을 땐 웃었지만, 실은 지루해서 집에 가고 싶어 온몸이 근질거렸다"거나, "한 때는 여름을 좋아했지만, 기상이변으로 여름을 좋아한다고 말했던 과거의 내 입을 틀어 막고 싶다"거나 하는 솔직한 감정들을 더 성실히 모으고 싶어졌다. 일기를 쓰면, 자꾸 일기를 쓰지 않았던 시절조차 아쉬워지는 것이다. 


막상 일기를 쓰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감정들을 거쳐 왔음을 마주하게 된다. 쓰다보면, 자꾸 수다스러워진다. 거의 매일 만나는 친구인데도, 매일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꽃 피우는 것처럼 일기도 그렇다. 자꾸 쓰다보면, 더 많이 쓸 수 있게 된다. "이건 꼭 일기에 써야지." 하루의 특별한 감정들을 콕 집어 되새김질하게 만들기도 한다. 책상에 앉아 일기를 쓰는 동안에, 나는 내 하루의 성실한 관찰자가 된다. 한걸음 떨어져서 나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사람이 된다. 


'갓생' 살 수도 있다. '매일' 아침마다 일기를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완벽하게 하려다보니, 놓쳐온 것들이 너무나 많다. 오늘만 유효한 나의 감정들이 자꾸 날아가버리는 것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나의 일상을 점검하고 결산하는 일이 필요하다. 습관이 되면, 매일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겠지!


<미룬 일기 쓰기 클럽>에선 매주 저녁 8시에 모여 앉아, '주제/키워드'를 멤버들에게 제안할 예정이다. 내가 먹은 것, 걸었던 길, 만났던 사람의 얼굴, 감정들, 문장들. 다양한 시선에서 내 삶을 조금 더 특별하게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해서다. 1시간 동안 미룬 일기를 쓰고 난 뒤엔, 다시 마이크를 켜고 함께 '주제/키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일기를 쓰고 난 뒤의 우리는 조금 더 솔직하게 우리의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이 될는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될까! <미룬 일기 쓰기 클럽>의 멤버들이 기다려진다. 


� <미룬 일기 쓰기 클럽> 멤버 신청하러가기!

https://smartstore.naver.com/hit_seul/products/9098744388







매거진의 이전글 미드나잇 소설 쓰기 클럽, 9월의 밤에도 만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