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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회의원 안민석 Mar 06. 2020

국민마스크 사장님을 칭찬해주세요.


지난 일요일 밤 안성에 계시는 한 신부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어 황사마스크를 생산해 저소득층에게 제공하는 일을 하셨는데 갑자기 생산을 못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공장을 가동하면 하루 15만 개를 만들어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으니 식약청의 신속한 행정절차를 도와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저는 순간 전율을 느꼈습니다. 바로 전날 토요일 지역구 오산의 마스크 공급 상황을 파악해보려고 약국과 마트를 돌아본 결과, 마스크 품절을 확인했고 곧 마스크 대란이 닥쳐올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께 마스크 품절을 보고드리고 마스크 대란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청하였습니다. 신부님께서 1년 반 만에 그것도 일요일 밤에 전화를 하셨을 때는 뭔가 특별한 일이라는 직감이 들었지만 마스크 관련 부탁을 하실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다음날 아침 신부님과 안성에 있는 마스크 공장에서 사장님과 함께 만나기로 약속하고 월요일 아침 7시에 공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공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고 직원이 30명가량 되어 1일 15만 개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중급 규모였습니다. 전국에 250여 개의 마스크 공장이 있지만 50명 이상의 직원을 둔 공장은 몇 곳에 불과하다는 사실과 마스크 제조는 식약청 소관으로 모든 업체는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때 알았습니다.



사장님과 신부님의 설명을 들으니 답답했습니다. 마스크 품절의 원인은 생산 부족이 아니라 공급의 문제였습니다. 즉 생산된 마스크의 절반 가까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국내에는 매점매석 때문에 품절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신부님 측의 마스크 생산 공장인 양주 공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용 문제로 생산을 거부하여 안성의 성당 교인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산하려고 하는데 식약청에서 허가를 지체하고 있으니 하도 답답하여 이를 해결해달라는 부탁을 하셨습니다. 저는 바로 보건복지부 장관실에 연락하여 식약청을 방문하기로 하고 11시에 약속을 잡았습니다.


신부님, 사장님과 함께 과천에 있는 경인식약청에 도착하니 청장님과 실무자들이 맞이해주셨고 한 시간가량 미팅을 했습니다. 청장님께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행정처리를 신속하게 한다는 원칙을 밝히며 신부님 민원을 빨리 처리하여 마스크가 생산되도록 협조하겠다고 약속을 하셔서 매우 만족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저희들의 요청을 진지하고 세심하게 경청해주신 김영균 청장님과 동석해주신 관계 공무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숱한 민원으로 공무원들을 만났지만 이분들처럼 진지하게 듣고 신속한 결정을 내린 적이 거의 없으니 참으로 훌륭한 공무원이라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지난밤부터 오전까지 벌어진 일들을 상기하며 서로 격려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특히 사장님은 코로나19로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었지만 국민 건강을 생각하니 양심을 저버릴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브로커들의 달콤한 유혹을 받지만 차마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짓을 못하겠다는 사장님을 국민 영웅이라 칭해도 될 듯합니다. 신부님 요청대로 공장이 가동되어 마스크가 생산되면 1일 15만 장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데, 가격을 올리지 않고 최대한 원가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하셨으니 코로나19 재앙 속에서 꽃핀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이번에 생산될 마스크 이름은 ‘국민 마스크’로 하기로 신부님과 사장님이 합의하셨으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들이십니다. 반면 돈을 벌기 위해 국민 건강을 볼모로 마스크 매점매석 중인 분들은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정부와 검경은 매점매석 행위를 집중단속하여 엄벌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국민들과 함께 코로나19의 조속한 종식을 기원하며 신부님께서 보내 주신 문자를 소개 드립니다.



※ 사장님은 얼굴 노출을 꺼리시어 모자이크 처리함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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