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넌 나에게 무력감을 줬어

by 암시랑
interior-of-abandoned-building-256395.jpg 출처: 픽사베이
"학교에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학생이 있데!"


라는 화들짝 놀랄만한 소식이 SNS를 타고 훅 하고 날아든다.

점심 후 나른함이 졸림의 경계를 호시탐탐 넘보는데 또박또박 박힌 활자가 정신을 번쩍 나게 만든다.


"그래서?"
"지금 하교 중. 그 친군 검사하고 자가격리 중 이래."


딸아이는 인생에서 첫 고비 일지 모르는 대입을 앞둔 고3이다.

올 초만 하더라도 입시 설명회나 진학상담이나 입시에 관해 들떠 있던 아이는 이제는 "폭망"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공공연히 재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도 서슴지 않으면서.


전국의 학교가 문을 걸어 닫은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이의 불안감은 더 커지기만 했다. 틈틈이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학원과 독서실을 오가며 나름 열심히 하기는 하지만 가야 할 곳을 가지 못하는 현실은 아이에게 부담을 넘어 불안함인가 보다.


확진자 그래프가 하향 곡선을 보이자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고3에게 학교는 문을 열었다. 하지만 등교를 시작하자마자 이태원 발 코로나 19가 다시 터졌다. 다시 학교를 닫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과 집단 등교에 아이들 건강이 걱정됐지만 다행히 별 탈이 없다 했는데, 그 이태원 발은 한 학원강사의 거짓말로 기세를 떨치며 7차 감염자를 만들었고 결국 아이의 학교도 이런 여파가 미쳤다.


학교에서는 방역을 하고 있지만 찜찜하면 일주일 동안 등교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지를 아이들에게 돌렸다. 강제가 아니라 나오고 싶으면 나오라는. 결국 아이는 자가격리 중이라는 친구가 음성 판정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하루를 쉬었다.


그리고 불안하다며 오늘은 출근길에 따라나섰다. 어차피 교실은 텅 비었다. 등교를 하는 학생도 10명 내외고 별도로 수업이나 문제 풀이나 입시 대비는 없다. 그저 자습만 하는데도 불안해서 나간다는 아이를 보며 학교에서 자습 할바에 안전하게 집에서 자습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말밖에 해줄 말이 없어 답답하다.


이제 막 성인이 되려는 아이들에게 코로나 19가 아주 진하게 무력감을 주는 건 아닌지. 이젠 정말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세계로 나뉜다는 말이 실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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