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1승만으로는 끝나지 않지만.
스포츠 영화에 스포츠만 있으면 곤란하고 드라마가 있어야 한다. 록키에 외인 구단이 그랬고 슬램덩크가 그러지 않았던가. 이 공식에서 정작 스포츠가 빠져 버린 듯했다. 1승은.
동네 애들한테 배구를 가르치다가 프로팀 감독으로 낙점되는 설정도, 오합지졸의 팀을 입 한번 털었다고 최강팀을 이겨버리는 설정도, 흥행을 위해 공약을 거는 구단주의 스토리 팔이도 백번 양보해야 제대로 보이는 영화가 아닐까.
사실 영화 초반은 요리사든 운동선수든 하는 사람은 많지만 잘하는 사람은 정해져있고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안다고 안 되는, 못하는 선수를 몰아간다. 잘 하는 사람은 잘하는 이유를 알고 자신이 뭘 잘 하는지 뭐가 부족한지를 안다는 거다.
여기에 감독은 무기력한 선수들에게 못하는 선수는 구단이 팔릴 때까지 버티다 그만두면 된다고 생각하고, 잘 하는 선수는 구단이 팔릴 때까지 노력해서 더 좋은 곳으로 팔려갈 생각을 한다면서 '각오'에 대해 질타한다.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요한 응원, 이겨보지 못한 선수에게 졌다고 욕을 하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했다고 잘할 수 있다고 이길 수 있다고 응원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 순간, 어느 자리에서 건 애쓰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응원인지 모른다.
우리 모두가 무얼 하든지 간에 있는 자리에서는 현역이고, 그래서 매 순간 1승이 필요한 것이라는. 그리고 이기기 위해선 자신을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는 걸 일깨워 주는 영화라서 자신의 자리에서 잠시 주춤하고 있다면 이 영화가 주는 위로가 강스파이크로 날아올지도 모르겠다.
잘난 것들을 이기기 위해 피똥 싸고 토하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기기 위해 몸부림치기에 앞서 자신을 분석한다면 충분히 강해진다는 것을 일깨우는 영화다. 그렇다고 인생이 1승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위로는 된다.
그동안 엘리트 체육을 소재로 한 영화 대부분은 영원한 라이벌이든 1등과 꼴찌의 극적인 승패든 승리를 위해 감독은 피를 토할 것을 강조하고 선수는 죽을 각오로 덤비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너희는 대단한 선수들이고 이미 잘하고 있었으나 자리를 찾지 못했던 것이고 이제 자리를 찾았으니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용기를 주고 있어서 땀이 없어도 꽤나 위로가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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