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 명작, 그림 동화 추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프랑스 리옹의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공군에 징병되어 정비사와 조종사로 복무 후 제대. 항공 회사에서 우편 비행 중 글을 썼다. 이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군용기 조종사로 참전해 정찰 비행 중 실종되었다. 그의 글은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과 인간관계에서 정서적 유대감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한 번도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은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은 도서 중에 하나가 어린 왕자가 아닐까. 행성 B-612, 사막 여우, 양과 장미,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바오밥나무 등 시그니처 같은 캐릭터들.
어느 하나 설렘 없는 것이 없어서 제목과 일러스트를 보는 순간 미소가 지어졌다. 이렇게 매력적인 일러스트까지라면 소장용으로 손색없다. 게다가 어린이날이 코앞이니 선물로 이만한 게 없겠다. 어쩌면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도 최고일지도.
생텍쥐페리는 팍팍한 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어른들을 위해, 그런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는 어린 시절의 자신에게 이 책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관계에 지친 어른들에게 전하는 지혜로운 해답이다.
그는 책 속으로 뛰어들어 어린 왕자와의 만남을 통해 그동안 사람들과 수많은 관계를 맺어야 했던 인생에서 어린 시절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어른들이 어떤 것을 잃고 사는지 깨닫게 한다.
"왜 어른들은 항상 설명을 해줘야 하지?"라며 자신이 그린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왜 모자라고 하냐고 한다. 그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어른들을 향해 묻는다. 그리고 날아오른 비행기가 엔진 고장으로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하고 양을 그려달라는 소년을 만난다. 놀랍게도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알아 본 어린 왕자를!
조종사는 양을 그려달라고 떼를 쓰는 소년에게 짜증 난 듯 양을 상자 속에 들어 앉혀 건네고 보이지 않는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양을 보며 기뻐한다. 조종사는 호기심 가득한 질문들이 끊이질 않는 어린 왕자와의 여행이 시작된다.
슬픔에 잠기면 석양을 좋아한다는, 석양을 마흔세 번이나 보았다는 어린 왕자의 말에 나는 몇 번이나 봤을까 생각해 본다. 석양이 좋아서 슬픔도 견딜만했던 순간들이었을까. 난 그곳에서 눈물도 흘렸을까.
325호에서 330호까지, 이웃한 소행성들을 어린 왕자는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권위적인 왕, 허영심에 빠진 사람, 비관하는 주정뱅이, 바쁘기만 한 상인, 쉬지 못하는 점등원, 글 쓰는 노신사 그리고 지구별 사람들.
"네가 날 길들인다면 우린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거야. 내게 있어 넌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될 거고, 네게 있어 난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되겠지…."
130쪽
익숙한 문장. 나는 이 문장에 길든 것일까. 그리고 지구별에서 만난 외로운 뱀, 볼품없는 꽃, 외로운 메아리, 오천 송이가 넘는 장미꽃들, 길들여지고 싶은 여우를 만난 어린 왕자의 여행 속에서 관심, 사랑, 우정, 관계에 대한 의미를 생각한다.
어린 왕자와 조종사가 사막에서 나눈 이야기에서 영화 <기생충>에서 아버지 기택이 아들 기우에게 경이롭다는 듯 중얼거린 대사를 만난다. "넌 내가 모르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구나." 번역가가 봉준호 감독을 오마주를 한 건지 아니면 봉준호 감독이 생텍쥐페리를 오마주 한 것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독사에게 물린 어린 왕자가 B-612로 돌아가자 보너스처럼 영문이 시작된다. 영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이 어린 왕자의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벌써 몇 번이나 만났던 어린 왕자였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또 새롭다. 그 황량한 사막에서 누굴 만나는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다 알지만 그래도 설렘이 가득하다. 게다가 취향 저격 당한 일러스트 작가 유유의 그림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다. 최고다 이 어린 왕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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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