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 / 2023. 3월호. 시화로 전하는 시_4
나는 언제나 궁금했다.
세상 어느 곳으로도
날아갈 수 있으면서
새는 왜 항상
한곳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그러다가 문득 나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 하룬 야히아, <새와 나>
늘 가던 길로 갑니다. 가던 식당, 가던 미용실, 가던 서점, 가던 직장, 가던 집.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비슷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마치 습관처럼. 그곳은 늘 내 안에 머물러 있고 나도 그곳에, 그 사람들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 시는 단지 그런 공간과 관계만을 상징하는 좁은 의미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사실 내가 고집하는 '나'에게 갇혀 있습니다. 나는 '나'를 떠나야만 '너'를 만날 텐데, 당신들을 만나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그럴 때 우리의 하늘은 조금은 넓어질까요. 내가 떠난 나만의 나뭇가지야 다소 흔들리겠지만, 이제 나는 너의 나뭇가지도 조금은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흐르며 반짝이는, 살아있는 물결처럼.
숨 빗소리 - 발행인 겸 편집장. 스쳐가는 장소에서 건져올린 시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세상과 사랑에 대한 생각과 느낌들을 시와 산문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