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감각을 음악과 그림책으로 엮어낸 하루

아롬다운 하우스 2회차 워크샵 참여 후기

by 공백

아롬다운 하우스에서 열린 봄 음감회와 그림책 모임은, 그 자체로 봄날의 한 장면 같았다. ‘나다운 시작’을 응원하는 연대와 초대의 가치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각자에게 봄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을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나는 3월 말에 다녀온 이소라 콘서트에서 가장 좋았던 곡 ‘sharry’을 공유했다. 이 곡은 봄의 서글픔과 그리움을 담고 있지만, 부서지고 깨어진 추억들이 아련하게 떠오르면서도 어둡지 않고 오히려 황홀한 봄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좋은 음향으로, 여러 사람과 함께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 그 경험 만으로도 큰 행복이었다.

음악 감상이 끝난 뒤에는 몰리뱅의 그림책 수업이 이어졌다. 그림 언어에 대한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색의 폐쇄성과 하이라이트로서의 흰색, 가로지르는 선이 주는 안정감, 위로 솟구치는 형태의 활력, 기둥 형태의 도형이 주는 회복과 안정, 사선의 역동성, 의도적인 중간 공간의 시선 머묾 등 다양한 요소들이 인상 깊었다. 세모는 자유와 힘, 행복을 상징하지만, 그 밑면은 억눌림이나 힘겨운 북받침을 의미한다는 설명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책 속 그림뿐 아니라 책 밖의 예시를 들어 설명해주셔서 이해가 더 잘 됐다. 만약 과정이 더 확장된다면, 직접 예시를 활용해 그림 언어를 적용해보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색을 어떻게 선택하고 조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안내도 더 듣고 싶었다.

활동 시간에는 봄을 떠올리는 음악의 앨범 커버를 종이를 자르고 이어붙여 만드는 작업을 했다. 커튼의 구불구불한 형태를 따라가며, 안쪽에는 겨울을 상징하는 푸른 계열 색을, 점, 선, 삼각형, 동그라미 등 다양한 도형으로 겨울의 동글동글함과 뾰족뾰족한 어두움을 표현했다. 그 위에 노란색 테두리를 둘러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감정을 담았다. 작품의 바깥쪽에는 포근하게 감싸주는 커튼 같은 요소를 더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음악에서 받은 이미지를 작은 조각 단위로 만들고, 이어붙이면서 불필요한 오브제는 과감히 덜어냈다. 단순한 패턴과 배치만으로도 충분히 역동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다. 커튼 구조를 통해 역동성과 안정감을 동시에 담아내려는 시도는 쉽지 않았지만, 완성된 결과물의 삼차원적 활용이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그림책 작가이자 모임 리더인 윤소 님의 중간 점검과 피드백이 큰 도움이 됐다. 윤소 님의 터치가 더해지자, 내가 의도한 이미지가 훨씬 더 잘 살아나는 것이 신기했다. 참여자의 잘하고 싶은 마음과 윤소 님의 전문성이 맞닿아 더 나은 결과물이 나왔던 그 지점이 특히 좋았다. 모더레이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생각과 구현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이번 모임은 예술을 하는 이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림을 잘 그리지 않아도, 작가가 아니어도, 창작 활동에 몰입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오감과 창의적 사고를 자극하는 이런 창작의 기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봄날의 음악과 그림, 그리고 사람들. 그 모든 것이 나에게 또 한 번의 새로운 시작을 선물해주었다.

워크샵을 통해 다안 (윤소) 작가님의 세계와 작품 방식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어서 감명깊었다. 최근 그림책 원회전 및 나 너희 옆집 살아 북토크에도 참여하여 직접 그림책 제작 뒷얘기도 들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꼭 글로 풀어내 보고 싶다.

공간 및 모임 기획 : 아롬다운 하우스

https://www.instagram.com/aromdaun.haus?igsh=MWttMWc0MmNiNzNiYQ==​​​


모임 호스트 및 동화책 일러스트레이터 : 다안 작가님

https://www.instagram.com/daan.illustrator?igsh=MWxzdWx2ZGw1dHBwN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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