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였다.
까다로웠고,
날이 서 있었고,
매서웠고,
가여웠고
난처했고
안쓰러웠다
겁이 많았다
화창했고
온화하며
힘찼으며
시원스럽고
생기 있으며
씩씩하고
긍지를 느끼며
대담했다
과거를 수식하는 말들
나를 떠올리는 사람들
어쩌면 양가兩價의 형용사들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나'
우리는 누군가를 '~~ 하다'라고 말할 수 없다.
존재를 저 물결 안에 가둘 수 있는 단어는 없으며 경험을 통해 그 사람을 찍어 살갗을 맛보았을 뿐.
그가 누구인지는 그를 빚고 덧붙여 만들어낸 이만이 답 할 수 있으며 가장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 낼 것이다.
한 사람의 역사를 살아보지 않고서
어찌 말할까,
이해한다는 말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능치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를 다만 짐작하여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