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통하는 사람과의 대화가 너무 오랜만이에요
[2025.05.10 토]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는 호주 생활.
어학원도 일주일밖에 안 남았고.
지금의 나는 어떤가요?
목, 토가 데이오프인 나는 오늘도 역시 집 밖으로 일찌감치 나왔다. 점점 집에 있는 게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이틀 펑펑 울고 이틀 기분 안 좋은 상태로 그렇게 이번 주가 지나갔다. 어제는 나이가 가장 많은 워커가 나를 보더니 피곤해 보인다며 웃었다. 근데 그것마저도 기분이 나빠지는 나를 보니 정말 많이 지쳤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아침에는 저번에 나 혼자 울 때 달래주던 워커가 오는 날이었다. 어김없이 집 밖으로 나와야겠다고 생각이 들어 나오려고 하던 찰나에 그 워커가 오늘 자기 남편 생일 파티를 하는데 혹시 오고 싶으면 와도 된다면서 나에게 먼저 제안을 해주셨다. 괜히 그분께 신경 쓰이게 하는 것 같아서 너무 죄송했지만 그렇게라도 나를 챙겨주시는 분이 있어서 감사했고 다행이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힘든 티를 안 내고 싶지만 요 근래에는 정말 누가 봐도 피곤한 사람이라고 낙인찍힌 기분이었다.
이곳에 온 뒤로 정말 혼자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 학교 때문에 몇 년간 자취했던 건 주변의 도움과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있어서 항상 위안 삼아 살아갔는데 여기는 그러지 못한다. 그래도 신기한 건 아직은 한국에 돌아갈 생각이 안 든 다는 것.
워커분의 모임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처음으로 어학원에서 사귄 한국인 언니랑 놀았다.
이것도 놀려고 한 건 아니었고 언니가 도서관에 간다고 해서 나도 가려고 나왔는데 결국 놀게 되었다. 하하
언니를 기다리면서 혼자 H&M에 갔다. 주로 나는 키즈 코너를.. 가는 편.. ㅎㅎ
저 헬로키티 뽀글이를 한국에서 처음 봤는데 바로 품절돼서 못 샀다. 근데 마침 호주에 있길래 입어봤는데 저 사이즈가 맞긴 하나 난 가장 큰 사이즈를 입고 싶어서 안 사고 그냥 나왔다.
나는 정말 오늘은 도서관에서 공부하려고 와서 차림새가 좀 누추하지만.. 귀여운 헬로키티 티를 입어서 괜찮다. 저것도 역시 유니클로 키즈.
성인 옷에는 저렇게 귀여운 디자인이 없잖아요ㅜ.ㅜ
언니를 만나서 첫 헝그리잭스를 먹었다!
(사실 헝그리잭스가 버거킹인지 아예 몰랐어요.)
그러고 언니랑 같이 자라랑 흐앤므 가서 구경하고 카페에 갔다. 한인 카페여서 너무 편하게 주문하고 열심히 수다 떨고 언니랑 헤어졌다.
집에 가기 싫었던 나는 혼자 방황하다가 홀로 킹스파크에 가기로 결정했다.
근데 가는 길에 정류장에서 퇴근하는 유리상을 만났다!
짧은 대화를 나누고 나는 버스에 탔다.
킹스파크에서 점심으로 먹으려고 했던 대충 만든 토스트를 먹으면서 아빠랑 전화도 하고 좋아하는 노래들을 들으면서 멍 때렸다.
아빠에게는 힘든 일을 하나도 말 안 했다. 아빠는 내가 행복한 줄만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한참을 멍 때리다 집에 돌아갔다.
이 집 고양이들은 정말 순하고 귀엽다.
여기 할머니도 요새 지친 내가 걸리셨는지 자꾸 내 눈치를 살피신다.
그래도 하루 그렇게 멍 때리면서 내 시간을 보내니 조금은 나아진 것 같기도?
힘든 상황에서도 현명하게 잘 대처하자!!
#워킹홀리데이
#오페어
#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