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79 [이곳의 생활도 끝나갑니다.]

평생 잊지 못할 이곳

by 에이미


[2026.1.18 일]


어느덧 새해가 밝았고 너무도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세컨비자가 승인이 되었고 10일 뒤에 한국에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태어나서 절대 상상도 못 해본 일들과 경이로운 순간들이 존재했습니다. 이곳에 머문 약 4개월이 조금 넘은 기간에는 난 너무도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여전히 불안하고 부족한 존재이지만요.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새로운 일들을 경험해 보았다. 그릇 닦기, 샌드위치 만들기, 맥도날드 크루 멤버 등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해보지 않는 일들을 해보았다. 그리고 나는 생각보다 더 잘했다.


이곳에 온 첫날, 여기에 2년 정도 살았던 한국인 분들을 어찌어찌 연락하게 되어 공항으로 픽업 와주셨다. 그러고 그들과 먹은 처음이자 마지막 저녁을 뒤로하고 정말 힘든 생활들이 이어졌다. 초반에 구한 샌드위치 집은 쉬프트가 너무 불안했고 두 번째로 일하게 된 설거지는 너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하루에 길게는 9시간 동안 말도 못 하고 엄청난 설거지만 하는 게 정신적으로도 너무 고통스러웠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지라는 생각에 한국행 비행기만 수십 번 보게 되었다. 그러고 9월 말에는 심한 감기에 걸려 정말 힘들었다. 생일에 아프기만 하고 맥도날드 첫 트레이닝 갔다가 결국에는 그 뒤로 며칠을 쉬었다.


10월에는 설거지를 그만두고 맥도날드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초반에 텃세와 좋지 않은 매니저들 때문에 꽤나 고통스러웠다. 자주 울기도 하고 정말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그러던 도중에 미아를 만나게 되었고 미아와 친해질 수 있었다. 내 하우스메이트들 역시 나를 데리고 나갈 수 있으면 열심히 나랑 놀아줬다.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힘든 건 여전했다.


맥도날드를 적응하는 데는 약 한 달 정도 걸렸다. 11월이 되어서야 그나마 조금 할만했다. 그리고 한 매니저가 풀타임 쉬프트를 줄 테니 여기서 일 해달라고 해서 샌드위치 집은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기로 하고 내 모든 일을 맥도날드에서 하게 되었다. 맥도날드에 적응하고 나니 내가 일을 제일 잘하는 애가 되었고 적응을 한 초반에는 너무 좋았다.


그러나 점점 매니저들이 나한테만 일을 더 시키고 한 매니저와 자꾸 트러블이 나서 12월 내내 힘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힘들다.


한국 갈 날이 10일 남았는데 너무도 힘들어서 얼른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그간의 날들을 뒤돌아보면 너무 소중한 경험들이 많아서 한편으로는 이 시기가 너무 그리울 것 같다.


스쿠터 없을 때 매일 노래 들으며 걸었던 출근길, 스쿠터 사고 난 뒤에는 미아랑 함께 장 보러 가던 길, 내가 너무 사랑하는 이곳의 하늘, 나에게 웃어주는 많은 손님들, 이곳에서 만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웃게 했고 나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줬다.


이제는 드라이브 스루 주문도 막힘 없이 잘 받아내고 커피도 배워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계속 만들려고 노력한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영어로도 이제 쫄지 않는 상태가 되었고 무엇보다도 이 험난한 곳에서 혼자 잘 버텨낸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이곳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너무 추억이 많았던 만큼 너무도 힘들었다. 그 어느 곳보다도 가장 잊을 수 없는 곳이다.


제가 3월에는 어디에 있을까요?

3월에는 조금 나아질까요?


고생했다 에이미!


다음 주만 버티면 이제 당분간은 맥도날드 탈출!





#워킹홀리데이

#호주

#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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