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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y H Feb 21. 2024

보딩스쿨은 추웠다

영국유학 첫 365일, 추운 나라

영국 바닷가 마을 Felixstowe에서 시작된 나의 유학생활 첫 1년.


유학준비를 할 때 학교에서 팩스로 보낸 준비물 리스트에는 생소한 물건들이 많이 있었다. 영한사전을 옆에 끼고 뭉뚝한 연필과 지우개로 하나하나 번역을 해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중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 “필수 준비물” 중에는 Dressing Gown과 Wellington Boots 가 있었다. Dressing Gown은 흔히 한국에서는 샤워가운이라 하는 것, 그리고 Wellington Boots (Wellies)는 장화였다. 일단 준비는 해서 왔는데 막상 영국에 도착해 보니 왜 그것들이 필수물이었는지 알겠더라.


Dressing gown 은 샤워를 마치고 우아하게 걸치는 것이 아닌, 난방이 취약한 영국생활에서는 집 안에서 있는 코트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낳을 듯.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 영국은 실내 온도 조절이 쉽지 않다. 한국 아파트 중앙난방하고는 다른 세상. 잠을 잘 때 추위를 이겨내려면 두툼한 Dressing gown을 입고, 두툼한 양말을 신고, 그래도 추운 날에는 Hot water bottle을 껴안고 잠을 청해야 하니.


특히 보딩스쿨에서는 이렇게 살아나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 코스의 한 절차.


Wellington Boots는 영국인이라면 한 켤레씩 가지고 있는 이곳. 한국에서는 유치원을 떠난 후에는 장화를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비가 자주 오는 이곳은, 특히 시골에서는 이것 또한 필수품. 비가 오지 않아도 워낙 습기가 많은 섬나라이기에 밖을 나가면 땅이 마를 새가 없는, 특히 겨울에는 질척이는 길이 아주 많이 때문이다.


13살 어린 나는 그렇게 하나하나 영국에 대해 배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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