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교훈, 하지만 역시나 증식 중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것 중 하나는 임시 저장글을 늘리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다짐을 하게 된 데에는 네이버 블로그의 영향이 있었다. 네이버 블로그는 주로 맛집 위주로 올리기 떄문에 사진을 많이 올린다. 핸드폰에 찍어 놓은 사진을 블로그에 임시 저장글로 많이 저장해놓고, 나중에 글을 써서 발행하는 식이었다. 서울에서 통근을 좀 길게 할 때에는 3호선을 타고 강을 건너 다녀서 지하철에서만 30분 정도 걸렸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포스팅을 호로록 했다.
그런데 당연하게도 임시 저장을 해놓고 발행하지 않는 것들이 더 많았다. 내가 포스팅을 발행하는 속도가 맛집을 가는 속도를 못 따라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너무 예전에 먹은 것이라서 별로 포스팅을 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진다. 그래서 내 임시 저장 글은 288개이다. 임시저장의 시작은 2018년 3월이었다. 꽤나 열심히 네이버 블로그를 해왔구나 싶다.
옛날 임시 저장글이 많다면, 포스팅을 안 할 것 같은 것은 그냥 지워버리면 될텐데 지우는 건 또 아까워서 그냥 냅두다 보니 288개까지 늘어난 것이다.
블로그에서의 행태를 보아하니, 브런치에서는 최대한 임시저장 글을 만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 같은 경우는 생각나는 글감은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 놓는다. 엄청 많은데 지금 글을 쓰면서 세어 보니까 144개였다. 약간 비슷해서 하나로 합칠 수 있어 보이는 것도 몇 개는 있지만... 중복 안 되는 것들만 세어도 진짜 100개는 넘는다. 숫자로 세어 본 것은 처음인데, 좀 놀랍다. 어떤 글을 써야 되는지 모를 일은 없을 거 같다. 방금도 메모장 켠 김에 두 개 정도 주제를 더 적었다.
만약에 내가 브런치에서도 생각나는 소재들로 임시 저장을 해놓았다면, '작가의 서랍'은 엉망이 되었을 것 같다. 아이디어 뱅크와 같은 역할은 핸드폰의 메모장에 맡기고, 진짜 글로 쓰고 싶은 주제를 뽑아서 쓰고 있는데 이걸 잘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물론 갑자기 필 받아서 3-4개씩 임시 저장을 해 놓을 때가 있는데, 그러면 최대한 그 임시 저장글부터 마무리해서 발행하려고 한다. 브런치의 임시 저장글은 2개까지만 해놓자고 마음 먹고 있다.
다른 작가들은 임시 저장글을 많이 쌓아 놓는지, 아니면 나처럼 최대한으로 안 쌓고 쓰고 있는지 좀 궁금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