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RONNE DIGITAL MAGAZINE
감사하게도 매년 브랜드 쿠론의 디지털 매거진 에디팅과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점점 브랜드와 합이 맞아가는지, 최근에 발행한 캡슐 컬렉션은 의견 조율을 이전처럼 크게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많이 만족하는 결과물을 만든 것 같아 매우 뿌듯해졌습니다.
다른 것보다 종종 저의 쿠론 디지털 매거진 작업물 과정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
좌충우돌이 가장 많았던 첫 작업기를 공유해봅니다. 올해 작업 완료된 것은 차차 공유할게요.
해당 시즌의 콘셉트는 '내면과 외면이 아름다운 여성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여성상을 바탕으로 뮤즈인 신민아로부터 드러나는 키워드 심플(Simple)’, ‘유니크(Unique)’, ‘백(Back1960s)’, ‘젠틀(Gentle)’, ‘스파클(Sparkle)’ 를 바탕으로 가방 라인업이 구성되었다는 정보를 먼저 전달받았습니다. 그리고 키워드마다 적합한 페르소나 3인이 담긴 컨텐츠와 스토리가 매거진에 잘 녹아들었으면 한다는 것이 클라이언트의 요청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쿠론이라는 브랜드는 정말 브랜드 아카이빙을 열심히 하는 곳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제가 초등~중학교 시절 그저 예쁜 책이 보이면 사다 모으곤 했었는데 그중 하나가 연핑크색 책이었거든요. 시대를 통찰하는 여성 뮤즈들의 quote가 담긴 책이었습니다. 요즘에야 이런 서적들이 많죠.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정말 없었거든요. 그때는 그저 예쁜 책, 좋은 책이라고만 생각하고 넘겼는데 나이가 들어서 다시 보니 쿠론의 브랜드 북이었더라고요. 그래서 작업 의뢰가 온 것도 운명이다 싶었달까요? 아무래도 쿠론의 정체성을 몸소(?) 보았던 터라, 클라이언트에게 우리 Back to the Origin 느낌으로 과거의 쿠론 브랜드 북처럼 키워드에 적합한 여성 뮤즈의 quote를 민아와 함께 보여주고, 이 것에 영감을 받은 이야기들로 풀어가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제가 그 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무척 인상 깊으셨나 봐요. 실제로 너무 오래된 책이거든요. 그만큼 브랜드가 생명력을 갖고 유지한다는 것에 무척 존경심이 들기도 했고요.
대략적인 구성을 이야기한 후에 구체적인 콘셉트를 잡아야 했습니다. 내면과 외면이 아름답다에서 '아름다움'이란 균형을 이룬 사람 즉,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잡힌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외면의 스타일은 내면에서 우러러 나온 결과로써 보고 쿠론의 가방을 나다움을 찾아가는 오브제로 해석하는 것으로 컨셉을 잡았어요. 그렇게 매거진 구조를 정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외면과 내면의 균형을 라이프스타일로 보여주는 방식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Monday to Friday)'라는 컨셉으로 자연스레 녹아들게 작업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컨텐츠 컨셉을 바탕으로 디자인컨셉은 시각적으로 편안한 그리드 구성 또는 유니크한 그리드 구성 두가지 타입으로 제안하였습니다. 클라이언트가 키워드별로 각기 다른 컬러 팔레트로 진행을 희망하였기 때문에 12*12 기본 매거진 구성에 맞는 베이직한 그리드로 작업하여 다양한 컬러감을 사용함에도 복잡해 보이지 않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니크한 그리드 타입으로도 작업하면 좋을 것 같았지만, 색상을 다양하게 넣어버리면 정말 지저분해 보이기 십상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컬러가 중요하다면 A, 컬러를 줄이고 형태에서 다양성을 추구하신다면 B타입을 제안했습니다.
A타입 + 키워드별로 다양한 컬러 + 다양한 폰트타입이 결정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컬러는 괜찮은데, 폰트 타입마저 다양해?! 에디팅과 디자인을 하는 입장에서 제일 어쩌지 하는 순간이었습니다만, 폰트를 여러 개 쓰면 안 된다는 것도 어쩌면 제대로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키워드별로 적절한 타입의 컬러와 폰트를 구성하였습니다.
LAYOUT + DUMMY TEXT
인터뷰를 무작정 많이 할 수 없기에, 대략 페이지마다 더미 텍스트를 얹어서 인터뷰 양을 가늠하는 작업을 한 후, 컨셉에 맞는 인터뷰 질문을 작성하여 요청하고 쿠론의 프로덕트와 함께 페르소나 촬영이 들어갑니다.
이 시즌 매거진은 신민아 화보 촬영은 이미 완료된 상태여서 바로 매거진 에디팅 작업이 들어가면 되었고 페르소나는 컨셉에 맞게 촬영이 진행되었습니다. 동시대에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갖춘 페르소나이자 인플루언서 3분을 섭외하고 촬영이 들어갑니다.
디자인 작업이 들어가기 전에, 텍스트가 여러 번 바뀌게 되면 자간 행간의 조정을 너무 자주 들어가야 해서 실수도 많아지고 완성도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각 페이지별 텍스트와 레이아웃 레퍼런스를 함께 담아 놓습니다.
정말 불철주야 디자인 작업을 진행합니다. 매거진 같은 경우는 어떤 공식이 없고 미묘한 차이로 세련됨과 안세련 됨이 좌우되기 때문에 감각이 정말 중요하단 생각을 매번 합니다. 작업물 일부를 영상으로 녹화했습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 유알엘을 통해 확인하세요!
https://couronne.makevu.me/211b977f43
디지털 매거진의 장점은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링크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고객 입장에서 맘에 드는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 판매자 입장에서는 구매전환율 트랙킹이 가능하다는 점 등 공급자 소비자 모두 다 긍정적인 방식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인쇄물 특유의 그 촉감이 아주 매력적이지만, 비용을 넘어 무엇보다 환경오염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항상 마음에 걸리는 부분인데요. 패션계에서 특히 디지털 매거진이나 카탈로그 발행이 당연해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최근에 작업한 패션 디지털 매거진 작업물을 또 공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작업은 항상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