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에 일어난 둘째는 코가 막혔다고 했다. 코를 만져주고 풀어주는 것을 계속 반복했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할 일이 많았고 마음도 분주했다. 아이가 나에게 원하는 것을 마음을 다해해 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나는 계속 중얼거렸다. You okay now? 이젠 괜찮지? 질문이 아니라 요청이었다. 이젠 괜찮아야 해. 여차 하면 떠날 몸짓을 하고 아이가 충분히 괜찮지 않은 것을 느끼면서도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괜찮아야 해. 엄마가 할 일이 많거든. 그렇게 돌아서서
가스불을 켜고 아침을 준비하려 하는데,
아이의 찡그린 얼굴 이 모든 요청과 기다림과 몸짓들 사이로 내 마음의 모양이 언듯 언 듯
얼굴을 내비쳤다. 2 나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곤 했다.
내가 괜찮은지 괜찮지 않은지 확실하지 않을 때에는, 내가 괜찮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다정한 마음을
지켜주고 싶었다. 어서 빨리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어서 빨리 괜찮은 사람이 되라고 하는 사람이 없을 때조차 어서 빨리 괜찮아지고 싶어 했다.
재촉하는 사람도 없는데 내가 나를 재촉하곤 했다. 이런 말들이 나를 정말로 괜찮게 하지는 않았고 나는 그렇게 내 마음을 스쳐가며 내가 내 곁에 머무르려 하지 않을 때도 많았다. 이런 반복의 시간을 지나면서 내 마음의 모양새도 점점 뿌옇게 흐려졌다. 3. 가스불을 끄고 마음으로 중얼거렸다.
"This, can, wait.
이거야말로 조금있다 해도 괜찮잖아 "
다시 아이에게 갔다. I know you are still not okay.
아직 불편한 거 알아
4.
무작정 괜찮아라, 무심코 괜찮을 거야, 하지 않고 또 이제 괜찮다고 하니까 괜찮을 것이라 전제하지 않고, 일단 전제는 괜찮지 않을 가능성을 더 살피는 것 내가 다 괜찮게 해 주지는 못해도 내가 항상 곁에 있어주지는 못해도 기다리면 다시 오겠다, 다시 와서 네가 정말 괜찮은 지 한번 살피고 싶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아직 자기 마음을 잘 모르고 표현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한 때는 그런 아이였던 어른들에게는 더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 마음을 스치지 않게.
덧) 아침에 코 막힘 해결 후, 포스트잇에 이 글을 메모를 하고 어젯밤 인스타그램에서 이 이야기를 만났다. https://www.instagram.com/p/CJs5tAvpbE6/?igshid=15yvn08i3dpc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