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ms

깨진 유리조각 치우기

by 프시케


그날은 C의 두 번째 생일잔칫날이었다. C와 나의 첫째는 같이 반이 아닌데, C의 엄마는 같은 반 친구들과 생일잔치를 한번 하고, 같은 반은 아니지만 친한 친구들을 모아 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처럼 두 번째 생일잔치를 벌였다. 8명의 엄마와 10명의 아이들이 그렇게 모였다. 날도 좋았고 아이들도 피크닉을 즐겼지만 엄마들도 함께 수다를 떨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한참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지나가 공원 한쪽에서 허리를 숙이고 뭔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엄마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들이 로켓 발사하며 노는 것을 도와주고 있던 나는 지나에게 외쳤다.

“What are you doing down there?"
거기서 뭐해

뭔가에 열중하느라 얼굴이 빨개진 채로 지나가 소리쳤다.

"Nothing. It's just some glass pieces. Looks sharp and dangerous"
어 그냥, 여기 깨진 유리 조각이 있는데 좀 위험해 보여서.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정말 그곳에는 깨진 맥주병 유리 조각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지나는 말했다. 누가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아이들이 맨발로 뛰면서 놀 때도 있어서, 그러다가 큰 일 날 수도 있고 또 신발을 신었다고 해도 이런 날카로운 조각들이 걸리면 위험해질 수도 있지 않겠냐고.

나도 모르게 지나와 같은 포즈로 유리 조각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유리 조각들은 끝도 없이 나왔다. 지나가 말하지 않았으면 그냥 무심히 지나갔을 햇살 아래에서 여기저기 반짝이는 유리 조각들이, 줍다 보니 정말 내 아이의 맨발을 아프게 할 조각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큰 조각들만 줍다가 결국에는 눈을 더 동그랗게 뜨고 땅까지 헤짚어가며 줍게 되었다.

이 행위에는 묘한 중독성도 있었다. 나는 조금 지쳐하면서도 완벽하게 다 말끔한 모습을 볼 때까지 멈출 수가 없었다. 아마 지나도 그런 것 같았다. 멀리서 맥주를 마시고 있던 친구들은 대체 이 날 좋은 C의 생일날에 쟤네 둘이 뭐 하는 거냐며 웃었다고 했다.

나는 이 활동에 심취해있다가 어느 한순간, 상황이 재밌다는 생각에, 역시 눈과 얼굴이 새빨개 지도록 모내기 자세로 유리 조각을 주워 봉지에 모으고 있는 지나에게 말했다.

You know what? We are invited to a birthday party!
우리 생일잔치 온 거 맞아?!

I know.
그러게 말이야.

I did not know I'd be invited to a birthday party and picking up some pieces of glasses. and I never knew picking up glasses would be both annoying and fun at the same time.
난 생일잔치 와서 유리 조각을 줍게 될지 몰랐어. 그리고 이게 왜 이렇게 성가시면서도 재밌는지도 모르겠어

I know. We are mums, arn't we?
말해 뭘 해. 엄마가 다 그렇지 뭘.


정말 우리를 걱정시키는 건 정말 큰 게 아니라 깨진 유리조각처럼 작고 사소한 것. 우리는 그 유리조각들을 모두 모아야 그제야 안심이 되는 것. 온전히 안도하고 시선을 돌리면 또 다른 작고 사소한 다른 과제들이 두더지처럼 떠오르는 것. 하지만 또 말끔해진 잔디밭, 땅바닥을 보며 어떤 성취의 감각과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이상한 반응 양식을 가진 우린 엄마들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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